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원혜영 "궁즉통...절박해진 이 시점이 변화의 계기"

최종편집시간 : 2017년 07월 23일 21:35:29
[인터뷰]원혜영 "궁즉통...절박해진 이 시점이 변화의 계기"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 정책 바라보는 국회 시선(여당)
국회 외통위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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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7-09 01:58
이슬기 기자(wisdom@dailian.co.kr)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한미 정상회담과 G20 회의를 비롯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등 산적한 외교·안보 현안과 마주해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고도의 외교 전략과 통찰력이 필요한 상황인 만큼, 청와대로서는 국회의 의견을 듣는 통로가 필수적이다. 이에 ‘데일리안’은 집권당 중진이자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만나 한국 외교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 원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아직은 공과를 나눌 때는 아니지만, 그래도 순조로운 첫걸음을 내딛게 된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한미 간 공조가 가장 핵심 아니겠어요? 그런 점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되 북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수단으로서의 '제재'라는 점을 트럼프정부도 내세웠죠. 즉, 북의 태도 변화를 유도해서 협상에 임하도록 하자는 걸 명확히 함으로써 불필요하게 ‘제재와 압박이냐’ 또는 ‘대화와 협상이냐’ 라는 이분법적 선택론이 아니라 같이 가는 문제로 정리를 했다는 게 제일 큰 성과인 것 같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나흘 만에 북한이 ICBM급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정부도 적잖이 난처한 상황이 됐고, 이른바 ‘제재와 대화 병행’이라는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이 국제사회의 기조와 배치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북의 핵 도발)은 이미 예고된 거죠. 다만 ICBM까지 갈 능력에 도달했느냐가 문제였고, 생각보다 빨리 도달했다는 겁니다. 그야말로 레드라인에 접근했는데, 여기서 북이 더 가면 정말 곤란해지기 때문에 북도 사태의 엄중함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옛말에 ‘궁즉통’이라 했어요. 물론 ‘궁해지면 통한다’도 맞지만, ‘궁해져야 통한다. 안 궁하면 새로운 모색을 안 한다’고도 해석할 수 있거든요. 너무 궁해지다보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변화를 모색하게 되고, 그 변화가 또 하나의 새로운 질서로 자리 잡는다는 겁니다. 즉, 북핵 문제 위기상황이 극에 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발전적인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봅니다.“

더 중요한 건, 북의 ICBM 발사를 계기로 미국 입장에서도 북핵 문제가 ‘우방의 문제’라는 넓은 의미에서 ‘미국의 안보 문제’로서 직접적으로 다가왔다는 겁니다. 우방이 아니라 미국 본토를 때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 커졌다는 거죠. 양국이 혈맹이라 해도 어떤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같아야 보다 적극적 대응이 나오거든요. 그런 점에서 두 나라 대통령이 북핵 문제가 ‘잠재적 위협’이 아닌 ‘현재의 위협’으로 다가왔다고 인식하고, 문제 해결에 대한 절박성도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한미 양국이 사드를 놓고 공조를 과시하는 한편, 미국이 전방위적인 중국 압박 조치를 취하는 상황입니다. 미중 사이에 위치한 한국이 가장 주목해야 할 전략적 지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쉽지 않은 문젭니다. 사드에 대해 우리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겠다는 동시에 동맹국 간 합의에 따라 이뤄진 일이기에 그것을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이고요. 일각에서 사드가 막상 실제 배치되면 오히려 중국도 정작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든가, 북핵만 해결되면 모든 문제가 다 해결될 수 있으니 중국이 적극 나서달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데요. 중국은 사드 배치를 곧 자신들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타협되기가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문제도 최대 외교 난제 중 하나인데요. 재협상 논의에서 유의미한 합의를 이루지 않는 한 양국 관계에도 난항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떤 입장을 취하고 무엇을 요구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처음부터 실을 잘못 끼운 것인데, 일본은 가해자이자 강자였지만 우리는 피해자이자 약자였습니다. 입장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양 측이 같은 상태나 감정적 여유를 갖고 받아들이는 게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특히 사과란 일단 범죄적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죄를 갚겠다고 했을 때 성립되는 것이지, 전자는 없고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는 태도는 사과가 아니죠. 그런데 돈 문제가 얽히면 그런 식으로 되기가 쉽기 때문에 일찍이 YS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선 ‘우리는 돈 때문에 이러는 게 아니다. 일본에게 돈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선언을 했던 겁니다.

양국 장관의 합의가 있었다고 해도 국민 정서는 물론, 당장 피해자들이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을 문 대통령이 분명히 전달했지만, 그렇다고 또 쉽게 재협상이 될 문제도 아니잖아요? 일본 입장에선 '양국이 ‘최종적·불가역적’인 합의인데 왜 깨느냐‘라고 말할 수 있고요. 그렇다고 경제·안보·문화 등 긴밀히 엮여있는 일본과 교류 협력을 끊을 수도 없기 때문에, 위안부 문제는 위안부 문제대로, 또 한일이 협력할 건 협력하는 투 트랙으로 병행해가는 게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새 정부의 ‘4강 중심 외교 탈피’라는 외교 기조에 대한 생각은?

“지금도 물론 미국이 유일한 ‘슈퍼 파워’임은 틀림없지만, 상대적으로 비중이 약해졌고 다원화됐습니다. 중국이 2강이냐 아니냐를 따질 정도가 됐고, 유럽이라는 거대한 경제적 공동체뿐 아니라 일본과 러시아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인도의 부상도 중요하게 지켜봐야하거든요. 아세안도 그렇고요. 그래서 차제에 외교 영역을 확대하기 위한 적극적 노력이 필요합니다.”[데일리안 = 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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