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19세 돈나룸마 '달러룸마' 만든 라이올라


입력 2017.07.14 19:05 수정 2017.07.15 09:53        데일리안 스포츠 = 박문수 객원기자

에이전트 문제로 재계약 불발로 이적할 뻔

다행히 선수 본인의 의지로 밀란 잔류 확정

돈나룸마 재계약 과정 ⓒ 그래픽=데일리안 박문수/ 밀란 공식 프로필 돈나룸마 재계약 과정 ⓒ 그래픽=데일리안 박문수/ 밀란 공식 프로필

결국은 잔류였다. 잔루이지 돈나룸마가 밀란과의 재계약서에 서명했다.

밀란은 1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돈나룸마의 재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4년 연장된 2021년까지다. 연봉 역시 밀란이 제시했던 500만 유로(약 66억 원)에서 600만 유로(약 79억 원)로 상승했다.

이와 동시에 밀란은 재계약 발표 이후 돈나룸마의 친형인 안토니오 돈나룸마의 영입 소식을 알렸다. 안토니오 돈나룸마는 잔루이지 돈나룸마의 백업 요원으로 활약할 예정이다.

돈나룸마는 2015-16시즌 시니사 미하일로비치 전 감독이 디에고 로페스를 대신해 본격적으로 기용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리그 정상급 수문장으로 성장,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제2의 잔루이지 부폰'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밀란을 대표할 차세대 스타로 우뚝 섰다.

돈나룸마는 밀란의 차세대 프랜차이즈 스타가 되기에 충분하다. 밀란 유소년팀을 거쳐 어린 나이에 프로 데뷔했고 명가재건을 노리는 팀 철학과 맞물려 반드시 잡아야하는 자원으로 평가받았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변수가 생겼다. 바로 에이전트 라이올라다. 지난 6월 돈나룸마는 에이전트 미노 라이올라를 통해 밀란과의 재계약 협상이 수포로 돌아갔음을 알렸다.

돈나룸마가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고 있던 사이, 라이올라는 돈나룸마 대리인 자격으로 밀란 본사를 방문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지만, 밀란은 곧바로 공식 채널을 통해 돈나룸마와의 재계약 실패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밀란은 돈나룸마의 요구를 모두 들어줬지만, 라이올라가 통보식으로 재계약 결렬을 알렸다고 밝혔다.

충격적인 선택이었다. 이 과정에서 라이올라는 다음 시즌 밀란이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할 경우 1000만 유로의 이적료와 함께 돈나룸마를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밀란으로서는 굴욕적인 협상이었다. 원하는 만큼 돈도 맞춰준다고 했지만, 터무니없는 바이아웃 금액을 제시했다. 팬들 역시 등을 돌렸다. 돈나룸마를 향해 '달러룸마'라고 비판했고, 급기야 폴란드에서 열린 21세 이하 유럽 선수권 대회 경기 중에는 일부 팬이 돈나룸마를 향해 가짜 지폐를 던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밀란과 이탈리아의 레전드들도 돈나룸마를 비난했다. 밀란의 전설적인 사령탑 아리고 사키는 "돈나룸마 행동에 실망했다"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밀란의 90년대 수문장 세바스티안 로시 역시 돈나룸마를 비난했다.

돈나룸마 ⓒ 게티이미지 돈나룸마 ⓒ 게티이미지

그러나 상황이 역전됐다. 애초 돈나룸마는 레알 마드리드행이 유력해 보였지만 밀란의 몬텔라 감독이 돈나룸마 가족과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상황이 급격히 변했다. 돈나룸마의 형인 안토니오 돈나룸마의 밀란행까지 제기되면서 돈나룸마의 레알행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적을 종용한 라이올라와 대조적으로 돈나룸마의 가족들 역시 그의 밀란 잔류를 선택했다. 섣부른 도전이 그의 성장에 방해물이 될 수 있기 때문. 결국 돈나룸마와 그의 에이전트 라이올라는 밀란과의 재계약 협상을 유보했고, 100만 유로 인상된 연봉과 함께 재계약 서명에 성공했다. 안토니오 돈나룸마 역시 밀란행을 마쳤다.

돈나룸마는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에게 사과의 뜻부터 전했다.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돈나룸마는 "팬들로 하여금 배신감을 느끼게 했고, 사과한다. 죄송하다. 모두의 애정에 대해 고마울 따름이다"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이번 돈나룸마의 이적 사태 핵심 인물은 선수 자신이 아닌 바로 에이전트 라이올라다. 라이올라는 나폴리의 리빙 레전드로 불리는 마렉 함식의 에이전트 시절, 무리한 이적 요구와 물밑 작업 등으로 인해 해고된 전례가 있다. 소속팀 잔류를 원하는 함식과 달리, 라이올라는 함식을 둘러싼 이적설에 대해 늘 가능성을 열었고, 급기야 함식은 라이올라와의 결별을 택했다.

최근에는 포그바를 둘러싼 논쟁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당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맨유로 돌아왔지만 이적 과정에서 라이올라가 2500만 유로(약 318억 원)의 수수료를 챙기면서 비난을 받았다.

급기야 유벤투스가 FIFA로부터 서드파티 문제로 제재를 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라이올라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 역시 절정에 달하고 있다. 이번 여름에는 돈나룸마의 이적을 종용했다가 맹비난을 받았고 재계약 확정으로 한 걸음 물러서게 됐다.

박문수 기자 (pmsuzuki@nate.com)
기사 모아 보기 >
0
0
박문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