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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부활?'…식품업계, 너도나도 재출시 붐


입력 2017.07.21 08:59 수정 2017.07.21 09:06        김유연 기자

오랜 불황 탓…새로운 시도보단 안정적인 수익 추구

기존 인기 상품 포장지와 디자인 콘셉트만 바꿔 재출

해태제과 '토마토마'(왼쪽)/롯제제과 '거꾸로 수박바'.ⓒ각 사 해태제과 '토마토마'(왼쪽)/롯제제과 '거꾸로 수박바'.ⓒ각 사

오랜 불황 탓…새로운 시도보단 안정적인 수익 추구
기존 인기 상품 포장지와 디자인 콘셉트만 바꿔 재출시


오랜 불황 탓인지 식품업계를 강타한 히트 상품이 최근들어 눈에 띄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업계는 단종됐던 인기 제품들을 다시 출시하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재출시는 소비자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자발적인 입소문과 충성도를 올리는데 한몫하지만 신제품 시장이 위축되는 부작용도 낳는다.

2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대 식품회사들의 평균 R&D비용은 매출액 대비 0.76%에 불과했다. 식품업계가 단종됐던 제품을 소비자들의 요청으로 재출시 하거나 기존 상품의 포장지 디자인과 콘셉트를 바꿔 내놓는 경우가 늘면서 신제품 개발에 소홀하기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오리온은 '마켓오 리얼초콜릿'이 올해 1월 재출시된 이후 선물용 초콜릿으로 인기를 끌며 재전성기를 맞이했다. 이 제품은 리뉴얼 출시 후 단기간에 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오리온은 지난 2003년 테스트 차원으로 출시했던 '포카칩 알싸한 김맛'을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포카칩 구운김맛'으로 재출시, 6주 만에 누적판매량 200만개를 돌파했다.

해태제과도 '토마토마'를 통해 재출시 열풍에 합류했다. 토마토마는 출시 당시 4개월 간 17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상품이었다. 그러나 출시 1년 만에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며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 것.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에서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이어졌고, 지난 3월 해태제과가 '토마토마'를 12년 만에 재출시했다.

인기 제품인 장수제품을 변형해 히트제품으로 자리매김하는 경우도 있다.

롯데제과는 최근 아이스크림 '수박박'의 색깔을 거꾸로 바꾼 '거꾸로 수박박'를 출시해, 열흘 만에 누적 판매량도 총 100만개를 돌파했다. 출시 이후 1초에 1개 이상 팔린 셈이다.

이외에도 롯데제과가 지난 5일 선보인 '아!그칩'도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그칩'은 10년 전 인기 제품이었던 '아우터'를 리빌딩한 제품으로, 감자를 주원료로 만든 삼각 입체형 스낵이다.

이처럼 식품업계 재출시 열풍은 소비자와의 소통을 중시하고 소비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는 긍정적인 반응으로 볼 수 있다. 경기 불황과 짧아지는 제품 유행 주기로 신제품 개발과 출시에 부담을 느낀 업체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업체가 신재품 개발에 수동적일 수록 오히려 관련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이 히트하면 '미투' 제품이 범람하면서 소비자들은 빠른 속도로 신제품에 대해 식상해하고 있다"면서 "결국 원조 제품들이 살아남고 있고 업체들도 자연스럽게 고정 소비자층을 겨냥한 제품들로 눈을 돌려 안정적인 수익 측면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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