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슈틸리케 후임, 제2의 홍명보는 곤란하다


입력 2017.06.15 07:41 수정 2017.06.15 15:4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기술위, 슈틸리케 경질 쪽으로 가닥 잡아

준비 덜 된 홍명보 선임 재연돼서는 곤란

슈틸리케 후임으로 신태용 감독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슈틸리케 후임으로 신태용 감독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 연합뉴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이 경질될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술위원회 회의를 열고 슈틸리케 감독의 거취를 논의한다. 사실상 경질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와 함께 슈틸리케 감독을 선임한 이용수 기술위원장도 동반 사퇴를 시사했다.

앞서 지난 4월,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슈틸리케 감독 재신임을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중국 원정 패배로 분위기가 침체됐고, 감독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그럼에도 당장 새로운 사령탑을 구하기 어려웠던 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마지막 기회를 부여했다. 하지만 결과는 이라크와의 친선전 무승부와 이번 카타르전 패배였다.

그러면서 벌써부터 하마평에 오르는 인물들이 있다. 가장 주목을 받는 이는 허정무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다.

허정무 부총재는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사상 첫 원정 16강을 이끈 전력이 있다. 여기에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허정무 부총재가 위기의 한국 축구를 구원할 적임자인지에 대해서는 수많은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일단 허 부총재는 2012년 4월 인천 유나이티드를 끝으로 5년 넘게 현장과 담을 쌓았다. 급변하는 세계 축구의 전술을 제대로 대처할지부터 걱정이 앞선다.

젊은 사령탑인 신태용과 최용수도 물망에 오른다.

신태용 감독은 최근 끝난 U-20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16강에 올려놓았다. U-20 대표팀을 맡기 전까지 슈틸리케 감독을 보좌했다는 점에서 현재 선수들의 장, 단점을 잘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U-20 월드컵에서 드러났듯 전술의 기복이 심하다는 점이 우려된다.

최용수 감독은 최근 중국 슈퍼리그 장쑤의 지휘봉을 놓았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에 지도자로도 성공적인 길을 밟았기 때문에 대표팀을 맡겨도 손색없는 인물이다. 하지만 단기전에 능해야 하는 대표팀에서 코치로서의 경험이 없다는 걸림돌이 있다.

지금의 대표팀은 4년 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축구대표팀은 조광래 전 감독을 경질한 뒤 아무런 대책 없이 급하게 최강희 전북 감독을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이른바 시한부 감독이었다. 최 감독은 최종예선 통과라는 숙제를 풀어낸 뒤 약속대로 사퇴했다.

4년 전 홍명보 감독은 준비가 덜 된 상황이었다. ⓒ 데일리안 4년 전 홍명보 감독은 준비가 덜 된 상황이었다. ⓒ 데일리안

다음이 문제였다. 축구협회는 여전히 답을 내놓지 못했다. 급하게 스타 출신 홍명보가 낙점됐다. 월드컵 본선을 정확히 1년 앞두고 내려진 결정이었다. 선임 이유는 단 하나, 1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기 때문이었다.

홍 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후 한국 축구는 표류하게 된다. 이른바 ‘의리 축구’ 논란에 시달렸고, 한 수 아래라던 알제리전에서는 무전술로 일관하다 4골을 얻어맞고 침몰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준비가 덜 된 상황이었다. 감독 본인의 부족한 능력도 문제였지만 주먹구구식으로 감독에 모든 짐을 떠안긴 협회는 그저 뒤에서 지켜볼 뿐이었다. 그렇게 한국 축구는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도자 하나를 잃었다.

한국 축구는 그로부터 4년 뒤 똑같은 상황에 직면해있다. ‘젊은 피’ 신태용과 최용수가 대표팀이라는 무거운 짐을 질 준비가 됐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걱정부터 앞선다. 이들 두 감독은 명장이 되기 충분한 자질을 갖추고 있다. 섣부른 선택이 또 한 번의 비극을 낳는 것은 아닐지, 우려의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