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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리얼' 김수현 "모든 걸 쏟아부었다"


입력 2017.06.30 09:17 수정 2017.07.02 09:50        부수정 기자

1인 다역·파격 노출신 등 연기 도전

"혹평 받아들여…큰 공부된 작품"

영화 '리얼'에 출연한 배우 김수현은 "혹평을 받아들인다"고 했다.ⓒ코브픽쳐스 영화 '리얼'에 출연한 배우 김수현은 "혹평을 받아들인다"고 했다.ⓒ코브픽쳐스

1인 다역·파격 노출신 등 연기 도전
"혹평 받아들여…큰 공부된 작품"


말 한마디에 신중했고, 어떨 땐 의기소침해 보였다.

최근 개봉한 영화 '리얼'(감독 이사랑)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배우 김수현(29) 얘기다.

그가 출연한 '리얼'은 난해한 스토리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으로 언론과 평단의 혹평을 얻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영화 일부 장면이 불법 유출되기도 했다.

4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김수현으로서는 쓰디쓴 필모그래피다. 최근 VIP 시사회에서 눈물을 흘린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리얼'은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수현은 그간 제작발표회에서 보여준 밝은 모습과는 다른, 축 처진 모습이었다.

그는 "오래 기다린 영화를 처음 보고 기분이 좋았다"면서도 "본의 아니게 여러분들을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시사회에서 조우진은 "'리얼'은 서른이 된 김수현의 모든 것"이라며 "김수현을 만끽하시고 싶다면 '리얼'을 봐라. 다시 올 수 없는 김수현이라는 빛나는 청춘이 있다"고 했다.

배우 김수현은 영화 '리얼'에 대해 "연기적으로 큰 공부가 된 작품"이라고 했다.ⓒ코브픽쳐스 배우 김수현은 영화 '리얼'에 대해 "연기적으로 큰 공부가 된 작품"이라고 했다.ⓒ코브픽쳐스

그의 말마따나 '리얼'은 '김수현의, 김수현을 위한, 김수현에 의한' 영화다. 사실상 그의 '원맨쇼'다.

영화 전체 분량의 90%를 소화한 김수현은 1인 다역을 맡아 연기 인생의 최대 도전을 했다.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온몸을 내던졌다. 그런 김수현에게 혹평은 아쉬운 부분이다. "혹평은...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서요. 여러 반응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김수현은 할 몫을 다했다. 부담감, 책임감이 상당했으리라. 그는 "칭찬받는 게 어색하다"며 잠시 울컥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 내 안의 모든 것들을 빠짐 없이 극에 넣었어요. 모든 걸 불태울 정도로 최선을 다해서 후련했죠. 후회도 미련도 없어요. 20대 대표작이 됐으면 합니다. 여러 반응이 나오겠지만 영화를 보고 에너지를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여러 캐릭터를 맡은 만큼 각 캐릭터가 인물을 대하는 태도를 매번 다르게 연기했다. 조폭 장태영을 연기할 때는 '명령조 어투'와 '카리스마'를 강조했다. '뿔테 장태영'일 때는 조폭 장태영을 관찰하는 듯한 태도에 중점을 둬 무언가 불편함을 주는 인물로 표현했단다.

뿔테 장태영일 때는 목소리도 다르게 했다. "불편한 어투와 포즈 등을 설정했어요. 그 캐릭터를 입으면 웃음이 나기도 했어요. 가면을 쓰고 있는 비주얼과 목소리가 어울렸죠"

영화 '리얼'에 나온 김수현은 "입대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다"고 했다.ⓒ코브픽쳐스 영화 '리얼'에 나온 김수현은 "입대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다"고 했다.ⓒ코브픽쳐스

