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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두맹이골목에서 떡볶이를 먹은 사연


입력 2017.07.23 21:14 수정 2017.07.23 21:17        데스크 (desk@dailian.co.kr)

<어느 퇴직부부의 신나는 제주여행>

절물자연휴양림~사려니숲길~거문오름~두맹이 골목~동문시장~용두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015년 여름 한 달 동안 아내와 함께 전국일주 여행을 한 것을 그동안 매주 1회씩 연제한데 이어, 동년 12월 28일부터 2016년 1월 21까지 제주도에 25일동안 살면서 여행한 것을 앞으로 1주일에 하루씩 연재한다. 총 55일간의 여행기를 한꺼번에 보고 싶다면 서점에서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을 찾으시길...<필자 주>

【1.6(수), 열 번째 날】

오늘은 거문오름에 11시 30분에 탐방하기로 예약을 한 관계로 시간을 맞춰 세계문화유산센터로 가야 하기 때문에 좀 일찍 일어나기로 했음에도 다른 날보다 늦게 일어나 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8시 50분쯤 집을 출발했다.

거문오름 탐방에 앞서 절물자연휴양림에 들리기로 해서 1시간 정도 걸려 도착했다. 절물자연휴양림은 입구부터 50여 년생 아름드리 삼나무가 하늘을 찌를 듯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산책로에 데크를 깔아놓아 산책하기 좋으나, 나무가 많은 데다 키가 커서 햇빛을 못 봐 숲 속은 아직도 살얼음이 있어 미끄럽다.

사려니 숲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조남대 사려니 숲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조남대

‘절물’이라는 지명은 옛날 절 옆에 물이 있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현재 절은 없으나 약수암에서 용천수가 솟아나고 있는데 신경통과 위장병에 효과가 있다고 전해지고 있어 제주시 먹는 물 제1호로 지정되어 있단다. 1시간 정도 걸려 한 바퀴 산책한 다음 오는 길에 지나온 사려니숲길을 가보기로 했다.

사려니숲길은 5분 정도 거리다. 주차장에는 벌써 자동차들이 꽉 찰 정도로 방문객이 많아 겨우 차를 주차하고 숲길로 들어섰다. ‘사려니’라는 말은 ‘신성한 곳’이라는 뜻으로서, 해발고도 500∼600m에 있는 약 15Km의 평탄한 숲길로서 산림녹화사업의 일환으로 삼나무와 편백나무 등이 식재되어 있으며, 숲길에는 자연림으로 졸참나무, 산딸나무, 때죽나무, 단풍나무 등이 자생하고 있단다.

숲길은 흙으로 되어 있어 걷기가 편하다. 우리는 숲길을 10여 분 정도 걷다가 되돌아 나왔다. 거문오름에 11시 30분까지 도착하도록 예약을 해 놓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자면 그만 가봐야 했다.

거문오름에서 내려다보이는 주변 오름.ⓒ조남대 거문오름에서 내려다보이는 주변 오름.ⓒ조남대
거문오름 탐방로.ⓒ조남대 거문오름 탐방로.ⓒ조남대

거문오름은 사려니숲에서 15분 정도 거리에 있다. 10분 정도 전에 도착했지만 벌써 많은 사람이 와 있다. 거문오름은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30분 간격으로 가이드와 동반해서 탐방하는데 예약을 해야 한다. 우리도 이틀 전에 예약해서 오늘 탐방을 하게 된 것이다. 탐방안내소에 도착해서 먼저 예약을 확인하고 입장권을 구입하면 탐방이 가능하다.

탐방할 때는 스틱이나 음식물은 소지할 수 없고 단지 맑은 음료수만 소지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가지고 간 스틱은 탐방소에 맡겼다. 11시 30분 탐방팀은 30명 정도 되었다. 해설가와 함께 출발했다. 처음에는 계단으로 되어 있는 경사로를 올라가야 해서 좀 힘이 들었지만 고도가 456m 밖에 안되는 정상을 지나면 내리막이거나 평지라서 탐방하는 데는 크게 힘이 들지는 않는다.

이정심 해설가는 아주 여성스럽고 차분하게 잘 설명을 해서 오름을 탐방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거문오름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며, 국가지정문화재 제444호로 지정되어 무단출입과 자연석, 동・식물 채취가 금지되어 있고 사전 예약자에 한해서만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단다.

