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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재기냐 은퇴냐…'제보조작' 터널의 출구는?


입력 2017.07.14 00:01 수정 2017.07.14 05:51        문현구 기자

"뿌리까지 다시 돌아보겠다"…'정계은퇴' 선언 안 나와

당 '간판' 위상 여전…일정 기간 자숙 후 '재기' 노릴 듯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선후보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지난 12일 '문준용 취업특혜 의혹제보 조작파문'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가지면서 정치인 '안철수'의 앞날이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진 것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재기'에 나설지 아니면 '정계은퇴'를 선택할지에 대한 것인데 현재 분위기는 재기 발판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둘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오랜만에 입 연 안철수 "뿌리까지 다시 돌아보겠다"…'정계은퇴' 선언은 나오지 않아

안 전 대표는 이른바 '반성 회견'에서 조작 파문과 관련해선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거론하면서 사과의 뜻은 밝혔지만 거취에 대해선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거취 언급은 "앞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깊은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 정치인으로 살아온 지난 5년 동안의 시간을 뿌리까지 다시 돌아보겠다"면서 "원점에서 저의 정치 인생을 돌아보며 자숙과 성찰의 시간을 갖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전직 대통령 파면 이후 흐트러진 국정을 바로잡는다는 측면 아래 역대 어느 선거 때보다 공정성과 도덕성이 강조된 것이 지난 5월 치러진 '19대 대선'이었다. 대선 과정에서 유력 경쟁후보의 의혹을 파헤친다며 '의혹 제보'를 공략 대상 주제로 삼아 맹렬하게 공격한 정당이 국민의당이었고, 해당 정당의 대선후보가 바로 안철수 전 대표였다.

그런 만큼 '제보 조작' 사건의 심각성과 엄중함을 고려할 때 보다 냉철한 판단과 분석을 통해 입장표명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잖다. 또한 유력 정치인으로서 향후 행보를 명확하게 보여주길 바랐던 기대감과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 안 전 대표 '반성 회견'에 대한 총평이다.

그럼에도 안 전 대표의 사과 발언이 원론적인 수준의 '정치 수사'에 그쳤다는 것은 재기를 염두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정치권 반응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 직후 "안 전 대표가 정치를 당장 그만둘 것으로 보느냐. 좀 쉬다가 나오겠지"라고 예상했다.

재기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은 기자회견 발언에서도 뒷받침된다. 안 전 대표는 '정계은퇴까지도 고려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제가 당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말 깊이 고민하겠다"는 말로 답을 대신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8일 오후 대전 중구 중앙대로 문화의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제19대 대통령 선거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지난 5월 8일 오후 대전 중구 중앙대로 문화의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답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앞서 안 전 대표는 정치 입문 이후 위기 상황 때마다 중심에서 비껴서는 선택을 해왔다. 국민의당 창당 후 처음으로 치른 '총선'에서 소기의 성과를 냈다. 하지만 총선 직후 발생한 '리베이트 조작' 사건이 일어나자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오히려 당 대표 사퇴 후 '19대 대선' 준비에 몰입할 수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여기에 국민의당 주요 지분이 '안철수'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형성된 만큼 당의 존립 여부와 안 전 대표의 행보를 떼놓고 볼 수 없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여전히 국민의당 '간판' 역할은 존재…일정 기간 자숙 이후 '재기 발판' 노릴 듯

안 전 대표가 '정계은퇴'를 선택할 경우 국민의당 존립 기반 자체도 무너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여전히 '당의 간판'이라는 인식도 작용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안 전 대표 본인도 기자회견에서 '정계은퇴'은 사실상 고려 밖이라는 뉘앙스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기'에 방점을 찍어도 실제 정치력 회복에 대해서는 부정적 시각부터 나오고 있다. 당내에서는 현재 말을 아끼는 분위기지만 황주홍 의원 같은 경우는 안 전 대표의 기자회견 자체를 "상황을 더 악화시키고 있지 않나 걱정스럽다"고 비판했다. '조작 파문' 사건이 당의 존폐를 위협하는 상황에서 안 전 대표 대응 방식이 미흡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외부 시선은 더욱 싸늘하다. 과거 새누리당 출신의 정두언 전 의원은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안 전 대표가) 더 이상 역할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회자가 '정치적 영향력 끝났다고 보는가'라는 물음에도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안 전 대표가 '제보조작' 사건 결과가 최종 마무리되는 시점에 다시 한번 자신의 진로에 대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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