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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루 삼킨 파퀴아오, 버팅에 뒤통수까지 “다시 붙자”


입력 2017.07.03 00:11 수정 2017.07.04 10:0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버팅 출혈 이후 클린치 상황서 뒤통수 가격 등 반칙성 플레이 잦아

혼 비매너 플레이에 파퀴아오 팬들 분통..파퀴아오 2차전 의사 밝혀


파퀴아오(39·필리핀)가 무명의 제프 혼(29·호주)에게 충격의 판정패를 당했다.

파퀴아오는 2일(한국시각) 호주 브리즈번 선코프 스타디움서 막을 올린 WBO 웰터급 타이틀 1차 방어전에서 혼에게 전원일치 판정패(113-115, 113-115, 111-117), 챔피언 벨트를 빼앗겼다. ‘돌아온 전설’ 파퀴아오는 7패(59승2무)째를 안았고, 혼은 18경기 무패(17승1무) 행진을 이어갔다.

파퀴아오가 공식 경기에서 진 것은 지난 2015년 5월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와의 세기의 대결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충격적 패배다. 복싱 사상 최초로 8체급을 석권한 파퀴아오는 지난해 11월 은퇴를 번복하고 복귀전을 치렀다. 필리핀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돌아온 파퀴아오는 변하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며 ‘무패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에게 빼앗겼던 WBO 웰터급 챔피언 벨트를 되찾았다.

17전 무패 행진을 했다고는 하지만 혼은 무명에 가까운 복서였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도 노메달에 그쳤다. 파퀴아오라는 거물 앞에서는 뛰는 자체가 영광인 복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고향 브리즈번의 한 학교에서 임시 체육교사 지내다 파퀴아오와 경기가 잡히자 학교를 떠났다.

파퀴아오도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제프 혼이 누군지 잘 모른다”고 무시했고, 혼이 발언할 때도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등 이른바 ‘태도논란’에 휩싸였다. 그만큼 파퀴아오에게 혼은 위협적이지도 의미 있는 상대도 아닌 것으로 느껴졌다.

5만여 호주팬들이 운집한 가운데 치른 경기는 전혀 예상 밖의 양상을 띠었다. 파퀴아오는 거칠게 나오는 혼의 공격을 막기 급급했다. 카운터 펀치로 반격을 꾀했지만 녹록지 않았다. 점차 안면에 펀치 적중률을 높이며 주도권을 잡는 듯했지만 혼이 힘을 앞세워 파퀴아오를 로프로 몰아세웠다.

6라운드 혼의 버팅에 의해 파퀴아오 머리에서 출혈이 발생했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지혈했지만 출혈을 제대로 막지 못했다. 이후 혼은 의도적으로 머리를 얼굴에 대거나 파퀴아오의 손을 잡은 뒤 다른 손으로 펀치를 날렸다. 클린치 상황에서는 뒤통수도 자주 때렸다. 파퀴아오는 출혈 속에 반칙성 플레이에 계속 당했다.


반등의 분위기도 있었다. 8라운드 들어 펀치 세례를 퍼부은 파퀴아오는 9라운드 들어 다운 기회까지 잡았지만 끝내 쓰러뜨리지 못했다. 체력이 고갈된 혼은 얼굴이 피범벅 되어 혼이 나간 듯한 기색도 보였지만 버텼다.

심판의 경기 진행도 매끄럽지 못했다. 파퀴아오의 공격 타이밍만 되면 흐름을 끊었다. 파퀴아오는 반격의 흐름을 살리지 못했다. 결국, 초중반 우위를 점한 파퀴아오는 판정패했다. 파퀴아오는 30%를 상회하는 적중률을, 혼은 15% 수준에 그쳤다. 파퀴아오가 잔매를 많이 맞았던 것도 패인이 됐다.

이처럼 파퀴아오의 눈부신 투혼도 소용없었다. 혼에게 밀린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중반 이후에는 석연치 않은 부분도 많았다.

이에 대해 복싱팬들은 “헤드록인가. WWE를 연상케 했다” “(복싱룰 아래서 조롱받고 있는)UFC 챔피언 맥그리거도 인정하지 못할 복싱이 중간중간 끼었다” “혼이 몇 라운드에서 앞선 것은 분명하지만 전체적으로 픽맨이 이긴 경기”라며 가슴을 쳤다.

하지만 파퀴아오는 “혼의 버팅이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혼은 승리할 자격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재대결이 성사된다면 다시 싸우고 싶다며 전의를 불태웠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파퀴아오의 리벤지 시도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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