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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요양중인 회사 선배를 부둥켜안고...


입력 2017.06.04 07:33 수정 2017.06.04 07:52        데스크 (desk@dailian.co.kr)

<퇴직부부의 신나는 제주여행>

제2산록도로, 남원, 표선, 하도, 세화해변, 행원리 바닷가마을, 김녕 성세기해변, 동복해안도로, 함덕, 조천, 삼양 검은모래해변, 화북동, 사라봉, 제주항, 용두암, 향우 토종닭집, 애월, 한림

2015년 여름 한 달 동안 아내와 함께 전국일주 여행을 한 것을 그동안 매주 1회씩 연제한데 이어, 동년 12월 28일부터 2016년 1월 21까지 제주도에 25동안 살면서 여행한 것을 앞으로 1주일에 하루씩 연재하기로 한다.<필자 주>

【12.30(수), 세 번째 날】

혼인지 주변 해안도로가에 있는 돌담.ⓒ조남대 혼인지 주변 해안도로가에 있는 돌담.ⓒ조남대

6시 반쯤 기상하여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섰다. 어제 여행을 마친 남원으로 가기 위해 T맵으로 주소를 찍었더니 유리의 성, 오설록,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을 지나 제2산록도로인 1115번 도로를 거쳐 남원으로 향하다 상효원과 돈내코를 지났다.

제2산록도로는 어제저녁 귀갓길에도 달렸지만 아침이 되니 더 멋있다.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쭉 뻗은 2차선 도로 좌우에 소나무와 갈대가 우거졌으며, 나무가 없는 지역을 지날 때는 바닷가 쪽은 서귀포의 아름다운 바다가 보이고, 산 쪽은 부드러운 한라산 능선과 그 위쪽 정상 부분은 구름에 가려진 풍경을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남원에서는 다시 시계 반대방향으로 제주 일주도로인 1132번 도로를 기본 방향으로 정해 놓고 해안도로가 있으면 가급적 해변을 따라 차를 몰았다.

표선비치해변은 모래가 너무 아름답고 고와서 둘이 내려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혼인지 주변 도로에는 돌담을 아름답게 쌓아 오가는 관광객들에게 눈길을 끌게 한다. 섭지코지 해변과 성산일출봉 주변은 벌써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며 새해 일출 행사가 오늘부터 시작되고 있다. 일출봉 입구 유채밭에는 벌써 꽃이 피어 연인들이 사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다.

세화해변에 있는 ‘공작소’ 카페 안에서 유리창 너머로 바라본 바다 앞 모습.ⓒ조남대 세화해변에 있는 ‘공작소’ 카페 안에서 유리창 너머로 바라본 바다 앞 모습.ⓒ조남대
세화해변에 있는 ‘공작소’ 카페 안에서 유리창 너머로 바라본 바다 앞 모습.ⓒ조남대 세화해변에 있는 ‘공작소’ 카페 안에서 유리창 너머로 바라본 바다 앞 모습.ⓒ조남대
‘공작소’ 카페 쟁반.ⓒ조남대 ‘공작소’ 카페 쟁반.ⓒ조남대

하도해변과 문주란 자생지를 지나 세화해변에 오니 커피가 생각나 ‘공작소’라는 카페에 들어가 아메리카노와 카페라떼를 시켰다. 카페에서 유리창 너머 보이는 바다가 너무 멋있다. 카페 앞 방파제 위에 의자 2개와 조그만 테이블과 그 위에 화병을 올려놓아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해 놓았는데 카페 안에서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그 모습은 너무 아름답다. 카페 사장의 이 조그만 아이디어로 많은 사람이 카페에 들어가고픈 욕구를 충동하여 발길을 끌고 있으니 말이다.

풍력발전기 여러 기가 돌아가고 있는 행원리 앞 바닷가 풍경.ⓒ조남대 풍력발전기 여러 기가 돌아가고 있는 행원리 앞 바닷가 풍경.ⓒ조남대
김녕성세기 해변에는 아름다운 은모래가 펼쳐져 있다.ⓒ조남대 김녕성세기 해변에는 아름다운 은모래가 펼쳐져 있다.ⓒ조남대

행원리 바닷가에 오니 풍력발전을 하는 큰 바람개비가 여러 개 세워져 있다. 김녕 성세기해변에도 풍력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은모래가 너무 아름답고 곱다. 겨울 강풍에 모래가 날려갈까 봐 천막으로 모래사장을 덮어 놓았다. 바닷물은 파란 물감을 풀어 놓은 것처럼 푸른색을 띠고 있으며, 바다 밑바닥이 훤히 다 보이는 등 너무 아름답다.

제주시 청소년수련원 앞에 오니 가로변에 동백이 붉게 피어 있고 가로수도 후박나무 같은 상록수가 아름답게 늘어서 있는 것이 일품이다. 제주는 완연한 봄 날씨다. 낮 기온이 12도나 올라가니 차 안은 더울 정도이다.


제주항에 오니 아주 크고 호화로운 크루즈 유람선이 눈에 확 들어온다. ‘코스타 아틀란티카’라는 크루즈 앞에 가서 포즈를 취해 본다. 외형으로 봐서도 10층 이상이나 되는 아주 우람한 크루즈다.

오늘 3시에는 경희가 회사 근무시 부장으로 있던 선배가 제주에서 요양하고 있어 찾아가 보기로 했다. 2008년 당시 휴일에 아무도 없는 집에서 쓰러져 뇌에 손상을 입고 퇴직하여 제주에서 여동생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지내는데 아직 말하는 것이 좀 어눌하단다. 시외버스터미널 상가에 들러 천으로 만든 예쁜 가방을 선물로 준비하여 가게를 찾아갔다.

퇴직하고 처음 만나는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서로 부둥켜안고 운다. 안타까움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눈물의 긴 포옹과 서로 간의 안부를 묻고는 겨우 나도 인사를 할 수 있었다. 근무할 당시 얼마나 정이 들었기에 7년이나 지난 선배를 찾아가고 싶어 할까. 경희도 참 정이 많은 사람이지만 그 선배도 근무 당시 얼마나 잘 대해 주었으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도 아는 사람들이 찾아올까 하는 생각과 함께 나 자신을 반성해 본다.

우리 세 사람은 닭백숙을 시켜 먹으며 경희와 그 선배는 과거의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지금껏 치료를 통해 조금씩 좋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후유증은 있어 좀 어눌하다. 참 안타깝다. 그래도 지금은 조리 있게 얘기도 하고 식당에서 동생을 도와 설거지 등도 잘하고 있다니 참 다행이다. 조속한 쾌유를 빈다. 토종닭백숙으로 푸짐하게 식사를 하면서 과거 이야기를 하는 동안 2시간이 지나서 또 눈물을 흘리며 아쉬운 작별을 하고 헤어졌다.

다시 제주공항을 지나 서쪽으로 해안일주도로를 따라 애월, 귀덕, 한림을 거쳐 6시 20분쯤 집에 도착했다. 이틀에 걸쳐 제주를 일주했다. 한 바퀴 돌고 나니 이제 제주의 큰 모습이 그려진다. 오늘은 220㎞를 달렸다.

내일은 2015년 마지막 날이기 때문에 협재해변에서 일몰을 보기로 했다. 그래서 모슬포항에서 마라도를 먼저 관광하고 시계방향으로 돌아 저녁때 협재해수욕장에 도착하는 코스로 여행일정을 잡았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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