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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 굴욕? 당돌한 코빙턴, 어디까지 뻗나


입력 2017.06.20 00:06 수정 2017.06.21 17:27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UFC 파이트 나이트 압도적 판정승..웰터급 대물의 기운

타격-주짓수 보완하면 상품성과 함께 가치 솟을 듯

[UFC]동료 마스비달 평가대로 코빙턴은 김동현을 압도했다. ⓒ 게티이미지 [UFC]동료 마스비달 평가대로 코빙턴은 김동현을 압도했다. ⓒ 게티이미지

“내 매력에 빠져 있지 말고, 나를 이길 파이터 빨리 데려와라.”

아시아 최다승을 노리던 김동현(36)에게 패배를 안긴 콜비 코빙턴(29미국)이 18일(한국시각) 자신의 SNS를 통해 UFC 화이트 대표, UFC 매치 메이커 션 셸비를 겨냥해 날린 트윗이다.

당돌하다. 코빙턴이 김동현과의 ‘UFC 파이트나이트 111’ 웰터급 매치에 앞서서도 승리를 확신하며 다음 상대로 전 라이트급 챔피언 출신의 하파엘 도스 안요스, 웰터급 챔피언 타이론 우들리를 거론했다. 코빙턴의 힘과 레슬링 기량을 점검한 전문가들이 “김동현에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예상할 때도 트래시 토크를 뱉는 치기어린 파이터라는 이미지가 더 짙었다.

경기 후 그를 향하는 시각이 달라졌다. 랭킹에도 올라오지 않았던 코빙턴은 17일(한국시각) 싱가포르 실내체육관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11’ 웰터급 매치에서 ‘랭킹 7위’ 김동현을 경기 내내 압박하더니 심판전원일치 판정승(30-25/ 30-27/ 30-27)을 거뒀다. 채점 결과에서도 드러나듯 압승으로 4연승을 이어갔다.

UFC 웰터급에서 잔뼈가 굵은 김동현은 결코 녹록한 상대가 아니다. ‘매미권’을 앞세워 웰터급에서도 데미안 마이아에 이어 정상급 그래플러로 분류되는 파이터다.

13승3패(1무효)로 꾸준히 UFC 웰터급에서 랭킹 10위권에 자리해온 김동현은 경험도 풍부하다. 챔피언 우들리, 랭킹 1위 마이아, 전 챔피언 콘딧 레벨의 파이터들이 김동현에게 패배를 안겼다.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랭킹상 김동현은 코빙턴을 원하지 않았다. 이겨봐야 득이 될 것도 없고, 지면 손해만 보는 매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빙턴은 그저그런 유망주가 아니었다. 아메리칸 탑팀 소속의 코빙턴은 혀만 굴리는 빈 파이터가 아니었다. 알찼다.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레슬링 디비전1에서 5위까지 오른 엘리트 레슬러답게 레슬링이 정말 뛰어났다. 미들급 랭킹 1위 요엘 로메로가 레슬링 훈련 파트너였다.

맞대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절친한 훈련 파트너이자 웰터급 랭킹 4위 호르헤 마스비달은 “단순한 레슬러 그 이상이다. 테이크다운은 물론 타격 기술도 향상되고 있다. 힘도 매우 좋다”고 극찬하며 김동현전 승리를 확신했다.

동료 마스비달 평가대로 김동현을 앞섰다.

UFC 웰터급 김동현. ⓒ 게티이미지 UFC 웰터급 김동현. ⓒ 게티이미지

코빙턴은 김동현을 바닥으로 몰고 갔고, 김동현이 어렵게 일어나는 양상이 반복됐다. 끊임없이 테이크 다운을 노렸다. 의외의 공격들로 김동현을 압박하며 반격을 차단했다. 끈질긴 클린치 레슬링을 뜯어내고 전진 압박을 하려하면 펀치에 노출됐다. 유도 메치기 기술도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1,2라운드를 뒤진 김동현은 타격으로 반전을 꾀하려던 김동현은 코빙턴 경기운영 능력에 말려 뒤집지 못했다. 랭킹 톱10에 드는 강자와의 대결 경험이 없는 파이터가 이런 경기력을 보였으니 UFC 팬들도 흠칫 놀랐다.

김동현의 패배를 “랭커도 아닌 파이터에게 굴욕을 당했다”고 표현하기 어려운 이유다. 전문가들이 경기를 앞두고 ‘랭커도 아닌’ 코빙턴을 탑독으로 지목했던 이유를 알 수 있는 경기력이다.

“라울러, 우들리와의 스파링 대결에서도 이겼다”고 주장한 코빙턴이 당장 우들리 마이아 콘딧 레벨의 강자를 깨기는 어려워 보이지만 본인 말대로 훌륭한 코치들이 있는 아메리칸 탑팀에서 타격을 보완하고 주짓수를 연마한다면 ‘대물’이 될 수도 있다.

지금의 트래시 토크가 승리와 궤를 같이한다면 매력 요소가 되어 상품성도 높아질 수 있다. 조금 더 갈고 닦는다면 도약의 끝을 예단할 수 없다. 지금의 기세와 끓는 잠재력으로 UFC 어디까지 손을 뻗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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