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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당리당략에 갈지자 행보…박쥐 정당인가


입력 2017.07.16 07:00 수정 2017.07.16 21:59        데스크 (desk@dailian.co.kr)

[칼럼]'대리사과' 입장선회…'제보조작' 뒷거래 의혹

원칙 없는 변신 계속…리더십 부재, 호남민심 볼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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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사과에 입장선회…'제보조작' 수세에서 벗어나기 위한 뒷거래 의혹

13일 오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병헌 정무수석을 대동하고 국회로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임 실장은 추미애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에 대해 대리사과를 했다.

임 실장 일행이 청와대로 돌아간 후 박주선 위원장과 국민의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의총을 열어 청와대의 대리사과를 수용하여, 대여 강경투쟁을 접고 추경심의 등 정부여당의 국회일정에 협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같은 시각 청와대에서 윤영찬 홍보수석은 임 실장의 국민의당 방문시 추미애 대표에 대한 언급이나 대리사과는 없었다고 기자들에게 브리핑을 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박주선 위원장은 다시 격노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다시 임 실장이 박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사과한 것이 맞다고 확인시키며 박 위원장의 분노를 무마시켰다.

국민의당은 대통령 비서실장의 말 한 마디를 놓고 몇시간 사이에 온탕 냉탕을 번갈아 드나들었다. 정작 사과의 주체가 되어야 할 추미애 대표는 대리사과 사실조차 몰랐다고 한다. 결국 국민의당은 아무 것도 건진 것 없이 '문준용 제보조작'으로 인한 수세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 청와대와 뒷거래했다는 의혹만 샀다. 이게 국민의당의 현주소다.

계속되는 갈지자 행태…이낙연 총리, 김상곤 부총리 반대에서 찬성으로

사실 국민의 당이 대선 후 보여준 갈짓자 행태는 이번 해프닝에 그치지 않는다. 그 첫 조짐은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 과정에 나타났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명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특히 그 하자 대부분이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인사 배제 5원칙'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당시 국민의당은 "개업식이라서 웬만하면 물건을 사주고 싶은데, 워낙 하자가 많아 못사겠다"는 대변인 성명까지 냈다. 당연히 이낙연 국무총리 인준은 물건너 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국민의당은 뚜렷한 설명 없이 입장을 바꿔 국회 본회의에 참석하여 국무총리 인준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자극적인 발언으로 촉발된 긴장 국면도 마찬가지다. 국민의당은 모든 의사일정을 보이콧 하고 야3당이 공동으로 문준용의 취업 특혜에 대한 특검을 합의했었다.
그것이 정도(正道)고 야당이 해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이 역시 임종석 실장의 불분명한 대리사과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원칙 없는 변신, 표변(豹變) 아니라 돌변(突變)

물론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고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변화에는 원칙과 명분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원내 40석을 가진 정당이라면 더욱 그렇다.

주역(周易)에 군자표변(君子豹變)이란 말이 나온다. 표범이 털갈이를 통해 아름답게 변하듯, 군자는 자기 허물을 고쳐 선(善)을 향해간다는 뜻이다. 옳은 방향으로의 변화는 정치인이나 정당에 더 없이 필요한 덕목이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보여준 변화는 표변(豹變)이 아니라 돌변(突變)이다. 표범처럼 선(善)을 향해가는 변화가 아니라, 눈앞의 이익을 위해 약삭빠르게 색깔만 바꾸는 카멜레온 같은 변신이다.

대선 후 안철수 전 대표가 일선에서 물러나고 박주선 비대위원장 체제로 당을 추스린 국민의당은 기회 있을 때 마다 20대 총선 민심인 여소야대의 정신을 받들어 시시비비를 분명히 따지는 야당으로 거듭나겠노라 천명했었다.

눈앞 이익에 갈지자 행보…리더십 부재의 결과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해 국민의 당이 보여준 갈짓자 행보는 이런 다짐을 무색케 한다. 원칙도 없고 국민도 없다. 오로지 눈앞의 이익과 당리당약만 있을 뿐이다.

국민의당이 직면한 첫번째 문제는 리더십의 부재다. 안철수 전 대표가 물러난 후 그를 대신할 리더쉽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싸워야 할 때 싸우질 못한다. 문준용 사건이 그 예다. 문준용 사건의 본질은 특혜취업이고, 제보조작은 곁가지다. 안철수 전 대표의 사과 기자회견 후 대여 공세에 나섰다가 하루만에 꼬리를 내린 것도 결국 리더십 부재의 결과다.

국민의당의 또 다른 문제점은 호남지역당이란 태생적 한계다. 국민의당이 차지한 25개의 지역구중 23개가 호남이다. 그럼에도 지난 대선에서 호남지역은 80%이상의 몰표로 문재인 후보의 손을 들어주었다.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호남지역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도 국민의당으로서는 압박 요인이다.

국민의당, 호남민심의 볼모로 박쥐 같은 행태

그러다 보니 국민의당은 지역민심의 볼모가 되어 지켜야 할 원칙들을 너무 쉽게 포기하고 있다. 호남출신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상곤 교육부총리의 인준을 반대하다가 뚜렷한 명분없이 찬성으로 돌아선 것이 그 예다.

하지만 이런 원칙없는 국민의당의 박쥐 같은 행태는 국민들은 물론 호남지역민들로부터도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전국 지지도에서 바른정당에 추월당했고, 호남지역에서도 지지도가 8%에 불과하다.

이렇다 보니 벌써 여의도 정가에는 국민의당 해체와 더불어민주당으로 흡수 시나리오가 설득력 있게 돌고 있다. 당의 존립 자체가 안팎으로 공격받고 있는 작금의 형국은 결국 국민의당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국민의당은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긴 호흡으로 20대 총선의 민심을 겸허하게 받들어 원칙과 소신에 따라 시시비비를 제대로 가릴줄 아는 야당으로 거듭날 때 국민의당의 미래도 있을 것이다.

글 / 윤종근 정치평론가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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