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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서울 심장부 '용산4구역'…참사 아픔 딛고 주거활기 불어넣을까


입력 2017.06.13 11:44 수정 2017.06.13 18:10        박민 기자

30일 견본주택 오픈 예정…평균 분양가 3.3㎡당 3500만~3800만원 전망

HUG 중도금 집단대출 보증제한으로 수요자들 대출 부담 우려

서울 용산구 한강로 3가 국제빌딩 주변 4구역 '용산 센트럴파크 효성해링턴 스퀘어' 부지 현장.ⓒ데일리안 박민 기자
서울 용산구 한강로 3가 국제빌딩 주변 4구역 '용산 센트럴파크 효성해링턴 스퀘어' 부지 현장.ⓒ데일리안 박민 기자

용산역세권…각종 개발사업으로 신도시로 변모

서울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투자열기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서울의 심장부인 용산에서 1000가구 넘는 대규모 단지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 채에 수십억원에 달하는 고가 주상복합단지인데, 강남권 투자 열기가 용산까지 옮겨 붙을지 관심사다.

특히 해당 사업장은 과거 사업추진 과정에서 철거민과 경찰이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가 있었던 곳인만큼 상흔을 딛고 용산 주거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는 주역이 될 지 기대가 크다.

지난 9일 찾은 서울 용산구 용산역세권 일대는 국제업무지구의 위용을 갖춰나가는데 정신이 없었다. 주변 곳곳에 커다란 펜스가 둘러쳐져 있었고, 그 안으로 자재를 실은 덤프트럭 등 공사차량이 쉼없이 드나들었다. 4호선 신용산역을 나와 한강대로를 따라서는 즐비하게 늘어선 고층건물들이 아찔한 높이를 자랑하며 용산역세권의 스카인라인을 새롭게 그리고 있었다.

LS용산타워 옆에는 아모레퍼시픽 본사 건물이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건설 중인데, 22층 높이에 연면적만 15만9905㎡ 규모로 압도적인 크기였다. 최고 40층의 '래미안용산더센트럴'은 준공을 마치고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39층의 '용산푸르지오써밋'은 오는 8월 입주를 예정하고 있다. 두 단지 사이 용산역 앞에는 폭 85m, 길이 90m의 미디어광장이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이처럼 용산은 최근 대기업 신사옥, 고층 주상복합 등이 속속 들어서면서 번쩍이는 신도시의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부동산 시장도 주변 환경이 변하면서 활기가 돌고 있다. 한국감정원 아파트시세에 따르면 용산구 아파트값은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에 이어 4번째로 높다. 지난 1년간(2016년 5월~2017년 6월) 7%나 올랐다.

용산에 각종 개발기대감이 큰 가운데 핵심입지에 위치한 한강로 3가 '용산4구역(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도 대규모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오는 30일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설 예정이며, 신용산역 2번 출구 대로변에 분양홍보관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날 평일 낮시간대에 50~60대로 보이는 중년층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다녀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당초 이 사업은 지난 2009년 용산참사 이후 기존 시공사들이 계약을 해지하면서 사업이 중단, 파산까지 몰리는 위기를 겪은바 있다. 그러다 2014년 서울시가 사업정상화를 위해 공공지원에 나서면서 다시 본궤도에 올랐고, 2015년 효성을 새 시공사로 선정, 8년만에 분양을 맞게 됐다.

용산역 광장에서 정면으로 바라본 용산4구역 모습. 낮은 저층의 건물은 아직 철거전으로 상가가 운영중이다.ⓒ데일리안 박민 기자 용산역 광장에서 정면으로 바라본 용산4구역 모습. 낮은 저층의 건물은 아직 철거전으로 상가가 운영중이다.ⓒ데일리안 박민 기자

용산4구역 대로변에 자리한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분양 홍보관.ⓒ데일리안 박민 기자 용산4구역 대로변에 자리한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 분양 홍보관.ⓒ데일리안 박민 기자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분양가 3.3㎡당 3500만~3800만원 예상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는 용산 일대에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로 용산내에서도 손꼽히는 곳이다.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 역세권 단지로, 1호선과 4호선, KTX, ITX를 이용 가능하며, 용산~신사~강남을 잇는 신분당선 연장사업도 진행 중으로 향후 교통 요충지로서 더욱 각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근 용산 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이 오는 2018년 말로 가시화 되고 이태원동 유엔(UN)사 부지가 공개 매각 절차를 밟으면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4만여㎡ 규모의 용산미군기지 땅에 한국판 센트럴파크를 목표로 '용산민족공원' 조성 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개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다.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는 아파트와 문화시설, 공원이 조화를 이루는 주거·상업·문화복합지구로 조성된다. 사업부지 총 5만3066㎡에 ▲주상복합 아파트 5개동(31~43층) ▲업무시설 1개동(34층) ▲공공시설(5층), 종교시설(5층) 등이 들어선다. 특히 단지 앞에는 광화문 광장 크기의 문화공원, 용산파크웨이(1만7615㎡)를 짓는다.

