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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라멜라, 손흥민과 진짜 경쟁


입력 2017.07.15 00:03 수정 2017.07.15 00:10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라멜라 긴 재활 시간 딛고 올 시즌 복귀

손흥민, 결정력 떨어지면 선발 어려울 듯

토트넘 라멜라 ⓒ 게티이미지 토트넘 라멜라 ⓒ 게티이미지

2016-17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를 누빈 손흥민(25·토트넘)은 한국 축구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총 21골(리그 14골, FA컵 6골, 챔피언스리그 1골)로 역대 한국 선수 유럽 무대 단일 시즌 최다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고, 박지성(27골)이 보유한 EPL 통산 최다골(29) 기록도 새롭게 썼다.

손흥민은 기세가 오른 시기, 멀티골과 해트트릭까지 기록하며 몰아치는 능력을 마음껏 뽐냈다. 하지만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는 팀 전술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고, 꾸준한 경기력에 대한 의구심도 떨쳐내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쟁자인 무사 시소코와 조르주 케빈 은쿠두 등의 부진으로 넘어졌다 일어서기를 반복할 수 있었지만, 돌아오는 2017-18시즌은 조금 다를 전망이다. 손흥민의 EPL 이적 첫 시즌 아쉬운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에릭 라멜라가 장기간의 부상에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라멜라는 지난해 10월 리버풀과 리그컵 16강 출전 이후 골반 부위에 통증을 느껴 수술과 재활을 반복해왔다. 잉글랜드와 이탈리아에서 몸 상태를 점검하며 빠른 복귀를 노리기도 했지만, 어떤 주치의도 라멜라의 회복이 더딘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결국 라멜라는 컵대회 포함 14경기 2골 6도움의 성적으로 2016-17시즌을 허무하게 마무리했다.

라멜라는 직전 시즌, 11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손흥민과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던 터라 아쉬움이 컸다. 손흥민이 자신이 빠진 틈을 노려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주면서, 돌아오는 새 시즌 경쟁에 대한 부담도 커진 상태다. 그러나 라멜라는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라멜라는 결정력이 뛰어난 동료들을 활용할 패싱력을 갖췄다. EPL 득점왕 해리 케인(리그 29골, FA컵 4골, 챔피언스리그 2골)과 델레 알리(리그 18골, FA컵 3골, 챔피언스리그 1골), 시즌 21골을 폭발시킨 손흥민까지, 실제로 토트넘에는 결정력이 장점인 선수들이 많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이들을 활용할 플레이 메이커의 부재였다.

손흥민 ⓒ 게티이미지 손흥민 ⓒ 게티이미지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17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지휘자’의 역할에 충실했지만, 그 하나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했다. 에릭센이 부진할 경우, 토트넘 공격은 투박하고 답답했다. 조별리그를 뚫어내지 못한 UEFA 챔피언스리그, 겐트(벨기에)에 무너진 유로파리그, 리그 우승 경쟁이 한창이던 시기 선덜랜드 원정 무승부 등이 대표적이다.

토트넘에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는 많았지만, 과정을 만들어갈 선수는 에릭센뿐이었다. 그래서 라멜라의 복귀가 반갑다. 라멜라는 측면에 위치할 때가 많지만, 중앙 공격형 미드필드로도 활약할 수 있고, 세밀한 패스 플레이에 능하다. 아기자기한 드리블 능력도 갖췄고, 날카로운 킥력도 자랑한다.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지난 시즌 도움도 6개나 기록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선호하는 스리백에서도 라멜라의 활약은 두드러질 전망이다. 토트넘의 스리백에서는 스피드보다 세밀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손흥민보다 라멜라의 중용 가능성도 크다. 손흥민이 케인이나 알리보다 결정력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면, 득점력이 뛰어난 둘(케인+알리)과 창의적인 둘(에릭센+라멜라)이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과 라멜라가 함께 그라운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손흥민이 지난 시즌 케인을 대신해 최전방에 위치한 경험이 많았고, 에릭센의 체력 안배를 위해 라멜라가 나설 수도 있다. 전형적인 측면 자원이라 볼 수 없는 알리를 대신해 손흥민과 라멜라가 좌우 측면에 배치될 수도 있다.

그러나 라멜라와 손흥민 두 선수 중 하나는 벤치를 지킬 가능성이 가장 크다.

토트넘에서 케인과 알리, 에릭센의 입지는 확고하다. 부상 같은 변수가 없다면 이들이 선발로 나서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포백과 스리백, 어떤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서든지 말이다. 손흥민이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던 시기의 몸 상태를 꾸준하게 유지하거나 라멜라가 2015-16시즌 이상의 활약을 보여줘야만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지난 시즌을 허무하게 날려버린 라멜라의 복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카타르 원정에서 당한 부상 때문에 재활에 몰두해야 하는 손흥민. 두 번의 경쟁에서 사이좋게 한 번씩 미소 지었던 두 남자의 세 번째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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