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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오연서 "주원 '통역할 수 없다', 나도 심쿵"


입력 2017.07.24 08:58 수정 2017.07.26 09:11        부수정 기자

SBS '엽기적인 그녀'서 혜명공주 역

"밝고 씩씩한 캐릭터에 매력 느껴"

배우 오연서는 최근 종영한 SBS '엽기적인 그녀'에 대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매진아시아 배우 오연서는 최근 종영한 SBS '엽기적인 그녀'에 대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이매진아시아

SBS '엽기적인 그녀'서 혜명공주 역
"밝고 씩씩한 캐릭터에 매력 느껴"


"저 나름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고 생각해요. 너무 기대하면 실망이 크잖아요? 마음을 내려놓고 큰 욕심 안 부리고 작품에 임했답니다."

SBS '엽기적인 그녀'를 마친 오연서(30)는 종영 소감을 솔직하게 밝혔다.

'엽기적인 그녀'는 동명의 인기 영화를 브라운관에 옮긴 작품으로 드라마에선 가상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했다.

조선 최고의 매력남이자 세자의 스승인 견우(주원)와 엽기 발랄 혜명공주(오연서)의 알콩달콩 로맨스를 담은 이 드라마는 한국, 중국, 일본 동시 방송을 목표로 100% 사전 제작을 진행했다.

뚜껑을 열어 보니 원작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와 캐릭터로 '굳이 동명 영화의 제목을 써야 했는가 의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한 자릿수 시청률과 뻔한 전개, 이야기도 아쉬운 부분으로 꼽혔다. 그래도 남녀 주인공 주원과 오연서는 '열일'했다는 평가다.

21일 서울 역삼동에서 만난 오연서는 "마지막회에서 최고 시청률을 찍어서 만족한다"며 "여러 비판이 나온 건 속상하고 아쉽다. 혜명공주가 그간 봐왔던 조선시대 여성상과는 다른 모습이 '엽기적인 그녀'라는 제목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배우 오연서는 최근 종영한 SBS '엽기적인 그녀'에 대해 "퓨전 사극이라 감정 표현이 힘들었다"고 전했다.ⓒ이매진아시아 배우 오연서는 최근 종영한 SBS '엽기적인 그녀'에 대해 "퓨전 사극이라 감정 표현이 힘들었다"고 전했다.ⓒ이매진아시아

오연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엽기적인 그녀'에 매진했다. 촬영이 끝난 후 본방사수했다.

사전 제작의 단점은 시청자들의 반응을 실시간으로 체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체력적으로 괜찮았는데 정신적으론 조금 힘들었어요. 배우들끼리 찍으면서 '이게 맞는 건가?', '우리가 잘 가고 있나?' 고민했거든요. 그래서 서로 고독하다고도 했고요. 시청자들의 반응이 궁금했죠."

제목이 '엽기적인 그녀'인 터라 드라마의 관전 포인트는 그녀인 혜명공주다. 배우의 어깨가 무거웠을 법하다. 특히 여배우 캐스팅과 관련해 논란이 생기면서 오연서는 한 차례 드라마를 출연을 고사하기도 했다. "캐스팅 논란과 원작에 대한 부담 때문에 출연을 망설였어요. 그러다 주위 분들을 믿고 출연하게 됐어요. 진취적인 여성을 보여주고 싶었고, 특히 견우 캐릭터가 멋있었기 때문에 믿음이 있었죠. 지금까지 봐온 사극과는 다른 신선한 무언가도 있었고요."

사극 경험이 있는 오연서도 퓨전 사극은 처음이다. 오연서는 "후반부에 연기하기 더 힘들었다"며 "반말 대사가 가장 낯설었다"고 털어놨다. "저는 재기발랄하다고 생각했는데 보시는 분들이 어색해하시더라고요.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만화적인 기법과 독특한 설정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던 것 같아요. '가상의 조선'이라고 생각해서 마음 편하게 보시길 추천해요. 호호. 그래도 의리로 봐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특히 아버님들이 재밌게 보셨답니다. 제 SNS와서 댓글도 달아주시고...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배우 오연서는 최근 종영한 SBS '엽기적인 그녀'에서 호흡한 주원에 대해 "동갑 내기 친구라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했다.ⓒ이매진아시아 배우 오연서는 최근 종영한 SBS '엽기적인 그녀'에서 호흡한 주원에 대해 "동갑 내기 친구라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했다.ⓒ이매진아시아

오연서가 맡은 혜명공주는 빼어난 외모를 자랑하지만 월담은 기본, 온갖 기행을 일삼는 엉뚱발랄 트러블메이커. 세상의 부조리함에 거침없이 맞설 줄 아는 조선에서 흔히 볼 수 없는 능동적인 인물이다. 견우와는 사소한 오해로 만나게 되면서 점차 연을 이어가게 된다.

오연서는 혜명공주의 통통 튀는 모습을 보여주다 점차 사랑스럽고 성숙한 여인의 모습을 표현했다. 그는 "혜명공주의 아픔이 나오지 않았던 극 초반에는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어려웠다"며 "후반부로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 감정을 어디까지 써야 하나 고민했는데 편집과 음향의 힘을 얻은 덕에 극에 잘 묻어난 듯하다"고 설명했다.

