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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최정, 2003년 이승엽에 부족한 두 가지


입력 2017.07.01 22:58 수정 2017.07.02 16:45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홈런 레이스 펼칠 라이벌 부재, 이승엽은 심정수

이마양 트리오와 달리 SK 타선은 검증이 덜 돼

홈런 독주 체제를 구축한 최정. ⓒ SK 와이번스 홈런 독주 체제를 구축한 최정. ⓒ SK 와이번스

SK의 최정이 연일 홈런포를 터뜨리며 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최정은 1일 인천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삼성과의 홈경기서 시즌 29호 아치를 그렸다.

전날 윤성환으로부터 뽑아낸데 이어 2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29호포로 2년 연속 30홈런까지 단 1개만을 남겨두게 됐다.

최정의 홈런 페이스는 경이로울 정도다. 72경기에 출전한 최정은 경기당 0.4개의 홈런을 뽑아내고 있는데 SK가 66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산술적으로 26~7개를 더 뽑아낼 수 있다. 이는 이승엽이 보유한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에 근접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정이 최다 홈런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선수 기량과 상관없이 2003년 이승엽에게 있었던 외부적 요인이 최정에게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먼저 각축을 벌일 라이벌이 없다. 이승엽은 홈런 신기록을 세울 당시 현대 심정수와 동반 레이스를 펼쳤다. 최종 승자는 이승엽이었지만 심정수 역시 3개 모자란 53홈런을 기록하며, 한국판 ‘마크 맥과이어 vs 새미 소사’ 승부를 연출했다.

반면, 올 시즌 최정은 홀로 독주를 이어나가고 있다. 한때 팀 동료 한동민이 최정을 압박했지만, 두 선수 간의 격차는 벌써 7개 차이로 벌어진 상태다. 로사리오와 최형우가 각각 21개, 18개로 홈런을 적립하고 있지만 최정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자극받을 상대가 없다는 것은 홀로 달리다 지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라이벌이 있을 때 보다 좋은 기록이 양산된 점은 스포츠 역사의 숱한 사례로도 증명된 부분이다.

팀 동료들도 이승엽 때와는 다르다. 2003년 삼성은 한 시즌 팀 역대 최다 홈런(213개)을 작성한 팀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마양’으로 불리는 이승엽(56개)-마해영(38개)-양준혁(33개)이 버티고 있었다.

이들이 나란히 포진한 삼성의 중심 타선은 상대 배터리들에게 무한한 공포감을 심어줬다. 이때 이승엽은 무려 101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집중 견제를 받기도 했지만, 마해영과 양준혁의 존재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정면승부를 걸어올 때도 상당했다. 그만큼 팀 동료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최다 홈런으로 이어진 또 다른 요인이기도 했다.

올 시즌 SK도 2003년 삼성에 도전하기 충분한 팀이다. 현재 SK의 팀 홈런 개수는 136개. 경기당 1.74개의 홈런이 쏟아지고 있어 산술적으로 115개를 더해 총 251개의 홈런을 뽑아낼 페이스로 가고 있다. 삼성의 213개 돌파가 충분히 가능한 수치다.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기록을 보유한 이승엽. ⓒ 연합뉴스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기록을 보유한 이승엽. ⓒ 연합뉴스

하지만 ‘이마양’ 트리오에 비해 최정을 보좌하고 있는 선수들의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SK는 최정을 비롯해 홈런 2위 한동민(22개), 공동 7위 김동엽(16개), 그리고 외국인 타자 로맥(13개)의 홈런포가 무시무시하다. 그러나 최정을 제외하면 1군에서 검증된 선수들이 아닌,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선수들이다. 상대의 집중 공략에 언제 침묵할지도 모른다.

이렇게 될 경우, 상대 입장에서는 굳이 최정과 정면 승부를 할 이유가 없다. 올 시즌 눈에 띄게 늘고 있는 볼넷과 사구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이 두 가지 난관을 극복해야 이승엽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는 숙제를 얻게 된 최정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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