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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이 보낸 서복, 불로초를 구한 서귀포


입력 2017.06.25 07:42 수정 2017.06.25 08:23        데스크 (desk@dailian.co.kr)

<퇴직부부의 신나는 제주여행>

건강과 성 박물관~대포해안주상절리~새섬~서복전시관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015년 여름 한 달 동안 아내와 함께 전국일주 여행을 한 것을 그동안 매주 1회씩 연제한데 이어, 동년 12월 28일부터 2016년 1월 21까지 제주도에 25일동안 살면서 여행한 것을 앞으로 1주일에 하루씩 연재한다. 총 55일간의 여행기를 한꺼번에 보고 싶다면 서점에서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을 찾으시길...<필자 주>

【1.2(토), 여섯 번째 날】

건강과 성박물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각종 조각상.ⓒ조남대 건강과 성박물관 야외에 전시되어 있는 각종 조각상.ⓒ조남대

오늘은 서귀포와 중문단지 부근을 이틀째 관광하는 날이다. 8시쯤 집을 나서 중문단지 가는 도중에 있는 건강과 성 박물관에 들렀다. 야외에 남녀 돌 조각상을 많이 만들어 놓아 분위기를 대강 짐작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아침 이른 시간이라 관광객이 많지는 않았다. 내부는 성과 건강에 대해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 국내외의 다양한 사진과 물건 및 조각 등을 많이 수집하여 전시해 놓았다. 젊은 연인들이 관람을 많이 오지만 민망스러운지 후다닥 건성으로 보고 나간다. 제주도에는 성과 관련한 전시관이 3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러브 랜드’와 ‘세계 성 문화박물관’은 이전에 관람을 한 바 있다. 각 전시관 마다 나름대로 특성 있게 꾸며놓은 것 같다.

천연기념물 제443호인 중문대포해상주상절리대.ⓒ조남대 천연기념물 제443호인 중문대포해상주상절리대.ⓒ조남대

다음은 중문단지 안에 있는 중문 대포해안주상절리대로 갔다. 이 주상절리는 2005년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되었는데 중문동과 대포동 사이 해안선을 따라 2㎞에 걸쳐 발달하여 있단다. 최대 높이 25m에 달하는 수많은 다각형의 기둥 모양의 암석이 규칙적으로 형성되어 있다.

벌써 주차장에는 많은 차가 모여 있다. 오래전에 와 본 곳이지만 새롭다. 과거에 왔을 때는 대단히 웅장한 것 같았는데 그동안 풍화작용에 의해 무너진 것인지 규모가 좀 작아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도 우리나라 주상절리 중에서는 제일 규모가 크고 웅장한 것 같다. 쭉 둘러보고 난 다음 천지연폭포로 가는 도중에 한라봉을 사기 위해 며칠 전 한라봉을 구입한 선귀한라봉농원을 찾아갔다.

지난번 구입한 한라봉을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도중에 먹었는데 맛이 환상적이다.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한라봉보다 맛이 좋다. 약간 신맛이 있으면서도 달콤한 것이 입맛에 딱 맞는다. 그래서 다시 구입한 장소로 찾아간 것이다. 주인에게 다시 전화해서 주소를 정확히 알아본 다음 내비게이션에 입력해서 찾아갔다.

인정 많고 예쁜 주인 아주머니가 반갑게 맞이해 준다. 주인 아저씨와 함께 맛보기 귤을 먹으며 이것저것 이야기하다 보니 아주머니께서 고구마를 삶아주어 먹으며 우리가 제주도에 여행 온 이유 등을 설명하니 상당히 부러워하신다. 이야기하다 보니 커피도 내 오셔서 마시며 한참을 이야기하다 사돈 두 집과 아들과 딸 등 네 집에 2만 5000원하는 한라봉 한 박스 씩을 배달시키고 우리가 먹을 한라봉도 구입했다. 주인아주머니께서 우리가 오가며 먹을 귤을 보너스로 푸짐하게 주셔서 고맙게 받아들고 나왔다. 제주도에 머무는 동안 또 시간 되면 들리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헤어졌다.

높이 22m, 너비 12m인 천지연폭포의 웅장한 모습.ⓒ조남대 높이 22m, 너비 12m인 천지연폭포의 웅장한 모습.ⓒ조남대

다시 동쪽으로 조금 이동하여 천지연폭포를 방문했다. 그동안 본 폭포 중에서 높이와 물의 양으로 봐서 제일 멋있는 폭포다. 폭포의 높이는 22m이고 너비는 12m이며, 연못의 깊이는 20m에 이른단다. 연못 속에는 신령한 용이 살아 있어 가뭄이 들 때 기우제를 지내면 비가 내렸다는 전설이 있단다.

신혼 여행 때 와 본 것 같았는데 30년이 더 지나서 다시 찾아왔지만 옛 기억이 난다. 옆에서 현지인 같은 사람의 설명에 의하면 한라산 중턱에 많은 골프장이 개발되는 등 여러 가지 공사를 하는 관계로 인해 토사가 밀려 내려와 20m가 넘던 천지연폭포의 연못 깊이가 지금은 거의 메워져 연못 한가운데 모래섬이 생겼을 정도로 되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상당히 설득력 있는 설명인 것 같다.

