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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대우 시네마, 파이어볼러로 돌아온다


입력 2017.06.28 13:51 수정 2017.06.28 13:52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투수 입단 후 타자 전향, 다시 투수로 보직 변경

150km 넘는 강속구, 제구 잡히면 롯데 필승조

투수 재전향을 결심한 롯데 김대우 ⓒ 롯데 자이언츠 투수 재전향을 결심한 롯데 김대우 ⓒ 롯데 자이언츠

"영화를 한 편 만들어도 될 것 같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김대우의 투수 재전향 소식이 전해지자 과거 그와 인연을 맺었던 한 관계자의 반응이다. 올 시즌 개막전 엔트리에도 진입하며 기대를 모았던 롯데 왼손타자 김대우의 투수 전향이 지난 20일 공식 발표됐다.

발표 전에도 롯데 2군 구장인 상동 구장에서 라이브 피칭을 소화하는 등 투수로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긴 했다. 다만 공식 발표가 없었기 때문에 섣불리 예단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전향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었고 지난 17일 이후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기 시작했다. (3경기 3이닝 5안타 1실점 5삼진)

2007년 투수로 입단했던 김대우는 2011년 말 부상 후유증으로 인한 어깨 통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타자로 전향했다. 당시만 해도 자의반 타의반의 전향이었다.

광주일고 재학 중 초고교급 투수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지만 타격에서도 상당한 잠재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김대우였기에 좌타 거포가 부족한 롯데에서는 애초부터 타자로서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입단 당시부터 어깨 통증이 있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타자 김대우가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한 것.

2012시즌 이후 공식적으로 타자로 나선 김대우. 결국 프로 1군의 벽을 넘진 못했다. ⓒ 롯데 자이언츠 2012시즌 이후 공식적으로 타자로 나선 김대우. 결국 프로 1군의 벽을 넘진 못했다. ⓒ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김대우는 투수를 희망했다. 한때 아마추어 최고 투수였던 그의 자존심이 타자전향을 허락지 않았다. 김대우는 광주일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연고 구단인 KIA 타이거즈의 1차 지명 유력 후보로 주목받는 선수였다. 2001년 리그 최하위로 2003 드래프트 2차 1순위 지명권을 가졌던 롯데는 내심 KIA와 김대우의 협상이 결렬되어 그가 2차 지명 무대에 나서주기를 기다렸다.

이후 KIA는 김대우 대신 같은 학교 고우석을 지명했기에 롯데는 2차 1순위로 그를 지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후 입단 협상은 계약금 액수에 대한 이견으로 결렬되었고 김대우는 프로 대신 고려대 진학을 택했다.

대학 무대에서도 승승장구했던 그는 고교 시절부터 희망했던 해외리그 진출을 시도했다. 대학을 휴학하고 병역 문제 해결을 위해 상무에 입단하기도 했다. 프로 2군 리그에서 다승왕에 오르자 당시 암흑기였던 롯데는 김대우의 프로 입단을 끈질기게 설득하기도 했지만 성사되진 않았다.

이후 메이저리그 트라이아웃에 실패한 김대우는 2007년 대만 프로야구 진출을 시도했지만 양국간 야구협정에 막혀 공식 입단은 할 수 없었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왔다.

투수 유망주로 주목받던 김대우에게 문제가 발생한 것은 이 무렵이었다. 프로 구단의 세심한 관리를 받지 못하고 여러 무대에서 마구잡이로 던진 것이 화근이었다. 어깨 부상을 입으며 구위가 평범한 투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우여곡절 끝에 롯데와 계약을 체결하고 2007년 말 입단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2009시즌 1군 선발 투수들의 이탈로 선발 기회를 얻기도 했지만 5연속 볼넷이라는 불명예 기록만 남기고 말았다. 어깨 통증을 견디지 못한 김대우는 2011년 이후 타자로 전향하게 된다. 좌타 거포 자원으로 주목받기도 했지만 타자로서도 1군의 벽을 넘는 데는 실패했다.

롯데 김대우의 최근 6시즌 주요 타격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롯데 김대우의 최근 6시즌 주요 타격 기록(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타자 전향에 실패한 김대우는 프로 투수로 마지막 도전을 위해 다시 한 번 마운드 위에 섰다. 2011년 말 이후 5년이 넘는 시간동안 투구를 하지 않은 덕분인지 그를 괴롭히던 어깨 통증도 사라진 상태다. 타자 전향 기간 동안 꾸준한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벌크업을 했기 때문에 파워도 한결 좋아졌다.

2군 마운드에서 김대우가 뿌린 속구 구속은 놀랍게도 시속 150km를 넘겼다. 6월 24일 서산에서 벌어진 한화와의 퓨쳐스리그 경기에서는 최고 구속 155km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화 최진행도 김대우의 속구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질적 약점인 제구만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면 롯데 마운드 사정 상 1군 불펜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다시 한번 투수로 마운드에 서게 된 김대우. 2009년 선발 등판 당시의 모습이다. ⓒ 롯데 자이언츠 다시 한번 투수로 마운드에 서게 된 김대우. 2009년 선발 등판 당시의 모습이다. ⓒ 롯데 자이언츠

수백 명의 프로 선수가 치열하게 경쟁하고 명멸하는 KBO리그에서 스타플레이어로 주목받고 FA 계약까지 체결할 수 있는 선수는 비율상 극소수다. 달콤한 성공 스토리보다는 쓰디쓴 실패담이 대다수일 수밖에 없다.

과거 최고의 유망주로 주목받던 김대우 역시 파란만장한 야구 인생을 살아왔다. 프로 선수로서 생존을 건 마지막 도전에 나선 그가 광속구 투수로 재능을 발현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를 주목해 보자.


글: 이정민, 김정학/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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