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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청약열기…몰래 떴다방· 단속피한 야간중개업소 곳곳


입력 2017.06.27 06:00 수정 2017.06.27 06:37        원나래 기자

부동산 투기단속에 ‘눈치 보기’…숨은 거래 이어질 가능성도 여전

“혹시라도 단속이 뜰까 몸을 사리고 있지만, 요즘 같이 분양 시장이 대목일 때는 오히려 거래를 역으로 문의해 오는 사람도 있다.”(서울 강서구의 한 이동식 중개업소 박모씨)

“사무실 문을 닫은 지가 벌써 보름이 되간다. 괜히 문을 열었다가 봉변을 당할까 문을 닫고 있지만, 일부 부동산은 공무원이 퇴근하는 6시 이후에 문을 열거나 주말에 문을 열어 급한 일을 처리하기도 한다.”(서울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 김모씨)

강남구 개포동의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보름 가까이 문을 닫고 있다.ⓒ원나래기자 강남구 개포동의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보름 가까이 문을 닫고 있다.ⓒ원나래기자

6.19부동산대책에도 불구하고 대책 이후 주말 서울과 수도권에서 분양하는 견본주택에는 청약을 원하는 수요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는 오피스텔을 포함해 총 11곳의 견본주택이 문을 열었으며, 이 곳에 다녀간 방문객 수는 모두 18만명에 달했다.

여전히 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이전에 견본주택 주변에 진을 쳤던 떴다방(분양권 거래를 목적으로 한 이동식 중개업소)은 찾아볼 수 없었다. 대책 발표 열흘 전 분양한 신정뉴타운 1-1구역 재개발 단지인 ‘신정뉴타운 아이파트 위브’에는 20여명의 떴다방이 들어섰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분양권 불법거래 등 부동산 투기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의 부동산 거래가 사라졌다는 평가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불과 열흘 만에 떴다방이 사라졌다고 해 분양권 불법거래까지 순식간에 자취를 감췄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실상은 숨은 거래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다.

최근에 분양한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정부가 단속을 강화하면서 잠시 ‘눈치 보기’에 들어갔을 뿐 떴다방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대책 발표 전후로 분양한 아파트들 대부분이 초피(계약금 내기 전 분양권에 붇는 웃돈)만 이미 기본적으로 200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붙어 있는 상태인데 분양권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처럼 대놓고 파라솔이나 텐트를 치고 명함을 나눠주지는 못해도 숨어서 영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며 “만약 단속사실이 알려지면 사전에 이미 업자들 사이에 알려져 철수하기도 하는 등 알아서 거래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했다.

최근 정부의 합동 투기 단속반이 투입됐던 서울 강남구 개포동 인근 공인중개소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보름가까이 문을 닫고 있지만 공무원이 퇴근하는 오후 6시 이후에 문을 여는 공인중개소가 곳곳에 눈에 띈다. 일부 공인중개소는 공무원들이 근무하지 않는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영업을 하는 곳도 있다.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단속을 하는데 문을 열어놓고 대놓고 거래를 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이전처럼 다운계약이 많지도 않은 상황인데 다른 거래마저 끊겨 걱정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장점검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고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집중단속을 한다 해도 그때뿐이라 별 의미는 없는 것 같다”며 “지금 정부가 강력하게 의지를 드러내 자취를 감추고는 있지만 단속이 중단되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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