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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유승호 "'군주' 통해 떨어진 자신감 회복"


입력 2017.07.21 07:00 수정 2017.07.23 10:53        부수정 기자

MBC '군주-가면의 주인'서 세자 이선 역

"작품 성적 좋아 다행…드라마 비판 수용"

최근 종영한 MBC '군주'를 이끈 유승호는 "악역에 끌린다"고 했다.ⓒ산엔터테인먼트 최근 종영한 MBC '군주'를 이끈 유승호는 "악역에 끌린다"고 했다.ⓒ산엔터테인먼트

MBC '군주-가면의 주인'서 세자 이선 역
"작품 성적 좋아 다행…드라마 비판 수용"


유승호(23)는 유승호였다. 최근 종영한 MBC '군주-가면의 주인'(이하 '군주)을 통해 다시 한번 존재감을 뽐냈다.

'군주'는 '유승호 멱살 잡고 간 드라마'라는 비판을 들으며 종영했다. 시청률은 줄곧 1위를 내달리며 10% 중반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시청자와 팬들은 산으로 간 '군주'를 비판하며 제작진이 배우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까지 했다.

온갖 비판에도 '군주'가 흥행한 건 유승호 덕이다. 2000년 드라마 가시고기로 데뷔한 유승호는 아역 시절을 거쳐 어느덧 데뷔 16년 차를 넘었다.

'돈 텔파파'(2004), '부모님 전상서(2004), '4교시 추리영역'(2009), '공부의 신'(2010), '블라인드'(2011), '보고싶다'(2012), '상상고양이'(2015), '리멤버-아들의 전쟁'(2015~2016), '조선마술사'(2015), '봉이 김선달'(2016)에 출연했다.

유승호는 특히 사극에 강하다. '불멸의 이순신'(2004)에서 어린 이순신 역을, '왕과 나'(2007)에서 어린 성종 역을, '태왕사신기'(2007)에서 어린 담덕 역을 맡아 풋풋한 매력을 뽐냈다. '선덕여왕'(2009)에선 김춘추 역을, '무사 백동수'(2011)에선 여운 역을, '아랑 사또전'(2012)에선 옥황사제 역을 맡아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했다.

최근 종영한 MBC '군주'를 이끈 유승호는 "대중의 기대치를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산엔터테인먼트 최근 종영한 MBC '군주'를 이끈 유승호는 "대중의 기대치를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놨다.ⓒ산엔터테인먼트

영화 '조선마술사'(2015)와 '봉이 김선달'(2016)에선 주연을 맡아 극을 이끌었다. '군주'에서 세자 이선 역을 맡았다.

인터뷰를 잘 안 하기로 유명한 유승호를 19일 서울 청담동에서 만났다. 유승호는 "김소현 씨랑, 엘 씨가 인터뷰한다고 해서 나도 하게 됐다"고 너스레를 떤 뒤 "작품 얘기도 하고, 팬들과도 소통하고 싶어서 인터뷰에 나섰다"고 말했다.

1년 전 '봉이 김선달' 인터뷰 당시 유승호는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스스로 위축됐고 연기적인 면에서 무너졌다"면서 "그러다 '리멤버'가 잘 됐고, 이어 '군주'도 인기를 얻었다. 작품하기 전에는 겁이 났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미소 지었다.

"세자를 만든 건 제가 아니라 주변 배우들이었습니다. 선배님들 덕에 세자를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할 수 있었어요. 궁 안에서의 세자, 밖에서의 세자 등이 다채롭게 나왔죠. 작품이 흥행이 안 되면 그 작품에 얽힌 사람들에게 죄송해요. 저 때문에 잘 안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군주'는 잘 돼서 이번 작품을 통해 위로를 받았어요."

대목 역을 맡은 허준호는 유승호에게 '너 편한대로 해'라는 조언을 해줬단다. "'내가 너에게 맞출게'라고 하셨어요. 대목과 세자가 함께 빛나야 해서 서로 잘 호흡하며 촬영했어요."

'군주'는 '유승호가 다 했다', '배우들이 불쌍한 드라마'라는 비판을 들어야만 했다. 유승호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군주'는 세자가 왕이 되기 위한 과정을 그린 드라마예요. 왕이 되려면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어야 하잖아요. 극 중 세자가 어떤 사건이나 일을 통쾌하게 해결하는 과정이 없어서 그런 비판을 들었던 것 같아요. 시청자들의 쓴소리는 이해합니다."

