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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감자밭’ 전당대회... 홍준표 “쇄신하고 혁신하겠다”


입력 2017.07.03 16:06 수정 2017.07.03 16:12        황정민 기자

봉사활동으로 절감한 3억원, 사랑의 열매 등에 기부

류여해 후보, 당선 소식에 감동의 눈물 보이기도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가 열린 3일 오전 경기 남양주 조안면 시우리에서 원유철, 홍준표, 신상진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감자캐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가 열린 3일 오전 경기 남양주 조안면 시우리에서 원유철, 홍준표, 신상진 당대표 후보와 최고위원 후보들이 감자캐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비가 주륵주륵 내린 3일,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출마자들은 남양주 시우리 감자밭에 모였다.

한국당에 ‘단비’를 내려줄 새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 결과 발표를 기다리며 후보자들이 감자 캐기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다.

체육관에서 엄숙하게 진행해온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삶의 현장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전당대회로 탈바꿈하는 첫걸음이었다.

빨간 조끼와 우비, 밀짚모자, 장화로 무장한 후보자들은 9시 40분경 곡괭이를 들고 감자밭으로 향했다. 우중충한 날씨에도 후보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홍준표 당 대표 후보자는 “우리 전당대회에 맞춰 가뭄이 해소되니 좋다”며 기운찬 발걸음을 땠다.

밭에 일렬로 쭈그려 앉은 후보자들은 본격적인 감자 수확에 나섰다. 이내 가득 채워진 감자바구니들을 한데 모아놓고선 “달라질게요!”라며 입 모아 외쳤다.

다음은 캔 감자를 박스에 담는 순서였다. 김태흠 최고위원 후보자는 “더러워진 장갑을 빼야 박스가 안 더러워진다”며, 류여해 최고위원 후보도 끊임없이 “여기 빈 박스 좀 더 갖다 주세요”라며 감자 담기에 적극적이었다. 윤종필 최고위원 후보도 “이 감자는 참 크다”며 즐거워했다.

원유철 당 대표 후보는 쌓여있는 감자를 바라보며 “오늘 캔 감자 수만큼 당 지지율이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가 열린 3일 오전 경기 남양주 조안면 시우리에서 원유철, 홍준표, 신상진 당대표 후보가 감자캐기 봉사활동을 마친 뒤 주민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건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7.3 전당대회가 열린 3일 오전 경기 남양주 조안면 시우리에서 원유철, 홍준표, 신상진 당대표 후보가 감자캐기 봉사활동을 마친 뒤 주민들과 막걸리를 마시며 건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한창 감자 옮겨 담기에 열을 올리던 중, 막걸리 새참 소식에 후보자들은 환호했다. 삼삼오오 모여 앉아 후보자들은 부추전과 막걸리로 허기진 배를 달랬다. 이때 홍준표 후보는 삼봉농악대 어르신과 함께 잔을 기울이기도 했다.

10분간의 새참 후, 작업 2라운드에선 체력이 팔팔한 청년최고위원 후보자들의 역할이 돋보였다. 김성태 청년최고위원 후보는 연일 웃는 얼굴로 작업에 임했다. 이재영 청년최고위원 후보도 힘드시겠다는 말에 “병이 날 정도는 아니다”고 웃으며 감자박스를 포장대로 옮기는 데 열중했다.

이때 김태흠 후보는 지역주민과의 대화에서 “새마을운동 이후엔 제대로 된 농업정책이 없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에 홍 후보는 “농촌에서 살기 어려운 시대는 이미 지나가고 있다. 의료·문화·교육 세 가지만 제대로 갖춰준다면 도시에서 농촌으로 돌아가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11시 경, 찐 감자와 막걸리 한상이 작업을 모두 마친 후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이때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도 전당대회의 시작을 알렸다.

3일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 마을 봉사현장에서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영 청년 최고위원, 김태흠, 이철우 최고위원, 홍 대표, 류여해, 이재만 최고위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3일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홍준표 신임 당대표와 최고위원들이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시우리 마을 봉사현장에서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영 청년 최고위원, 김태흠, 이철우 최고위원, 홍 대표, 류여해, 이재만 최고위원.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중식을 마친 후보자들은 감자밭 앞에 마련된 대형스크린에 모여앉아 개표 결과를 기다렸다. 작업 때 왁자지껄하던 분위기와 달리 후보자들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했다.

봉사활동 현장보고에 나선 염동열 사무총장은 “전당대회 사상 최초로 국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발상의 전당대회”라며 “봉사활동으로 절감한 비용 3억원은 대학생 장학금과 사랑의 열매 등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염 사무총장은 또 “이곳 남양주에서 뿐 아니라 대의원들이 전국에서 봉사활동을 진행 중”이라며 보육원 봉사, 장애인을 위한 배식 봉사, 블루베리 수확 봉사 등 현황을 알렸다.

이어 이인제 선거관리위원장이 홍준표 당 대표, 이철우·류여해·김태흠·이재만 최고위원, 이재영 청년최고위원의 당선 소식을 알리자 꽹과리와 징 소리가 봉사현장을 우렁차게 메웠다. 류여해 후보는 당선 소식과 함께 감동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당선소감에서 홍 당선자는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산업화와 문민정부를 세운 이 당이 이렇게 몰락한 건 저희들의 자만심 때문”이라며 “당을 쇄신하고 혁신해서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받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홍준표 당 대표 당선자가 자유한국당 명의로 구입한 이날 캔 감자 400박스를 남양주 희망케어센터에 전달하는 순서를 끝으로 봉사활동 전당대회를 마쳤다.

새로운 방식의 전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자유한국당이 향후 쇄신과 혁신에도 성공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황정민 기자 (jungm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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