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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어리 냉가슴’ 유통업계, 일자리 늘리지만 고민은 여전


입력 2017.07.25 06:00 수정 2017.07.24 21:34        최승근 기자

주요 유통기업들 하반기 신규 인력 채용 규모 지난해보다 확대

정부 압박에 일자리 확대 동참…수익성 확보엔 빨간불

새 정부 들어 일자리를 늘리고 있는 유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원점 모습.ⓒ이마트 새 정부 들어 일자리를 늘리고 있는 유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수원점 모습.ⓒ이마트

일자리 확대를 놓고 유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새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만큼 우선 확대에 동참하고 있지만 갈수록 강화되는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어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은 올 하반기 신규 인력 채용 규모를 지난해 보다 확대할 계획이다.

연간 1만5000여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하는 신세계그룹은 올해엔 적어도 지난해 수준 이상을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하반기 각각 1300여명, 1700여명의 신규 인력을 선발한 롯데그룹과 CJ그룹도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늘려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하반기에만 1340명의 신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하반기 대비 30%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연간 채용규모는 2660명으로 지난해 2340명과 비교하면 13.7% 늘었다.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주요 유통기업 대졸 채용에서는 대부분 스펙 대신 직무수행 능력에 초점을 맞춘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적용한다. 일자리 확대와 더불어 블라인드 채용까지 모두 새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추는 셈이다.

하지만 속으로는 걱정이 앞선다는 게 유통업계의 하소연이다. 새 정부 들어 경제검찰이라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국세청과 검찰에 이르기까지 사정당국의 칼날이 일제히 유통업계를 겨누고 있는 상황이라 정부의 기조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발생한 각종 갑질 논란과 오너리스크가 겹치면서 유통업계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된 점도 한 몫 했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사드 후폭풍에 더해 온라인 시장의 급성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침체돼 있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대형 유통업체 관계자는 “신규 출점 및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가뜩이나 매출 성장률이 둔화된 상황에서 등 떠밀리 듯 일자리를 늘리면서 적자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까지 몰렸다”며 “하지만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에 버틸 재간이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온라인 유통기업에 비해 부담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모바일을 이용한 온라인 쇼핑몰들의 성장세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같은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성장세를 뛰어넘은 지 오래지만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오프라인 채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이나 쇼핑몰 등 오프라인 채널이 대규모 고용산업이라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일자리를 늘리라고 하면서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출점을 제한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출점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최승근 기자 (csk34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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