단지는 총 1140가구 중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는 임대아파트 194가구를 제외한 946가구가 공급된다. 이중 조합원 물량 259가구를 제외한 687가구가 일반에 분양될 예정이다. 주택형별로 ▲92㎡A·B·C (구 39평) 총 72가구 중 57가구 ▲102㎡(43평) 288가구 중 238가구 ▲114㎡A·B(48평) 508가구중 371가구 ▲135㎡(57평) 68가구 중 21가구 등이다.

무엇보다 관심사는 분양가다. 과거 이 지역은 자본의 논리만을 앞세워 무리하게 철거를 감행하다 6명의 사망자라는 상흔을 남긴 만큼 자칫 지나친 이윤만을 고집하거나 투기지역으로 변질될 경우 여론의 눈총을 받을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일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층과 한강조망에 따라 평균분양가가 3.3㎡당 최소 3500만원에서 최대 3800만원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예컨대 전용 114㎡AB(48평)의 경우 16억8000만원에서 18억2000만원 정도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인근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년전에 고급주상복합 단지로 공급했던 래미안용산 더센트럴과 푸르지오써밋이 분양 당시 3.3㎡당 2500~3000만원선이었다"면서 "최근 입주를 앞두고 물건이 많이 나오지 않는 상황인데다 일부 로얄층은 평당 3800만원 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용산4구역은 평당 3500만원을 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현재 한강로 2가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보이는 단지는 '아스테리움 용산'(2012년 7월 입주)이다. 이 단지는 용산4구역과 인접해 있는데 한강조망이 나오는 일부 주택형은 집주인이 부르는 가격이 평당 4000만원이라는게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를 보면 최근 전용 130㎡가 18억원, 전용 141㎡가 19억원대에서 실거래가 이뤄졌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 들어선 주상복합단지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 전경.ⓒ데일리안 박민 기자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에 들어선 주상복합단지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 전경.ⓒ데일리안 박민 기자

용산구 한강로 2가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아스테리움 용산' 전경.ⓒ데일리안 박민 기자 용산구 한강로 2가에서 가장 높은 시세를 형성하고 있는 '아스테리움 용산' 전경.ⓒ데일리안 박민 기자

분양가 9억원 넘어 HUG 집단대출 보증 제외…수요자 부담으로 작용

특히 해당 단지는 국민주택규모인 전용면적 85㎡ 이상인만큼 전 가구가 가점제가 아닌 추점으로 공급된다. 무주택자는 물론 유주택자도 청약이 가능해 투자자들이 몰릴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단 용산구는 지난 113대책규제 조정대상지역인 만큼 세대주만 청약이 가능하고, 5년 이내 주택당첨 전력이 없어야 한다.

인근 B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가 평당 3500만~3800만원 정도로 보면 가장 작은 평수가 최소 14~15억원 정도는 되는데 이는 사실상 돈 있는 사람을 위한 아파트"라면서 "고급주상복합이었던 래미안용산이나 푸르지오써밋 역시 분양가가 비싸다는 인식이 커 당시 강남권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판촉마케팅을 벌였는데, 이번 단지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 금리 인상 가능성도 있고, 또 최근 부동산 시장이 자꾸 과열이라는 언론보도가 나와 정부가 강력한 전매제한 대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여유돈 여력이 상당히 있지 않은 이상 쉽게 청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지난해 7월부터 분양가 9억원 이상 아파트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게 집단대출 보증을 받을 수 없게 됐다. '용산 센트럴파크 해링턴 스퀘어'는 모든 가구가 9억원을 넘는 고가 아파트인만큼 중도금 대출 문제 역시 수요자들에게 상당히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공사인 효성 관계자는 "현재 중도금 대출을 어떻게 할 지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면서 "현재 은행권과 논의를 하고 있는데, 9억원을 넘는 강남권 고액 아파트들이 했던 것처럼 건설사가 직접 지급보증을 할 지, 연대보증을 할 지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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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 기자 (myparkm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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