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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2당 ‘따로 따로’ 굳어지고, 진보 2당 ‘하나로’ 급물살?


입력 2017.06.28 00:01 수정 2017.06.28 08:04        문현구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책임론 따라 민주당과 밀착 가능

바른정당 '자강론', 한국당과 지방선거 각자도생

국민의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조작 사건으로 최대위기를 맞은 가운데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지원 전 대표, 김유정 대변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국민의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조작 사건으로 최대위기를 맞은 가운데 2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과 박지원 전 대표, 김유정 대변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여소야대 정국에서 인위적 정계개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려 있는 가운데, 2가지 새로운 변수가 정치권 지형을 바꾸는 '나비 날개짓'으로 작용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날 불거진 국민의당의 의혹 제보 조작 파문과 26일 확정된 바른정당의 새 대표 선출이 그것이다.

우선,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 씨와 관련한 국민의당의 의혹 제보가 '조작 파문'으로 번지면서 '국민의당 자강론'이 위기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당, '조작 파문' 창당 이래 최대 위기…안철수 '책임론' 파장 따라 새로운 길 모색 가능성

그간 국민의당은 '야 3당'의 한 축으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의 많은 부분에서 제동을 걸거나 협력에 응하는 등 '캐스팅 보터(casting voter)' 역할을 자임했다.

국회 인준안 표결에서는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조를 강조했고, 인사청문회를 비롯해 추가경정예산안 또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등에 있어서는 다른 야당과의 단일대오를 형성하며 여당을 압박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민주당에서 '선거 부정'으로까지 규정한 '조작 파문'에 휘말리면서 정당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은 것은 물론 존폐 위기로까지 내몰리게 됐다.

이에 활로로 자연스레 민주당과 협력 자세로 전환하는 방안이 우선 점쳐지고 있다. 나아가 '범여권' 차원의 '당 대 당' 통합 또는 연대 쪽으로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 분석이다. 지난 대선 당시 홍준표 한국당 후보는 국민의당을 '민주당 2중대'로 규정하고 언젠가는 다시 한 식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예견한 바 있다. 불과 며칠전만 하더라도 민주당에 흡수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강하게 부인했지만 '조작 파문' 이후 기세가 누그러진 모양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이혜훈 바른정당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원내대표실을 방문한 이혜훈 바른정당 신임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 위원장이 26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국민, 대통령 등을 향해 직접 사과한 것이 사실상 국민의당이 '야 3당' 공동전선에서 이탈해 정부·여당에 '백기'를 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선거 부정'으로까지 여당이 규정한 마당에 문재인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져 다행"이라는 유화적 화법을 쓴 것도 앞으로 여당과 국민의당 사이에 대화채널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조작 파문' 연루자들이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와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안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양상이다. 사태 진전에 따라 '자강론'을 지지해온 안 전 대표 쪽 세력은 약화되고 '민주당과의 연대 또는 통합'에 목소리를 많이 냈던 호남 중진들을 중심으로 한 세력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가능성도 적잖다는 것이다.

바른정당, 한국당과 합당 '일시 멈춤' 예상…지방선거 '진보 단일화 대 보수후보 분산'도 예상

이에 비해, 보수 진영에선 바른정당의 새 대표로 이혜훈 후보가 선출됨에 따라 한국당과의 연대 가능성이 더욱 희박해졌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혜훈 대표는 수락연설에서 "전국적으로 보수의 대수혈을 펼치겠다"며 지방선거부터 전진배치해 총선을 압도하고, 정권을 되찾아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을 겨냥해 "낡은 보수가 막장 드라마 경선을 치르고 있다"며 "골든크로스가 온다고 본다"고 말해 연대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에 진보 진영은 단일후보, 보수 진영은 복수 후보?

보수진영에선 1년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의 필승 전략 중 하나로 보수 2당의 연대 내지는 통합을 통한 '보수 후보 단일화'를 꼽고 있다. 그런데 이 대표는 한국당과의 통합보다 자강론에 힘을 실어왔기에 당분간은 보수2당이 각자도생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흐름으로 볼 때 국민의당 '조작 파문'은 진보 2당 간 통합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보수 2당은 '합당' 가능성이 더욱 멀어지고, 대선에 이은 '지방선거 필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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