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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좌파 정부 20년 장기집권 구상을 통찰해야 한다


입력 2017.07.22 23:13 수정 2017.07.23 05:34        데스크 (desk@dailian.co.kr)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뜯어보면 보인다

알아야 방어도 하고 국민 마음도 얻는다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집단 퇴장하고 추경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 됐지만 투표 정족수 부족으로 추경안이 부결될 상황이 되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으로 다시 들어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집단 퇴장하고 추경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 됐지만 투표 정족수 부족으로 추경안이 부결될 상황이 되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으로 다시 들어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뜯어보면 보인다
알아야 방어도 하고 국민 마음도 얻는다


22일 11조 3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이어 추경까지 통과함으로써 문재인 정부는 본격적으로 국정운영에 나설 수 있게 되었다. 앞서 1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성격의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고했다. 이로써 문재인정부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모두 갖추어졌다.

국회의 본령은 국민들의 부담을 완화시키는 것

대통령 중심제 즉 대통령 책임제가 무엇인가. 국민들로부터 일정 기간 국정운영의 권한을 위임 받은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 소신껏 국정을 운영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지는 것이다. 때문에 새로이 선출된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철학을 구현할 국정운영 구상을 마음껏 펼쳐볼 수 있도록 가급적 대통령의 의지와 의사를 존중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입법부, 즉 국회는 무엇인가. 국회 또한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은 선출된 국가기관이다. 특히 대통령 중심제 하에서 국회(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과 기능은 바로 집행부(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행정부)의 독주를 막고 국민들의 재산권, 특히 조세가 과다하게 부과되는 것을 제어함으로써 국민들을 보호하는 것이 원초적인 임무다.

대통령 중심제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미국은 독립 과정에서 ‘대표 없는 과세 없다’는 원칙이 정립되었다. 미국 행정부는 우리나라와 달리 법률제안권도, 예산안제출권도 없다. 국민들에게 부담을 지우는 세입·징수에 관한 법률안은 주민대표성격의 하원이 먼저 제안한다. 행정부는 의회가 짜준 예산을 그야말로 신의성실에 따라 집행할 뿐이다.

178조 원이 필요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19일 공개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헉’하는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올해 2017년 대한민국 정부의 1년 예산은 대략 400조 원이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앞으로 5년 동안 178조 원이 더 들어간다. 2013년 5월 31일 발표되었던 박근혜 정부의 공약가계부는 5년 동안 135조원이 소요된다고 했으니 그 때보다도 43조원이 더 늘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약가계부나 국정운영계획이나, 그 실무를 총괄한 것은 기획재정부이다. 그래서 그럴까. 소요재원의 충당 내용도 비슷하다. 박근혜 정부는 135조원을 만들기 위해서 세입확충 51조원, 세출절감 84조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문재인정부는 178조원을 세입확충 82조 6000억원, 세출절감 95조 4000억원을 통해 만든다고 한다. 문득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물론 그 다음날 ‘핀셋 증세론’을 들고 나왔지만.

문재인 정부의 세출절감 방안을 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도 발견된다. 95조 4000억원 세출절감의 구체적 방안으로 구조조정 60조 2000억원, 기금 여유자금 활용 등 35조 2000억원이라고 한다. 지금 당장도 선심성 복지지출항목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판에, 무슨 수로 복지지출 누수 방지 등 구조조정을 통해 그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전형적인 이율배반, 형용모순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들이 19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동은 정상외교 성과 설명과 정국 현안 등의 논의를 위해 청와대가 5당 대표 회동으로 추진했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참했다.  왼쪽부터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들이 19일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 회동은 정상외교 성과 설명과 정국 현안 등의 논의를 위해 청와대가 5당 대표 회동으로 추진했지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불참했다. 왼쪽부터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 대통령,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청와대

홍준표 대표, 연말이면 지지율 회복 자신감

2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74%로 그 전주에 비해 6%p가 급락했다. 민주당 지지율도 46%로 3%p 하락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3대 주요 요인은 ① 최저임금 인상 ② 인사 문제 ③ 원전 정책이 그것이다. 집권 초기 정권교체의 흥분과 기대감이 이제는 실제 어떤 실적을 내고 있는지 점차로 냉정을 되찾아가고 있다는 증거다.

자유한국당은 5·9대선 이후 처음으로 11%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수상쩍은 각종 문건들이 발견되었다는 발표가 있었고, 특히 주중에 홍준표 대표의 수해지구 '황제장화' 논란이 불거졌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수치다. 그래서일까. 홍준표 대표는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다. 홍 대표는 “지지율 회복세가 뚜렷하다. 연말이면 회복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열심히 일한 당신 휴가를 떠나라, 다만 열심히(?)

7월 임시국회가 막을 내렸다. 이제 8월 16일 임시국회 개회일 때까지 시간적 여유가 생겼다. 국회의원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거나 어느 누구의 부모요 배우자이다. 때문에 무더운 여름 한철 그동안 소홀히 했던 가정을 위해서 헌신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또 열심히(?) 일했다면 모든 것 다 잊고 휴식의 시간을 갖는 것도 바람직하다. 다만 열심히 일했다면 말이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그럴 처지가 못 될 것이다. 9월 1일부터 정기국회가 기다리고 있다. 작년 예산을 결산하고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해야 한다. 그 사이 행정부가 제대로 업무를 집행했는지 국정감사도 치러야 한다. 이번 정기국회는 야당 특히 보수 야당의 적자(嫡子)를 자처하는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야당으로 거듭 태어나는 산통을 겪으면서 보수 진영을 결집해 나가야 할 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저절로 기회가 오지는 않아...지피지기 백전불태

야당과 야당 국회의원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번에 발표된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꼼꼼히 읽어보시라.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분임토의를 통해서 5개년 계획서의 허(虛)와 실(實)을 찾아보시라. 개중에는 고개를 끄덕일 부분도 적지 않다. 하지만 더 많은 부분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가는 그야말로 장밋빛 청사진도 적지 않다.

손자병법 모공편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의 명구가 있다. 그렇다 나를 알고 상대방을 알아야 위태로움이 없는 것이다. 지금 야당은 자신의 처지를 알아가는 것 외에 문재인 정부가 향후 5년 동안 어떤 그림으로 국정을 운영하고, 그 결과를 통해 정권을 재창출하고 또 향후 20년 장기집권을 구상하고 있는지 알아야한다.

당장 문재인 정부의 100대 과제 중 91개 과제, 497개 실천과제 중 321개 실천과제가 국회에서의 입법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문재인 정부의 행태로 봐서는 이른바 ‘촛불민심’을 앞세운 ‘바람몰이’와 이이제이(以夷制夷)와 우격다짐 식의 ‘밀어붙이기‘가 충분히 예견된다. 이때 한 사람 한 사람이 개별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으로서 소임을 다 하기 위해서라도 알아야 한다. 공부하고 알아야 방어도 할 수 있고, 공격도 할 수 있고, 결국 국민들의 마음도 얻을 수 있다.

글 / 황태순 정치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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