배우 유승호는 최근 종영한 MBC '군주'에 대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쁘다"고 웃었다.ⓒ산엔터테인먼트 배우 유승호는 최근 종영한 MBC '군주'에 대해 "많은 사랑을 받아서 기쁘다"고 웃었다.ⓒ산엔터테인먼트

사극에 특화된 배우에게 여전히 사극이 어렵냐고 물었다. 그는 "사극은 시청자들이 원하는 특유의 연기가 있다"며 "흐름을 잘 타면 사극만큼 매력적이고, 재밌는 장르가 없다. 다만 외적으로 힘들다. 특히 여름에는 한복을 입고 해야 해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극 중 이선은 다양한 인물들과 엮였다. 섬세한 감정 연기가 필수였다. "이선은 대목, 화군이, 가은이 등 인물들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느껴요. 쉬운 장면이 하나도 없어서 힘들었어요."

영화 홍보 인터뷰 때 유승호는 절절한 연애 경험이 없어서 로맨스 연기가 두렵다고 했다. 이번 작품에선 한가은 역의 김소현과 로맨스 호흡을 펼쳤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하하. 소현이한테 '그냥 하고 싶은 대로 하자'고 했어요. 가은이를 사랑하는 연인 이전에 백성으로 생각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소현이나 제 나이에 '죽음조차 초월한 사랑'은 너무 힘들잖아요."

그러면서 "멜로 연기는 만족도가 낮다"며 "흉내 낼 수는 있는데 제가 경험이 풍부하지 않아서 자신 없다"고 했다.

어렸을 때부터 일한 유승호는 현장에 있을 때가 가장 편하다고 했다. 연기 외에 취미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데 마음 먹은 대로 잘 안 된단다. '현장이 내가 있을 자리'란다.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모른다는 이 청년은 쉴 때도 하는 일이 없다고 했다. 고민은 스스로 해결하거나, '시간이 약'이라고 믿는다.

배우 유승호는 최근 종영한 MBC '군주'에 대해 "섬세한 감정 연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산엔터테인먼트 배우 유승호는 최근 종영한 MBC '군주'에 대해 "섬세한 감정 연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했다.ⓒ산엔터테인먼트

유승호는 즐기면서 연기하고 싶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대중과 팬이 유승호에게 거는 기대치가 점점 더 올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역 때는 못 느꼈던 부담감이 밀려온단다. "작품이 잘 돼서 좋긴 하지만 대중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하고 싶은 작품만 할 순 없어요. 단순히 제가 좋다고 작품을 하게 되면 그 작품에 투자한 사람들이 피해를 보게 되잖아요. 저 자신, 그리고 작품에 관여한 분들, 대중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작품을 찾으려고 합니다."

유승호와 인터뷰를 하다 보면 참 배려심 많고, 착한 청년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승호의 부모님은 그에게 '남에게 피해를 주면서 살지 말라'고 했단다. "예전 작품 촬영할 때 지각한 적이 있어요. '100명 넘는 사람이 널 기다리고 있어'라는 얘기가 들리더라고요. 정말 죄송했죠. 이후엔 남을 먼저 생각하게 됐어요. 나 하나 힘들고, 아픈 건 참을 수 있어요. 참을 수 있는 선에서 남을 먼저 생각하려고 합니다."

바른 생활 청년 유승호는 "이젠 일탈하고 싶다"고 웃었다. "저도 살아야 하잖아요. 한 번쯤 이기적으로 살아보고도 싶어요. 지쳤거든요. '나대로 살 거야' 이렇게 다짐하면서도, 또 어떨 땐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삶을 살아요. 왔다 갔다 합니다(웃음)."

예능 출연은 꺼린다고. 형식적으로 하는 말을 싫어해서 말실수할 것 같단다.

그간 착한 캐릭터를 주로 맡아온 그는 악역에 끌린다고 했다. 유승호표 악역은 어떤 모습일까. 벌써 궁금해진다.
최근 종영한 MBC '군주'를 이끈 유승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말했다.ⓒ산엔터테인먼트 최근 종영한 MBC '군주'를 이끈 유승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말했다.ⓒ산엔터테인먼트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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