차는 천지연폭포 주차장에 세워두고 바로 옆에 있는 새섬으로 갔다. 새섬은 초가지붕을 잇는 ‘새(띠)’가 많이 생산되어 ‘새섬’이라고 한단다. 조선조 중엽부터 개간하여 농사를 지었으며, 1960년대 중반까지 사람이 거주하였단다. 2009년에 새연교가 가설되어 이제는 걸어서 다닐 수 있게 되었다. 멋있게 생긴 다리를 건너 새섬에 도착하여 일주하는 산책로를 따라 30여 분 정도 걸었다. 별 특별한 시설은 없이 자연 그대로다.

천지연폭포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거리에 정방폭포가 있어 방문했다. 표를 구입하고 입구에 들어서자 웅장한 정방폭포가 눈에 확 들어온다. 대단한 높이다. 밑으로 내려가니 물방울이 튀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등 지금까지 제주도에서 본 폭포 중에서 제일 높고 웅장한 모습이다. 또 정방폭포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3호로, 수직 절벽에서 곧바로 바다로 떨어지는 동양 유일의 폭포란다. 높이는 23m이고 너비는 10m이며, 영주 10경의 하나란다. 중국 진나라 시황제의 사자 서불이 한라산의 불로장생초를 구하러 왔다가 정방폭포를 지나며 ‘서불과지(徐巿過之)’라 새겨놓고 서쪽으로 떠났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기도 하단다.

서복전시관 안내 및 홍보 플래카드.ⓒ조남대 서복전시관 안내 및 홍보 플래카드.ⓒ조남대
서복전시관에서 바라 본 서귀포 앞 바다.ⓒ조남대 서복전시관에서 바라 본 서귀포 앞 바다.ⓒ조남대
서복전시관 앞에 세워진 이 돌은 2007년 원자바오 총리의 휘호를 산동성정부가 돌에 새겨 제주도에 기증한 것이란다.ⓒ조남대 서복전시관 앞에 세워진 이 돌은 2007년 원자바오 총리의 휘호를 산동성정부가 돌에 새겨 제주도에 기증한 것이란다.ⓒ조남대
서복전시관 입구 모습.ⓒ조남대 서복전시관 입구 모습.ⓒ조남대

정방폭포를 나오자 바로 옆에 서복전시관이 있다. 정방폭포 입구에 2005년 7월 22일에 중국 시진핑 주석이 절강성 당서기일 때 방문한 곳이라면서 서복전시관을 방문하면 승진한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홍보 간판을 붙여 놓았다. 관광객들의 발길을 은근히 이끄는 좋은 홍보 문구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도 들러 보았다.

서복전시관은 진시황이 처음으로 천하를 통일한 후 BC 219년(진시황 28년) ‘서복’이라는 신하에게 불로장생약을 구하러 동쪽으로 보낸 데 이어, BC 210년(진시황 37년)에 신하 3천여 명과 오곡 종자와 여러 기술자를 싣고 바다를 건너 불로장생약을 구해오도록 했는데 서복은 불로초를 구한 후 서귀포 앞바다 정방폭포 암벽에 ‘서불과지(徐巿過之:서복이 이곳을 지나갔다)’라는 글자를 새겨놓고 서쪽(중국)으로 돌아갔단다. ‘서귀포(西歸浦)’라는 지명도 ‘서복이 돌아간 포구’라고 불리다가 ‘서쪽으로 돌아간 포구’라고 전해진단다.

전시관 입구에는 ‘徐福公園’이라는 휘호가 새겨진 아주 큰 돌이 있는데, 이 돌은 2007년 4월 10일에 중국 원자바오 총리가 한중 수교 15주년인 ‘한중 교류의 해’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을 때 한중 친선협회 이세기 회장이 원자바오 총리에게 서복 공원을 기념하기 위해 휘호를 부탁했는데, 2007년 6월 22일 산동성 정부에서는 이 휘호를 전달받아 돌에 새겨 제주도에 기증하였단다.

서복전시관을 관람하니 4시 반이 넘었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상효원으로 출발했다. 5시가 조금 넘으니 벌써 어둑어둑해진다. 매표소에 들어갔더니 5시까지 입장 마감이고 6시까지 퇴장해야 한다고 해서 내일 다시 오기로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은 또 1115번 제2산록도로를 통해 왔다. 1115번 도로는 아주 매력적이다. 신호등이 없는 데다 수 ㎞ 씩 쭉 뻗어있어 시원하게 달릴 수 있다. 최고속도는 70㎞ 정도이지만 앞에 차가 없을 때는 좀 더 달릴 수 있지만 과속하는 차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아마 주변의 멋진 풍경을 감상하면서 달리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또 교차로는 차가 많지 않은 관계로 로터리식으로 만들어져 있어 속도만 좀 줄일 뿐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어 서귀포에서 서쪽인 한경면에 있는 숙소까지 오는 데는 아주 좋다. 요즈음은 하루 운행 거리가 100여 ㎞ 정도 되는 것 같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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