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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시장서 저렴한 공사비 승부수 던진 중견사들, 결과는 줄줄이 고배


입력 2017.06.22 06:00 수정 2017.06.22 06:17        권이상 기자

방배14구역서 호반건설 롯데건설에 밀려 시공권 확보 실패

계림2구역은 동양건설산업 현대산업개발·SK건설 컨소시엄 문턱 넘지 못해

눈 앞 이득보다는 준공 후 자산가치 예상이 시공사 선정 좌우

지난 17일 광주 계림2구역 시공권을 두고 동양건설산업이 선전을 펄쳤지만, 대형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미지는 광주 계림2구역 재개발 사업 투시도. ⓒ재개발조합 지난 17일 광주 계림2구역 시공권을 두고 동양건설산업이 선전을 펄쳤지만, 대형사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미지는 광주 계림2구역 재개발 사업 투시도. ⓒ재개발조합


도시정비시장에서 대형건설사에 맞서 저렴한 공사비로 승부수를 띄운 중견건설사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중견사들은 저렴한 공사비 감수하면서 공사를 따내 입지를 굳힐 계획이었지만, 우월한 브랜드 파워를 가진 대형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조합원들에게는 당장의 이득보단 브랜드 등에 따른 향후 자산가치 상승여부가 시공사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분석한다.

21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형건설사들이 주도하는 도시정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중견사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치른 서울 방배14구역 재건축과 광주 계림2구역 재개발 사업에서 잘 나타났다.

우선 서울 방배14구역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975-35일대 단독주택을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지하 3층~지상 11층 11개동 460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이 중 231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다. 총 공사금액은 1153억원이다.

방배14구역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 추진단지 중 가장 먼저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적용한 사업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에서는 호반건설이 롯데건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각사가 제안한 사업제안조건 중 3.3㎡당 공사비를 살펴보면, 호반건설은 479만원, 롯데건설은 492만원을 제시해 호반건설이 13만원 저렴한 공사비를 제시했다. 공사기간은 호반건설이 실착공후 27개월, 롯데건설이 실착공후 26개월로 롯데건설이 1개월 앞선다.

조합은 시공사 선정총회 결과에 따라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조합 관계자는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건설사 지원을 받아 관리처분 등의 후속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합과 롯데건설은 ▲올 7월 사업시행인가 ▲12월 관리처분인가 신청 ▲2018년 2월 관리처분인가 ▲2018년 3월∼2019년 6월 이주 및 철거완료(이주 10개월, 철거 4개월) ▲2019년 7월 착공 및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같은 날 광주 계림2구역에서는 동양건설산업과 현대산업개발·SK건설 컨소시엄, 롯데건설 등이 시공권을 두고 각축전을 벌였다. 계림2구역은 8만6661㎡ 부지에 용적률 234.11%를 적용, 최고 27층 아파트 1715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재개발사업이다. 현재 조합원은 441명이다.

각 건설사가 제시한 사업제안조건을 살펴보면, 3.3㎡당 공사비로 ▲동양건설산업 384만8000원 ▲현산·SK 컨소시엄 408만9000원 ▲롯데건설 413만5000원을 제안했다.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현대산업개발과 SK건설 컨소시엄이 광주 계림2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권을 따냈다.

조합 관계자는 “이날 총회에서 참석 조합원 434명 중 319명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은 현대·SK프리미엄사업단이 경쟁사들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냈다”며 “조합원들의 원활한 이주를 돕기 위해 이사비로 세대당 5000만원을, 기본이주비로 1억5000만원을 각각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정비사업시장에서 중견사들이 대형사의 벽을 넘지 못하는 경우는 종종 일어나는 편이다.
실제 지난 4월 부산 대연2구역 재건축에서는 신동아종합건설이 현대엔지니어링에 맞서 시공권 확보를 시도했지만, 결국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권을 확보했다.

또 양정3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는 각각 중견사가 대형사에 맞서 저렴한 공사비를 제시했지만, 수주전에서는 대형사가 손쉽게 승리한 사례가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서울·수도권은 이미 대형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상태로 중견사들의 진입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라며 “소규모 단지나 브랜드에 상관 없이 사업성을 많이 따지는 단지를 제외하고는 정비사업을 수주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 그는 “일반적으로 조합원들은 당장 눈앞에 이득보다는 공사가 끝난 후 자산가치 상승을 고려해 브랜드 파워에서 우위를 점하는 건설사에 지지의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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