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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손 빌린 추경안, 표결 불참 민주당 27명 어디 있었나?


입력 2017.07.22 18:58 수정 2017.07.22 20:11        한장희 기자

대통령 직접 나선 추경안 45일 걸려…한때 처리 불발

공무상 해외 출장·개인적 용무 등으로 불참 경우 발생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재석 179명, 찬성 140명, 반대 31명, 기권 8명으로 통과도고 있다. 추경안은 자유한국당이 집단 퇴장한 뒤 표결이 진행 됐으나 정족수 1인 부족으로 부결될 상황에서 다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여로 통과 됐다. 스크린에 하얀색으로 이름이 표시된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한 것이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추가경정예산안이 재석 179명, 찬성 140명, 반대 31명, 기권 8명으로 통과도고 있다. 추경안은 자유한국당이 집단 퇴장한 뒤 표결이 진행 됐으나 정족수 1인 부족으로 부결될 상황에서 다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참여로 통과 됐다. 스크린에 하얀색으로 이름이 표시된 의원들은 표결에 불참한 것이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통령 직접 나섰지만 추경안 45일 걸려 처리…한 때 처리 불발도
공무상 해외 출장도 있지만 개인적 용무 등으로 불참 경우도 있어


22일 논란 끝에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뒷말도 무성하다. 정작 중요한 순간에 27명의 여당 의원들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전례에 없는 시정연설까지 했다. 그러나 야당들의 반대에 막혀 45일이나 걸렸다. 2008년 추경 이후 통과에 가장 긴 시간이 걸리면서 추경의 생명인 ‘신속성’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오후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로 '일자리 추경' 시정연설을 갖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2일 오후 국회에서 첫 시정연설로 '일자리 추경' 시정연설을 갖고 있는 모습. ⓒ국회사진취재단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의 추경안 신속한 처리를 계속 주문했지만 정작 여당 의원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새가 된 것이다.

추경안 처리가 임박했던 지난 21일, 공무원 증원에 대해 완강히 반대를 해온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이 합의점을 찾으면서 표결이 가시화됐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각 당 원내대표들은 소속 의원들에게 총 대기령을 내렸다.

대기령을 내린 우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만으로도 의결정족수를 채울 수 있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표결에 들어가자 우 원내대표의 기대는 이내 무너졌다.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집단 퇴장하고 추경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 됐지만 본회의장 스크린에 투표 정족수에 1명 부족한 재석 149명이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집단 퇴장하고 추경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 됐지만 본회의장 스크린에 투표 정족수에 1명 부족한 재석 149명이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본회의에 참석했던 한국당 의원들이 추경안 처리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하고자 집단 퇴장하면서 의결정족수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추경안은 상정된 지 한 시간여 동안 처리되지 못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3당은 출석 가능한 의원들을 모으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당 의원들은 추가로 들어왔다. 그래도 의결정족수는 채우지 못했고, 27명의 불참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추가로 참여한 의원은 없었다.

이에 정세균 국회의장이 “10분간 한국당 의원들을 기다리겠다”며 “정족수 부족시 월요일(24일)로 처리를 연기하겠다”고 했다.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집단 퇴장하고 추경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 됐지만 투표 정족수 부족으로 추경안이 부결될 상황이 되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으로 다시 들어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22일 오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이 집단 퇴장하고 추경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 됐지만 투표 정족수 부족으로 추경안이 부결될 상황이 되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으로 다시 들어와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경안 처리 불발이 눈앞으로 다가오자 우 원내대표는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 등에게 표결에 참석해줄 것을 요구했고, 이에 한국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복귀하면서 표결은 이뤄졌고 추경안은 통과됐다.

결국 추경안이 한국당의 손을 빌려 통과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여당 내부에서도 27명의 표결 불참 의원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표결에 불참 한 민주당 의원들로는 우상호 전 원내대표와 금태섭·정춘숙·안민석·송영길 의원 등이 있었다.

우 전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초반 자리를 지키다 한국당 의원들이 표결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군 복무 중인 아들 면회를 위해 국회를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금태섭·정춘숙 의원은 미국으로 공무상 출장 중이었고,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 일가 은닉 재산을 추적하려고 독일과 인근 국가를 방문 중이어서 불출석했다.

송영길 의원은 강연을 위해 광주지역에 내려가다가 정족수 미달 소식을 듣고 강연을 취소하고, 발길을 국회로 돌려 올라오던 중 추경안 가결 소식을 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알려지지 않은 의원들 중에는 상당수가 개인적 용무로 표결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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