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류여해 최고위원 “방향 잃은 우파...편히 쉴 집 지어 놓겠다”

최종편집시간 : 2017년 07월 28일 17:37:28
[인터뷰] 류여해 최고위원 “방향 잃은 우파...편히 쉴 집 지어 놓겠다”
"여론의 박수소리만 따라간다...'법치'가 흔들려서야"
"서초구는 중·고등을 나오고 33년을 산 '우리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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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7-09 00:01
황정민 기자(freedom@dailian.co.kr)
▲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7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가졌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여론의 박수소리만 따라가는 정치...‘법치’가 흔들려서야"
"서초구는 중·고등학교를 나오고 33년을 산 '우리 동네'"


"전 그냥 최고위원이에요. 그런데 자꾸 ‘여자’최고위원이라고...”

지난 전당대회에서 득표율 ‘2위’로 자유한국당 지도부에 입성한 류여해 최고위원이 7일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데일리안과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경선에서 당선권 밖 순위가 나오더라도 여성몫으로 끼워주는 여성최고위원이 아니라 남성들과 순위 경쟁을 벌여 당선자 4명 중 2순위로 최고위원에 들어갔다는 의미다.

류 최고위원은 “한국에선 여자 정치인에 대해 말할 때 보통 외모평가를 많이 한다”면서 “반면에 그 여자가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정책을 폈는지에 대해선 잘 기억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전 그런 정치인으로 남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류 최고위원은 이번 7.3전당대회에서 신발을 벗는 등 파격적인 연설로 이목을 끌었다. 그는 “한국당의 전사(戰士)가 되겠다고 했으니까 전투력을 보여주기 위해, 맨발로 뛰겠다는 의미를 전하려 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보수 지지층 중에는 지난 겨울을 너무 힘들게 보내면서 지금까지도 밤잠이 안 온다는 분들도 계신다”면서 “그들이 원하는 건 하나다. 쉴 곳, 모일 곳이다. 이제는 제가 그들이 편히 들어올 수 있는 집을 튼튼하게 지어 놓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류 최고위원은 건국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 법과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수료했다. 후엔 독일로 건너가 예나 대학교대학원에서 형사법으로 석·박사학위를 땄다. 한국으로 돌아와선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국회사무처 법제실 법제관을 지내다 수원대 법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 3월 일부 의원들이 탈당하면서 생긴 사고당협 중 하나인 서초갑에 당협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되면서 본격적인 정치 활동을 시작했다. 19대 대선 때는 한국당 수석부대변인을 맡아 홍준표 대선후보의 목소리를 대신하며 최일선에서 뛰었다. 또 한국당 팟캐스트 ‘적반하장’의 진행자로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일문입답.

"여론의 박수소리만 따라가는 정치...‘법치’가 흔들려서야"

-법조 인사로서 정계에 투신하게 된 계기는?
“정치와 법은 같은 선상이다. 정치를 말하다보면 법이 나오고, 법을 말하다보면 정치가 나온다. 정치평론을 하다 보니 ‘저걸 왜 저렇게 할까. 법을 알면 안 그럴 텐데’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다 탄핵과정을 거쳤다. 그때 탄핵이 정치일까 법치일까 고민을 많이 했다. 처음 탄핵소추 발의는 국회가 하니까 정치이기도 하지만 사실 탄핵은 법치, 즉 헌법 절차다. 결국은 정치와 법치가 같은 선상에서 연결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 법치가 제대로 서있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를 하니까 여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를 하게 된다. 자꾸 박수소리만 따라가는 정치, 즉 여론정치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법을 공부했던 내가 결국 정치 안으로 들어가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결심했다.”

-정계에 들어오기 전엔 뚜렷한 사회활동이 없었던 것 같은데...
“원래 꼴찌가 일등 되기도 한다. ‘나치가 우리 마을을 점령했을 때’라는 시가 딱 내 마음이었다. 이런 내용이다. ‘나치가 점령했을 때 나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해서 관여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치가 내 주변 사람들을 잡아갈 때 나는 내 일을 하느라 신경 쓰지 않았다. 주변 사람을 다 잡아가자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했다. 그리고 같이 고민할 친구를 찾으려고 돌아봤더니 다 잡혀가고 없었다.’ 나도 처음엔 나라가 어수선해도 재판연구관이니까, 엄마가 아프니까, 교수니까 관여하지 말자며 한발 빼고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태극기와 촛불이 싸움을 시작하고 아는 분들이 고소를 당하고 있었다. 그래서 ‘아 이건 아니구나’ 생각했다. 우린 끝난 게 아니라는 희망을 노래해주기 위해 나섰다.”

"대선 땐 선거전략팀에서 하루도 안 쉬고 일했다"

-지난 대선 땐 어떤 역할을 했나?
“대선 당시엔 선거전략팀에서 하루도 안 쉬고 일했다. 매일 아침엔 종합상황실 회의를 하고, 회의가 끝나면 방송을 만들러 가고 브리핑도 하고 그랬다. 대선 때 일을 엄청 많이 했다.”

