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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수꾼 스완슨, 구경꾼 처지에 격정 토로


입력 2017.06.08 00:07 수정 2017.06.09 10:52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타이틀샷 에드가 지지 분위기에 아쉬움 표출

UFC 측에서 몇 차례 약속 깼다고 꼬집어

UFC 페더급 컵 스완슨. ⓒ 게티이미지 UFC 페더급 컵 스완슨. ⓒ 게티이미지

맥스 할로웨이(25·미국)가 조제 알도(30·브라질)의 아성을 깨고 챔피언에 등극한 가운데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던 ‘랭킹 4위’ 컵 스완슨(34·미국)도 입을 열었다.

스완슨은 지난 5일(한국시각) 미국 ‘FLOCOMBAT’와의 인터뷰에서 “타이틀 샷을 준다는 약속을 몇 차례나 어기고 있다. 참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화이트 대표 요구대로 랭킹에도 없는 아르템 로보프와도 싸웠다. 이제는 정말 내 차례”라고 말했다.

10년 가까이 타이틀 샷을 받지 못한 스완슨의 푸념은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엔 강도가 달랐다. 스완슨의 발언 강도는 할로웨이의 승자 인터뷰와 UFC 팬들 여론에 자극받아 더 세졌다.

잠정챔피언 신분이었던 할로웨이는 지난 4일 브라질서 열린 ‘UFC 212’에서 알도를 3라운드 TKO로 꺾고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할로웨이는 다음 상대를 묻는 기자들 질문에 “알도와의 재대결이든 누구든 좋다. 하와이에서 했으면 좋겠다”며 “챔피언들을 두 명이나 이겼는데 한 명 더 꺾고 내 아래 두는 것도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꺾은 챔피언 두 명은 전 라이트급 챔피언 앤소니 페티스, 그리고 최근 눌렀던 알도를 의미한다. 나머지 한 명은 페더급 랭킹 2위 프랭키 에드가다. 에드가는 페더급으로 내려오기 전 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낸 바 있다.

현지언론들이나 UFC 팬들도 할로웨이-에드가의 UFC 페더급 타이틀매치를 원한다. UFC 역사상 네 번째로 긴 11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할로웨이와 페더급으로 내려온 이후 알도 외에는 져 본 적 없는 에드가의 대결이야말로 명분으로 보나 흥행으로 보나 적합한 카드라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이에 대해 스완슨은 “에드가는 작년에도 타이틀전(VS 알도)을 치렀다”며 “이번에는 내 차례”라고 항변한다.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는 “최근 4번이나 타이틀 매치에서 진 에드가가 다시 도전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적었다.

[UFC]스완슨이 ‘문지기’로 전락하는 듯한 분위기는 강자들을 꺾지 못했기 때문이다.ⓒ [UFC]스완슨이 ‘문지기’로 전락하는 듯한 분위기는 강자들을 꺾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완슨 입장에서는 그럴 만도 하다. 스완슨은 UFC 페더급의 대표적인 ‘문지기’ ‘파수꾼’ 등으로 불린 게이트 키퍼 역할을 했다.

‘문지기’란 챔피언에 도전할 만한 기량은 있지만 무언가 조금 부족한 파이터가 전도유망한 선수들을 잡아날 때 붙이는 별명이다. UFC 헤비급에서 뛰었던 칙 콩고를 연상하면 된다. 랭킹 5위권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문지기’ 스완슨을 넘어야 했다. 찰스 올리베이라, 더스틴 포이리에, 제레미 스티븐스, 하크란 디아스 등 모두 스완슨에 패했다.

한때 정찬성 상대로 거론됐던 스완슨은 인기가 없어 UFC에서 정리(?)하려는 파이터도 아니다. 경기 스타일이 지루한 것도 아니다. 펀치 등 타격이 매우 강하고 공격적인 파이터로 화끈하다. 최두호와 치른 매치는 2016 최고의 명경기로 선정됐다. 스완슨(UFC 10승3패)은 MMA 통산 25승 가운데 8번을 KO로 끝냈다. 서브미션 승리도 7번이나 된다.

물론 상위 랭커라고 해서 무조건 비슷한 수준의 파이터와 매치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완슨은 2016년 하크란 디아스-가와지리 다츠야에 이어 12월에도 랭킹 13위 최두호와 붙었다. 지면 손해만 크고 이겨야 본전인 로보프와의 매치도 받아들이고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 4경기 연속 자신보다 한참 아래의 파이터들과 대결했다.

스완슨이 ‘문지기’로 전락하는 듯한 분위기는 강자들을 꺾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완슨은 랭킹 5위권 밖의 상대들은 모조리 깼지만 할로웨이(2015년 3라운드 서브미션 패), 2위 에드가(2014년 5라운드 서브미션 패), 3위 리카르도 라마스(2011년 2라운드 서브미션 패)에게 졌다.

알도에게도 2009년 WEC 시절 1라운드 TKO패, 약물 징계로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채드 멘데스에게도 2010년 WEC 시절 판정패를 당했다. 최근 4경기에서 10위권 밖의 상대들에게도 판정승에 그쳤다는 점도 아쉽다.

물론 스완슨 보다 자격을 덜 갖춘 상대로 운 좋게 타이틀 샷을 받곤 한다. 스완슨의 인기라면 타이틀 샷을 준다고 해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는 스완슨에게 좋지 않게 흐르고 있다. UFC나 팬들, 할로웨이도 에드가를 더 원하는 분위기다.

에드가는 10위권 강자들과만 싸워왔다. 매치에서 대결할 할로웨이와 에드가와 최근 붙어 모두 졌던 스완슨이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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