최진리(설리)와의 파격 정사신도 화제였다. 김수현은 "설리 씨가 과감하다고 생각했다"며 "얼굴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아름답다. 설리 씨의 밝은 에너지를 받으면서 촬영했다"고 했다. 이어 "나 역시도 (파격 장면은) 겁났다"며 "부담되는 장면들을 후반부에 찍었는데 마음 한 쪽에 계속 불안감을 느끼고 살았다. 장태영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 덕에 부담감과 겁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사랑 감독은 감독에 몇 가지 트릭을 심어 넣었다고 밝혔다. 김수현에게 힌트를 달라고 요청했다. 스토리가 워낙 난해해서다. "제목이 '리얼'인데 함정이에요. 모든 힌트는 최진기 박사의 대사에 있으니 잘 살펴보세요. '내가 보고 싶은 나'를 본다는 게 영화의 메시지입니다."

2007년 MBC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한 김수현은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2009), '드림하이'(2011)에 출연했고, '해를 품은 달'(2012)로 스타덤에 올랐다. '해품달'은 시청률 40%를 돌파하며 국민 드라마가 됐다. 이후 '도둑들'(2012), '은밀하게 위대하게'(2013), '별에서 온 그대'(2013), '프로듀사'(2015) 등을 연이어 히트시켰다.

김수현의 이름값은 대단했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혹평에도 690만명을 모았고, '별에서 온 그대'는 한류 상품이 됐다. 김수현은 이 작품을 통해 최고의 한류스타가 됐고, '프로듀사'를 통해선 그해 KBS 연기대상을 받는 영광을 누렸다.

영화 '리얼'을 이끈 김수현은 "모든 걸 쏟아부어서 후회와 미련은 없다"고 했다.ⓒ코브픽쳐스 영화 '리얼'을 이끈 김수현은 "모든 걸 쏟아부어서 후회와 미련은 없다"고 했다.ⓒ코브픽쳐스

팬들에게 김수현은 영원한 '워너비 남친'이다. 이런 수식어를 얻은 소감을 묻자 그는 잠시 뜸을 들였다. "굳이 이미지를 고수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팬들 반응에 흔들려서 연기 변신을 하고 싶지도 않고요. 이번 작품을 선택했을 때 팬들 때문에 걱정도 했지만, '리얼'은 저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이 만든 울타리 안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김수현은 '뿔테 장태영'에 가깝다고 했다. 무언가를 따라가고 싶은데 못 따라가는 부분 때문이라고. 스타 김수현과 인간 김수현 사이에서 힘들기도 하다. "제가 필요 없다고 느낄 때, 스스로 별로라고 생각할 때가 있어요. 이럴 때는 운동을 하면서 한 곳에만 집중하려고 합니다."

인터뷰 내내 한 마디 한 마디를 신중하게 내뱉은 그는 "집에 돌아가면 평범한 사람"이라며 "누구에게나 여러 모습이 있듯, 나도 그렇다"고 했다.

최근 관심사를 묻자 영화 '리얼'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24시간 '리얼' 생각 중이란다. 두 손을 꼭 모은 그는 "'리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상관없다"면서 "할 수 있는 것을 모조리 뽑아내서 연기적으로 큰 공부가 됐다"고 했다.

올해 서른인 그는 입대도 앞두고 있다. 입대 시기는 미정이다. "군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서 후딱 해치우고 싶어요. '프로듀사' 종영 후 2년 만에 첫 연기 활동인데 나름 꽉 차게 보냈거든요. 강제로라도 필요한 시간이었어요. 제대 후 '여유가 있는 30대 김수현'이 되고 싶습니다. 또 다른 색깔로 다시 한번 연기할래요."

그러면서 그는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아역으로 첫 신인상을 받았을 때 '10년만 지켜봐 달라.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당차게 말했어요. 하하. 30대 김수현은 저도 많이 궁금해요. 궁금한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겁니다."
배우 김수현은 "영화 '리얼'이 20대 대표작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코브픽쳐스 배우 김수현은 "영화 '리얼'이 20대 대표작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코브픽쳐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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