망가지는 연기에 대해선 "너무 열심히 해서 거부감을 느끼려고 한다"고 웃은 뒤 "엄마가 망가지는 연기를 보고 '저렇게 연기해야 했니'라며 속상해하셨다. 망가지는 연기는 겁 없이 도전하는 편이다. 팬들도 좋아한다"고 미소 지었다.

혜명공주와 오연서의 닮은 점은 '밝음'이다. "제가 정이 많고 사람을 좋아하거든요. 사랑보다 꿈을 찾아 떠나는 혜명공주를 보고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우리가 떠올리는 멋진 여성상이잖아요. 그런 결단력을 배우고 싶답니다."

혜명공주와 견우가 처음으로 마음을 확인하는 키스신에 대해선 "4~5시간 촬영한 힘든 장면"이라며 "둘이 친구처럼 지내다가 처음으로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이라서 신경 쓰며 촬영했다. 방송 보니 꽤 아름답게 나왔더라"고 웃었다.

기억에 남는 대사는 18부 마지막 장면인 견우가 혜명공주에게 처음으로 마음을 표현했던 "통역할 수 없습니다"라는 대사다. "심쿵했죠. 엄마도 심쿵했다고 하더라고요. 이 장면 찍을 때 주원 씨가 중국어 대사를 해야 해서 엄청 스트레스받았어요."

배우 오연서는 최근 종영한 SBS '엽기적인 그녀'에서 호흡한 주원과 현대극에서 또 호흡 맞추고 싶다고 했다.ⓒ이매진아시아 배우 오연서는 최근 종영한 SBS '엽기적인 그녀'에서 호흡한 주원과 현대극에서 또 호흡 맞추고 싶다고 했다.ⓒ이매진아시아

상대방 주원에 대해선 "연기를 잘해서 현장에서 의지가 많이 됐다"며 "동갑내기라서 편하게 촬영했다. 제대 후 현대극에서 다시 한번 만났으면 한다"고 웃었다.

가장 힘들고 아쉬웠던 점을 묻자 "추위와 더위가 힘들었다"며 "작품보다는 내 연기가 아쉬웠다. 근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이미 다 지나간 일이라 마음에 두지 않으려 한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스스로 칭찬하고 싶은 점을 묻자 "씩씩한 에너지가 극에 잘 드러난 것 같다"고 했다.

'엽기적인 그녀'를 찍으며 연말을 보낸 오연서는 "연말이다 보니 연말 우울증을 겪었다"며 "다른 작품 찍었을 땐 생각할 겨를도 없었는데 이 작품을 찍을 땐 혼자 생각할 시간을 많이 보냈다"고 했다.

2002년 3인조 걸그룹 러브(LUV)로 데뷔한 그는 이듬해 드라마 KBS2 '반올림'을 통해 연기로 노선을 바꿨다.

긴 무명 시절을 거쳐 '넝쿨째 굴러온 당신'(2012)로 드디어 얼굴을 알린 그는 '오자룡이 간다'(2013), '메디컬탑팀'(2013)에 출연했고, '왔다! 장보리'(2014)로 대박을 쳤다. 이후 '빛나거나 미치거나'(2015), '돌아와요 아저씨'(2016), '국가대표2'(2016) 등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보여줬다.

SBS '엽기적인 그녀'에서 혜명공주로 분한 배우 오연서는 "그간 봐왔던 조선시대 여성상과는 달라서 신선했다"고 했다.ⓒ이매진아시아 SBS '엽기적인 그녀'에서 혜명공주로 분한 배우 오연서는 "그간 봐왔던 조선시대 여성상과는 달라서 신선했다"고 했다.ⓒ이매진아시아

쉬지 않고 '열일'하는 배우는 "연기를 계속해야 할지, 연기가 적성에 맞는지도 고민한다"며 "일반 회사원들이 '회사 때려치울까 말까' 하는 고민과 비슷하다. 겁도 많고 스트레스도 받는다"고 했다. "현장에 가서 눈치도 보고, 연기가 안 될 때도 많아요. 도망가고 싶고 포기하고 싶기도 하고요. 잊히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고. 그래도 일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해요."

오연서는 배우의 삶과 일반인 '오연서'의 삶을 분리하려고 한다고 했다. "행복에 대해 자주 생각하는 편이에요. 심심하게 보내는 편인데 SNS를 열심히 하는 이유는 팬들에 대한 예의예요. 팬들이 제 생활을 궁금해하니까요."

오연서는 주로 밝은 캐릭터를 도맡아해왔다. 그는 "새침해 보이는 외모 탓에 여전히 날 '깍쟁이'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 고민 중이다"고 했다.

최근에는 영화 '치즈인더트랩' 촬영을 끝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소재로 해 드라마로도 제작돼 인기를 끈 '치인트'는 '치어머니'(치즈인더트랩+시어머니)'가 등장할 만큼 국내 팬들의 관심이 높은 작품이다.

부담되지 않으냐고 하자 쿨한 답변을 들려줬다. "'엽기녀'로 한바탕 맞아서요. 하하. 영화는 드라마보다 일상적이고 차분한 부분을 담았어요. 잔잔하게 흘러갑니다. 기대해주세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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