-최고위원 회의에서 국정현안에 대한 의견도 내나?
“회의에서 아직 현안 관련 이야기는 안한다. 다만, '적반하장' 등 방송에서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비서관의 문제점 등에 대해 요목조목 지적한 바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현안 목소리 내고 있다. 또 며칠 뒤 있을 박상기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있다. ”

-회의는 어떻게 준비하나
“새벽 4시부터 내가 직접 준비한다. 보좌진을 통해서 준비하는 건 내 생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난 직접 5개 신문을 놓고 기사 분석을 한다. 메인 제목도 보고 사설, 헤드라인 다 챙겨본다. 그러다보니 하루 평균 4시간 밖에 못잔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신발을 벗는 등 파격적 연설을 보였다. 어떤 메시지를 주기 위해?
“남자들은 보통 싸우러 나갈 때 어떻게 나가나? 단추 다 채우고, 옷 여미고 나가나? 풀고 나가지 않나. 저도 똑같은 의미였다. 한국당의 전사가 되겠다고 했으니까 전투력을 보여주기 위해, 맨발로 뛰겠다는 의미를 전하려 했다. 그리고 전 그냥 최고위원인데 자꾸 저한테 ‘여자’최고위원 이라고 한다. 한국에선 여자 정치인에 대해 말할 때 보통 ‘예쁘다, 늙었다, 한 물 갔다’ 등의 외모평가를 많이 한다. 반면에 그 여자가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정책을 폈는지에 대해선 잘 기억하지 않는다. 참 슬픈 거다. 전 그런 정치인으로 남고 싶지 않다”

“당에 배신감 느낀 국민들, 이도저도 싫어졌을 것”

-당 지지도가 낮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자신이 보수라고 생각했던 국민들은 당에 배신감을 느낀 거다. 그 배신에도 세 가지 색이 있다. 첫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걸 원망하는 국민, 둘째는 보수가 부끄러워졌다는 국민, 셋째는 이 와중에 너희가 아직도 싸우느냐는 국민이다. 당 안에서 싸우다가 책임지지 않고 나가버리는 모습까지 국민들은 이도저도 싫어졌을 거다.”

-앞으로 다시 당내 갈등이 일어날 가능성은? 예컨대 친박과 비박 간 갈등...
“우리 당 어디에 친박과 비박이 있나? 내가 처음 선거에 나갔을 때 모든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친박 때문에 넌 안돼. 친박의 결집력이 굉장해.’라고. 그런데 그런 친박이 있었으면 내가 당선이 안됐어야 한다. 친박이 있다고 이야기하려면 표에 적용되는 정도가 돼야 한다. 영향력이 미미한 건 통계적으로도 없는 거라고 봐야한다.”

“방향 잃은 우파...편히 쉴 집 지어 놓겠다”

-우파 진영의 현주소는 어떻게 보나?
“현재 보수층은 무엇을 향해 가야하는지 방향을 잃었다. 수구꼴통, 늙은 사람, 낡은 느낌, 기득권 등의 프레임에 갇혀서 젊은이들은 '나도 보수'라고 이야기하길 부끄러워하고, 보수라고 하면 국정농단을 같이 한 것 같은 이미지에 얽히게 됐다. 보수 지지층 중에는 지난 겨울을 너무 힘들게 보내면서 지금까지도 밤잠이 안 온다는 분들도 계신다. 그들이 원하는 건 하나다. 쉴 곳, 모일 곳이다. 이제는 제가 그들이 편히 들어올 수 있는 집을 튼튼하게 지어 놓고 싶다.”

"서초구는 33년을 산 '우리 동네'"

-서초갑 당협위원장을 맡았는데 서초구와 특별한 인연이라도?
“33년을 산 우리 동네다. 동덕여중, 동덕여고를 나왔다. 어떤 인연이냐고 물으신다면 중·고등학교를 다 거기서 나오고 지금까지도 살고 있는 인연이다.”

-지역 현안은 많이 파악했나?
“지방의원들과 체육대회부터 시작해서 배드민턴 협회에도 가입하고, 군 장성 행사와 포럼 등 거의 모든 행사에 참여하고 있다. 이제는 쓰레기통 위치까지 다 파악했다.”

-마지막으로, 류여해에게 ‘홍준표’란?
“(홍준표 대표는) 우리 당의 얼굴이시다. 그래서 설사 지탄 받을 행동을 하셨다고 해도 밖에선 강력하게 대신 싸워드릴 것이다. 그렇게 남과 있을 땐 막아드리고 안에 들어와선 직언(直言)을 할 거다. 직언을 싫어하시지 않는 분이다.”

▲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이 7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가졌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데일리안 = 황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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