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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분쟁 끝나니 기술전쟁…현대중-대우조선 LNG선 쟁탈전


입력 2017.06.20 06:00 수정 2017.06.20 07:03        박영국 기자

고부가가치 선종에 시장 전망도 밝아

현대중공업이 울산 본사에 구축한 'LNG선 종합 실증설비'(왼쪽)와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고망간강 LNG저장탱크 '맥티브'.ⓒ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울산 본사에 구축한 'LNG선 종합 실증설비'(왼쪽)와 대우조선해양이 개발한 고망간강 LNG저장탱크 '맥티브'.ⓒ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국내 조선업체들간 LNG(액화천연가스)선 수주전이 격화되고 있다. 한동안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LNG 증발가스 부분 재액화 시스템(PRS)’ 관련 특허분쟁이 지난달 국내 대법원 최종 판결로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이젠 선주들에게 성능과 안전성을 어필하는 ‘기술전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9일 업계 최초로 울산 본사에 실물 규모의 ‘LNG선 종합 실증설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선주들이 LNG선 핵심설비들의 성능과 안전성을 직접 검증할 수 있도록 일종의 테스트 시설을 마련한 것이다.

그동안 현대중공업은 LNG연료공급시스템 실증설비를 운영해 왔지만 이번에 LNG재기화시스템 실증설비까지 갖추면서 업계 유일의 종합 실증설비를 갖추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이 설비를 통해 선주들에게 자사의 기술력을 입증함으로써 수주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이 실증설비를 통해 자체 개발한 LNG연료공급시스템(제품명: Hi-GAS)의 성능을 입증해 이 기술을 장착한 17만6000㎡급 고성능 LNG운반선을 수주, 지난해 9월 인도했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8일 LNG선의 안전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LNG저장탱크 관련 신기술을 공개하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대오조선해양이 ‘맥티브(MCTIB®/High Manganese steel Cargo Tank Independent Type-B)’로 명명한 이 기술은 기존 알루미늄합금을 주로 사용하던 LNG 저장탱크를 고망간강으로 대체한 게 특징이다.

대우조선해양은 포스코 및 5대 주요선급(ABS/BV/DNVGL/KR/LR)과 함께 지난 2010년 ‘극저온용 고망간강재 및 용접재 공동개발프로젝트’를 발족한 바 있으며, 5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지난 2015년 고망간강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고망간강을 적용한 LNG저장탱크를 개발하고 최근 최종단계인 실물모형테스트(Closed Mock-up Test)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실제 선박에 적용하기 위한 최종준비를 마쳤다.

고망간강을 적용한 맥티브는 그간 일본에서 사실상 독점으로 공급해 온 제품에 비해 안전성이 우수하며, 외부충격에 강하고 공간을 최적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제작에 필요한 비용이 절반수준으로 줄어 원가경쟁력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맥티브 개발로 LNG선 수주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선업계가 이처럼 LNG 관련 기술력 강화에 열을 올리는 것은 현재로서는 LNG선이 가장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다.

조선 업황 부진이 수 년째 계속되고 있고, 한 번에 거액의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고가의 해양플랜트 역시 저유가로 발주 소식이 뜸하다. 게다가 조선 빅3 모두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부실로 심각한 타격을 입은 전례가 있기 때문에 EPC(일괄건조) 방식 수주는 되도록 피하고 있다.

LNG운반선은 해양플랜트만큼은 아니지만 상선 중에서는 부가가치가 가장 큰 선종에 속한다. 원양 항로를 운항하는 17~18만㎥급 LNG운반선의 척당 가격은 2억달러 수준으로, 컨테이너선 중 가장 규모가 큰 2만TEU급보다 비싸다.

대우조선해양이 야말(Yamal)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주한 쇄빙 LNG선의 경우 척당 3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시장 전망도 밝은 편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전체 조선 시황은 금방 회복되지 않더라도 LNG선 시장은 빠르게 호황으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각국의 환경 규제로 LNG 운송 수요가 확대됨에 따라 LNG선 발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의 조선·해운분석기관 클락슨은 지난 3월 보고서에서 LNG선 발주량이 올해 18척에서 2019년부터 연평균 31척 수준으로 7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LNG 수요 확대에 따라 2020년이면 지금의 과잉선박을 소화하고도 남는 추가 LNG선 수요가 발생한다고 여러 연구기관들이 예상하고 있다”면서 “3년의 건조 기간을 감안하면 2017년부터는 LNG선 발주가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LNG 관련 기술은 LNG운반선 뿐 아니라 LNG연료를 사용하는 컨테이너선이나 유조선과 같은 다른 선종이나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 등 해양플랜트에도 적용해 수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조선업계의 주요 화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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