거문오름에는 여러 곳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탐방하며 주변을 조망할 수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은 한라산을 볼 수 있다는데 오늘은 구름이 좀 끼어 있어 보지 못해 좀 아쉬웠다. 전망대에 오르면 또 주변에 흩어져 있는 많은 오름도 볼 수 있다.

거문오름에서 수차례에 걸쳐 분출된 많은 양의 현무암질 용암류가 지표를 따라 해안까지 흘러가는 동안 여러 용암동굴이 형성되었단다. 김녕굴과 만장굴, 용천동굴 등도 거문오름의 폭발에 따라 형성된 동굴이란다.

거문오름에 있는 일본군 갱도진지.ⓒ조남대 거문오름에 있는 일본군 갱도진지.ⓒ조남대

거문오름 가운데 분지는 넓은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군은 거문오름뿐 아니라 제주도 전역에 수많은 군사시설을 만들었으며, 현재까지 제주도 내 370개 오름(소형화산체) 가운데 일본군 갱도진지 등 군사시설이 구축된 곳은 약 120개 곳이며, 거문오름에서 확인된 갱도는 모두 10여 곳이란다. 또 보통의 용암동굴들이 수평으로 발달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거문오름에는 35m에 이르는 항아리 모양의 독특한 수직동굴이 있다.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2시간 반에 걸친 탐방을 하고 나니 제주도와 오름에 대한 궁금증이 해소되는 등 많은 도움이 되었다. 제주도에 있는 대부분 봉우리는 오름이란다. 오름은 크기와 모양은 다를지라도 자체적인 화산활동에 의해 생겨난 분화구이며, 곶자왈은 나무가 흙 없이 돌에 붙어살아 가는 지역을 말하는 것이란다.

동문시장 부근 벽화마을인 두멩이골목에 있는 벽화.ⓒ조남대 동문시장 부근 벽화마을인 두멩이골목에 있는 벽화.ⓒ조남대

거문오름 탐방을 마치고 자동차로 와서 배낭에 가져갔지만 먹지 못한 계란과 한라봉 및 한치 등으로 출출한 배를 채우고 제주 시내에 있는 벽화마을인 두맹이골목으로 향했다. 그런데 홍보와는 달리 볼만한 벽화가 별로 없다. 다른 도시에 있는 벽화마을이 좁고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골목인 것과는 달리 일부 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은 잘 지어진 집들이다. 또 벽화를 구경하는 사람들도 없고 주변 카페라든지 쉴만한 곳도 없어 실망했다.

어제 동문시장에서 반찬거리를 산 바 있지만 오늘 다시 방문하여 ‘서울 떡볶이집’을 찾아갔다. 유명한 떡볶이집이라는데 먹어보지 못해 아쉬움이 있는 데다 두맹이골목에서 멀지 않아 찾아갔다. 떡볶이와 순대, 튀김을 시켜 먹었다. 손님들이 줄을 이어 찾아온다. 바로 건너편 ‘사랑분식’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길게 줄을 서 있다. 배가 고프던 차에 허겁지겁 먹었지만 남다르게 맛있다는 것은 모르겠다. 그냥 평이한데 SBS 런닝맨에 나온 것 때문에 유명해진 모양이다.

용두암.ⓒ조남대 용두암.ⓒ조남대

떡볶이로 허기를 채우고 용두암으로 향했다. 몇 년 전에 방문한 적이 있어 다시 가 보았지만 옛날과 별 차이가 없다. 좀 쌀쌀한 날씨에도 관광객들은 대부분 중국 사람인 것 같다. 구경하며 사진을 찍고는 오늘 일정을 마무리 했다.

아침에 가던 길로 되돌아오다 무인카페인 ‘오월의 꽃’ 옆에 있는 부동산중개소에 들어가 봤다. 사장님이 영천 사람으로 서울에 있다가 2년 전에 제주도로 왔는데 지금은 제주도 사람이 다 되었다면서 2년 전부터 부근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단다. 특히 한경면 주변에 제주 제2공항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어 많이 올랐는데 성산 쪽에 가는 것으로 확정되었음에도 내리지 않고 있단다.

오늘은 6시쯤 모든 일정을 끝내고 저녁도 동문시장에서 떡볶이로 해결해서 하루 일과를 일찍 마무리했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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