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이번에는 비디오 판독, 또 기본 망각한 KBO


입력 2017.07.21 09:00 수정 2017.07.21 10:01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롯데 손아섭 타구 홈런에서 2루타로 정정

기본적인 교육있었다면 대형 악재 막았을 것

심판마저 홈런이라고 판정한 타구를 심판원이 뒤집어 버렸다. 중계화면 캡처 심판마저 홈런이라고 판정한 타구를 심판원이 뒤집어 버렸다. 중계화면 캡처

사상 첫 900만 관중에 도전하는 KBO리그에 잇따른 악재들이 터지고 있다. 이번에는 기본 중의 기본, 비디오 판독이다.

20일 롯데와 삼성의 경기가 열린 울산 문수구장. 3회말 롯데 손아섭은 삼성 선발 윤성환의 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펜스에 맞고 들어온 공에 손아섭이 머뭇거리는 사이, 심판진은 손가락을 휘둘러 홈런임을 선언했다. 그러자 삼성 김한수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판독관은 펜스를 넘지 않았다고 판단해 2루로 정정했다.

명백한 오독이었다. 먼저 울산 문수구장의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문수구장 홈런 펜스 위쪽에는 노란색이 그어져있고, 뒤쪽으로는 안전 펜스가 설치되어 있다. 판독 결과 손아섭의 타구는 홈런을 인정하는 노란선에 정확히 맞았다.

결국 비디오 판독관은 노란선이 아닌 뒤쪽 펜스를 넘지 않았기 때문에 판정을 번복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너무도 어이없는 기본기 망각이 아닐 수 없다.

KBO는 올 시즌 수많은 악재에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과거에 벌어졌던 심판금품 의혹에 대해 KBO가 은폐했다는 정황이 포착됐고, 검찰은 승부조작 사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 오히려 LG 윤지웅의 음주운전 사건이 미약해 보일 정도다.

지난해에도 마찬가지였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몇몇 선수들이 유니폼을 벗었고 음주운전 적발 역시 빠지지 않았다.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선수들의 불법해외원정도박 사건이 떠오른다.

모두 리그의 근간을 뒤흔들만한 심각한 사안들이다. 그리고 기본적인 교육과 엄중한 처벌이 있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KBO는 책임을 구단에 떠넘기거나 축소, 은폐만 하려고 했다.

지난해 KBO리그는 역대 최다인 830만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2012년 710만을 기록한 뒤 이듬해 640만으로 소폭 하락했다가 다시 650만→730만, 그리고 830만으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해에는 900만 관중을 향해 순항 중이다.

승부조작이 터지든, 심판이 금품을 받든, 선수들이 술을 먹고 운전을 하든, 판정을 잘 못하든 야구장에 꽉 들어찬 관중들을 믿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일까.

한국 야구는 지난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본선조차 오르지 못하며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타고투저 현상에 가려 리그 수준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잇단 병폐들을 솎아내지 않고 그대로 방치해둔다면 성난 관중들이 돌아서는 것도 일순간이다. KBO리그는 2000년대 중반 한국시리즈를 치를 때 외야에 큼지막한 현수막으로 빈 관중석을 가렸다. 이 장면을 다시 보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KBO가 수술칼을 들어야 한다. 골든타임이 덧없이 지나가고 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