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전력 뒤지는 UFC 코리안 파이터 '전략부터'


입력 2017.06.19 16:36 수정 2017.06.21 14:1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싱가포르 대회 출전한 3명의 파이터 모두 패배

경기 중 바꾸는 상대 작전에 대응할 전략 절실

[UFC]최두호, 곽관호 등은 상대가 거칠게 인파이팅을 시도하자 이를 악물고 맞불을 놓았다.ⓒ 게티이미지 [UFC]최두호, 곽관호 등은 상대가 거칠게 인파이팅을 시도하자 이를 악물고 맞불을 놓았다.ⓒ 게티이미지

코리안 파이터들의 대거 출격으로 관심을 모았던 'UFC 파이트 나이트 111'은 실망 그 자체였다.

김동현(36·부산팀매드), 곽관호(28·코리안탑팀), 김지연(28·소미션스주짓수) 등 3명이 모두 패배의 쓴잔을 들이켰기 때문이다. 김동현의 아시아 최다승은 좌절됐고, 곽관호-김지연의 첫 승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데뷔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곽관호는 러셀 돈(31·미국)을 앞에 놓고 자신만만하게 옥타곤에 들어섰다. 돈은 4연패 수렁에 빠져 퇴출 위기까지 몰린 파이터다. 곽관호의 승리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곽관호는 초반 펀치와 킥을 잘 살리며 정타를 꾸준히 넣었지만 돈의 기세에 밀리며 나가떨어졌다. 펀치와 빰클린치 니킥을 허용하며 케이지 구석에 몰린 상태에서 연타를 맞고 무릎을 꿇었다. 1라운드 4분 9초 만에 당한 TKO패.

아시아 무대에서 펄펄 날던 김지연 또한 루시 푸딜로바(22·체코)에 분패했다. 3라운드에 접어들 때만 해도 승리의 기대가 컸지만, 푸딜로바의 허를 찌르는 전략적 움직임에 승리를 내줬다.

이쯤 되니 코리안 파이터들의 전략 부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비단 싱가포르대회 뿐만 아니라 대부분 파이터들에게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UFC 신인 곽관호, 김지연은 심리적 압박이 큰 옥타곤에서 스스로 경기를 풀어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무엇보다 전략이 중요하다. 최고의 전략가로 통하는 그렉 잭슨과 같은 코치를 원하는 것도 아니다. 최소한 ‘학습 효과’가 있어야 하는데 매번 같은 방식으로 지고 있다다는 점이 안타깝다.

현대 격투기는 전략 싸움이다. 예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전력 차가 크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것 못지않게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할 수 있는 전략은 승패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케이지에서는 둘이 싸우지만 실질적으로 양쪽 코치들도 함께 싸우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최근 UFC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코리안 파이터들의 공통점은 이른바 ‘두 번째 전략의 부재’다. 장기인 그래플링에서 밀리며 쓴맛을 봤던 김동현은 어쩔 수 없겠지만, 경기를 잘 풀어나가다 상대의 작전 변경에 허탈하게 무너진 선수가 너무 많다.

최근 국내 탑 파이터 중에는 거리 싸움을 잘하는 유형이 유독 많다.

상대의 제2옵션에 흐름을 넘겨준 최두호, 함서희, 곽관호는 빼어난 타격을 바탕으로 거리를 두며 피하고 때리는데 능하다. 상대했던 컵 스완슨, 다니엘 테일러, 러셀 돈은 타격이 우수하지만 초반 최두호, 함서희, 곽관호와의 깔끔한 타격 공방전에서 밀린 것이 사실이다.

[UFC]뛰어난 기량을 지닌 임현규도 전략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 게티이미지 [UFC]뛰어난 기량을 지닌 임현규도 전략에서 아쉬움을 남겼다는 지적을 받았다. ⓒ 게티이미지

전장에서 흐름을 넘겨주면 필패다. 분위기를 파악하고 전략을 수정하는 것도 능력이다. 그들은 코리안 파이터들과의 거리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자 즉시 2옵션으로 카드를 바꿔버렸다.

터프하고 공격적으로 치고 들어가 거리싸움을 펼치기 어렵게 만들어버린 것이다. 최두호, 함서희, 곽관호 등은 상대의 전략 변화에 흐름을 넘겨줬다. 코치도 대응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멘탈 지적도 있다. 최두호, 곽관호 등은 상대가 거칠게 인파이팅을 시도하자 이를 악물고 맞불을 놓았다. 투지도 좋지만 흐름이 넘어간 상태에서 상대의 영역에서 치고받는 것은 영리하지 못하다.

장점은 스피드를 살려 빈틈을 공략하는 것이라 상대가 전략적으로 진흙탕 싸움을 걸면 방어에 집중하거나 멀찌감치 피하면서 흐름을 끊을 필요가 있다. 물러서지 않고 같이 때리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임현규 경기에서 남았던 아쉬움이 대표적이다.

국내 격투기 역사는 길지 않다. 양과 질적으로 세계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다수의 UFC 파이터들을 배출한 것은 자랑스럽지만 결과적으로 전략의 연구가 부족했다.

UFC 무대에서 전력에서 앞서는 경우는 많지 않아 먼저 전략을 바꿔 허를 찌르고, 상대가 새로운 전략을 들고 나오면 적절히 대응해야한다. 전략의 시대가 도래한 현대 MMA에서 코리안 파이터들에게 시급하고 절실한 부분이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김종수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