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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 만해?] 세상 단 하나뿐인 로맨스…영화 '내 사랑'


입력 2017.07.03 07:00 수정 2017.07.03 08:57        부수정 기자

에단 호크·샐리 호킨스 주연 로맨스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 이야기

에단 호크·샐리 호킨스 주연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오드 에단 호크·샐리 호킨스 주연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오드

에단 호크·샐리 호킨스 주연 영화 '내 사랑' 리뷰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 이야기


누군가 말했다. 사랑은 상대방의 상처, 어둠, 아픔까지 온전히 받아들이는 거라고.

쉽지 않은 일이다. 각자의 상처만 들여다보기 급급한 나머지 상대방의 아픔은 '사소한 문제'라고 무시해버리기 때문이다.

상처가 큰 사람끼리 만나면 더 그렇다. 마음의 문을 여는 게 힘들다. 그래도 이 세상에 희망이란 게 있지 않은가. 깊은 수렁에 빠진 사람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희망. 그리고 희망에 기대어 피어나는 운명적인 사랑. 영화 '내 사랑'은 그런 운명 같은 로맨스를 담았다.

관절염 환자인 모드(샐리 호킨스)는 걸을 때마다 다리를 전다. 어렸을 적 부모를 여의고 오빠와 숙모 손에 자랐다. 오빠는 돈밖에 모르고, 숙모는 모드를 짐처럼 여긴다.

어느 날 우연히 동네 가게에 간 모드는 가정부를 구하는 생선장수 에버렛(에단 호크)과 마주친다. 가족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독립하고 싶었던 그는 에버렛의 가정부로 일하기로 마음먹는다. 이후 그의 허름한 오두막을 찾아가 그곳에서 새 삶을 시작한다.

상냥하고, 순수하고, 솔직한 모드와는 달리 에버렛은 투박하고 거칠다. 미소 한 번 짓는 일이 없고 항상 화난 사람 같다. 자기 물건에 손을 댔다는 이유로 모드에게 버럭 화를 내는가 하면, 심기에 거슬리는 말을 하면 뺨을 때리기도 한다.

에단 호크·샐리 호킨스 주연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오드 에단 호크·샐리 호킨스 주연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오드

그래도 모드는 에버렛의 곁을 떠나지 않는다. 무뚝뚝한 그를 맴돌며 사랑의 온기를 불어넣는다. 모드의 노력에 에버렛도 변해간다. 겉으로 표현은 안 하지만, 에버렛을 신경 쓰며 챙겨준다.

그림에 재능이 있던 모드는 에버렛의 집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려나간다. 창문, 식탁, 벽, 문 등이 모드의 도화지다. 모드의 그림은 우연한 기회로 유명해지고, 두 사람은 유명 인사가 된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부담스러운 에버렛은 모드에게 심한 말을 뱉고, 둘은 삐걱거린다.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나이브 화가(정규 미술 교육을 받진 않았지만 기존 미술 양식에 구애되지 않고 자연과 현실을 시각화하는 예술가) 모드 루이스(1903~1970)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절름발이 모드와 타인에게 정을 주지 않는 생선장수 에버렛이 만나 서로의 삶에 스며드는 이야기다.

차가웠던 에버렛이 따뜻한 모드를 만나 점차 변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한 사람이 일으키는 변화에 대해 다시금 곱씹게 된다. "사람들은 당신을 싫어해요. 근데 난 좋아해요"라는 모드의 티 없이 맑은 말도 귓가에 맴돈다.

모드를 밀어내기만 했던 에버렛은 나중에 깨닫는다. "난 왜 당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까?" 모드는 그를 다독이며 말한다. "난 사랑받았어."

에단 호크·샐리 호킨스 주연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오드 에단 호크·샐리 호킨스 주연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오드

두 사람이 그린 로맨스는 한 폭의 그림이다. 모드의 착한 심성 때문일까. 그의 손길이 닿은 그림은 따뜻하고 순수한 동화 같다. 그림은 에버렛의 집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캐나다 뉴펀들랜드의 풍광도 영화에 잘 어울려 마음을 울리는 데 한몫한다. 화려한 대작에만 지친 관객들에게 추천하는 영화다.

에단 호크는 "이제까지 읽은 시나리오 중 가장 아름다운 러브 스토리였다"고 했고, 샐리 호킨스는 "모드 루이스의 모든 것에 매료됐다"고 했다.

영국 BBC 드라마 '핑거스미스'를 만든 에이슬링 월쉬 감독이 연출했다.

그는 "'내 사랑'은 10년 동안 준비한 사랑 이야기"라며 "외톨이 같은 에버렛과 모두가 운명처럼 만나 한 쌍이 되고 서로에게 물들며 사랑하는 여정을 담았다"고 밝혔다

7월 12일 개봉. 115분. 12세 관람가.
에단 호크·샐리 호킨스 주연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오드 에단 호크·샐리 호킨스 주연 영화 '내 사랑'은 캐나다 나이브 화가 모드 루이스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오드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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