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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바른정당, 보수 본산 TK 민심 얻기 경쟁 본격화


입력 2017.07.19 00:01 수정 2017.07.19 06:01        문현구 기자

한국당, ‘TK발전협의회’ 발족…홍 대표, 달서병 당협위원장 맡기로

바른당, 1차 방문시 냉대에도 불구 19일 2차 현장방문

18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 경북 발전협의회 창립대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김관용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최경환 의원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8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대구, 경북 발전협의회 창립대회에서 홍준표 대표와 김관용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최경환 의원 등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보수 2당이 전통적인 텃밭인 '대구·경북(TK)'을 놓고 '민심 잡기' 경쟁에 본격 나선 모양새다.

자유한국당은 18일 대구·경북발전협의회를 구성해 지역민들의 목소리를 의정에 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고, 바른정당 지도부는 지난 12일에 이어 19일에 다시 '대구·경북(TK)'을 찾는다.

홍준표 "TK지역, 궤멸된 보수우파 재건 기틀 마련…감사하게 생각"…‘대구·경북 발전협의회’ 창립

우선, 한국당은 18일 국회에서 '대구·경북 발전협의회' 창립대회를 열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모두 발언을 통해 "한국 우파가 궤멸했던 상황에서 TK 지역에서 새롭게 당을 재건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줘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TK는 이 땅의 산업화를 이뤄 5천 년의 가난을 벗어나게 해준 중심세력"이라며 "TK가 지난 허물을 벗고 오늘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창립대회에는 홍 대표를 비롯해, 대구·경북 국회의원과 당협 위원장, 시도지사와 시도 의회 의장 등 32명이 여했다. 앞으로의 활동과 관련해 김정재 한국당 대변인은 "월 1회 정례회 모임을 가질 예정이며, 지역 현안은 물론 예산 확보를 위해 일치단결해 대구·경북의 한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이 이같은 협의체를 구성한 이유는 전통적 지지 기반인 TK 민심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어느 정도 작용한 때문이다.

지난 19대 대선 때 TK 지역에서 이례적으로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해당 지역 정당 지지도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바른정당에도 밀리는 양상까지 나오면서 '적신호'가 켜진 탓도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듯 홍 대표는 TK 민심 결집과 함께 다음 행보의 하나로서 3년 앞으로 다가온 2020년 총선 출마를 염두하고 당내 공석인 대구 달서병 지역구의 당협위원장을 직접 맡는 방안도 공식화했다.

지난 12일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와 바른정당 주요관계자들이 경북 경주 지역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한장희 기자 지난 12일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와 바른정당 주요관계자들이 경북 경주 지역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한장희 기자

'보수적통'을 놓고 한국당과 경쟁을 펼치는 바른정당도 전국 민심 투어를 대구·경북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지난 대선을 통해 그려진 '배신자 프레임'을 떨쳐 내고 전통적 보수민심 지역에서 회생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혜훈 대표 등 바른정당 지도부는 19일 대구를 찾아 지역 언론을 비롯해 직능단체장들과 간담회를 가진 후에 대구 동성로에서 당 홍보 전단지를 배포하는 등 시민과의 대화도 가질 계획이다. 이어 20일에는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도 찾는 일정도 편성했다.

바른정당, '대구·경북(TK)' 구애경쟁 본격화…전국 민심투어 출발지로 택해

이는 '당 정체성'을 확실하게 위한 포석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바른정당 지도부는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우표 발행 취소 문제와 관련해 우정사업본부를 비판한 바 있기도 하다.

당시 주호영 원내대표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공과는 국민들의 의견이 상반되고, 여러 의견이 있지만 대체적인 의견은 산업화에 충분히 공헌했다는 것"이라며 "공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탄신 기념우표 발행은 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바른정당으로서는 여전히 한국당을 넘어설 만한 강력한 위상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과 인지도 등에서도 열세라는 평가 속에 'TK 붙들기' 전략이 성공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것이 정치권 반응이다.

실제로 지난 12일 이혜훈 대표의 영남권 행보 때 경북 경주를 찾았지만 반응은 냉담했다. 당시 이 대표는 경주를 찾아 탈핵 에너지 정책 토론회와 경주 지역 농민단체 간담회 등을 가졌는데 상당한 마찰이 일어났다.

탈핵 에너지 정책 토론회가 진행된 행사장에서는 보수단체 회원들로 보이는 10여명이 이 대표와 하태경 최고위원 등 바른정당 주요 관계자들을 상대로 욕설을 퍼부었다. 특히 이 대표가 행사장을 빠져 나가는 동안 보수단체 회원들은 이 대표를 향해 밀가루를 뿌리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당직자들에게 막혀 저지당하기도 하는 일이 발생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진짜 보수' 승부를 가리려는 양당간 대결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과거 보수정당의 텃밭이었던 '대구·경북(TK)' 민심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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