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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버나디나, 타바레스 넘어 데이비스 되나


입력 2017.05.30 10:16 수정 2017.05.30 12:1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초반 부진 딛고 최근 장타 및 선구안 능력 살아나

크게 성공한 전 한화 데이비스 페이스 기대

KIA 버나디나 ⓒ KIA 타이거즈 KIA 버나디나 ⓒ 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외국인타자 로저 버나디나(34·좌투좌타)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버나디나는 최근 10경기 타율 0.365 15안타 11타점 13득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지난 27일 롯데전에서는 4안타(1홈런) 5타점 4득점으로 위기에 빠진 팀을 구했다.

전날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무너지며 전체적인 팀 분위기에 흔들리는 듯했지만, 다음 경기서 맹타로 타선을 이끌었다. ‘효자용병’ 브렛 필을 포기하면서까지 데려온 선택에 걸맞은 활약이다.

버나디나는 애물단지 같았다. 톱타자로서 기대했던 기량은커녕 주전타자 중 가장 저조한 타격 성적으로 ‘구멍’으로 불렸다. ‘무늬만 외국인타자’ ‘차라리 김호령’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외국인타자로서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야구팬들을 더욱 답답하게 한 것은 큰 스윙이다. 시범경기에서의 버나디나는 빠른 발을 갖춘 대도형 선수로 탄탄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장타옵션을 갖춘 전천후 타자였다.

시즌이 개막하면서 달라졌다. 나쁜 공에도 배트가 쉽게 나가며 삼진이나 땅볼 아웃을 당하는 확률이 커졌다. 거포를 연상시키는 큰 궤적의 어퍼스윙으로 일관했다. 1번타자로서 적절한 타격 자세가 아니다.

끈질기게 투수를 괴롭히는 것도 아니었다. 타격감이 좋지 않아 초조한 탓인지 초구나 2구에 배트가 나가면서 허무하게 아웃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럼에도 KIA 김기태 감독은 쉽게 버나디나를 타순에서 빼지 못했다. 수비의 중심인 중견수를 담당하고 있고, 강견에 빠른 발을 지녀 타격 외 쓸모가 많았다. 모든 것을 잘하면서 타격만(?) 못했다. 팀타선이 잘 나갈 때는 크게 눈에 띄지 않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버나디나의 부족한 타격은 자주 도마에 올랐다.

김주찬 부진과 겹쳐 1,3번에서 찬스를 다 끊는다는 팬들의 원성도 늘어갔다. 숀 헤어, 에디 피어슨, 호세 말레이브, 아르키메데스 포조, 케이스 미첼, 마이크 서브넥, 워렌 뉴선으로 이어지는 외국인타자 잔혹사를 이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전 한화 이글스 데이비스. ⓒ 연합뉴스 전 한화 이글스 데이비스. ⓒ 연합뉴스

혹평일색이던 분위기 속에서 버나디나는 반등에 성공했다.

이범호, 김주찬 등이 빠져있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해결사를 연상시키는 활약을 과시중이다. 눈에 띄는 것은 시원시원하게 터지는 장타다. 버나디나는 올 시즌 기록한 홈런 5개중 4개를 최근 10경기에서 몰아쳤다. 같은 기간 3루타도 2개나 나왔다.

장기인 도루는 1개도 없었다. 안타마다 장타로 연결되니 도루가 필요 없었다. 주력은 여전해 후속타자의 안타나 희생플라이 때 여유 있게 홈으로 들어왔다.

KIA 팬들 사이에서는 “타바레스를 기대했는데 데이비스가 되어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전 KIA 소속인 타바레스는 준족형으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컨텍 능력도 뛰어났고,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허슬 플레이도 능했다. 때문에 바나디나가 부진할 때는 “타바레스 정도만 되어도…”라는 푸념이 흘러나왔다.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역대 최고 외국인타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제이 데이비스(전 한화 이글스)는 자신의 첫 시즌 초반에는 발 빠른 외국인 외야수 정도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경기가 거듭될수록 장타능력을 뽐내며 거포 이상의 화력을 내뿜었다.

KIA 버나디나가 타바레스를 뛰어넘어 데이비스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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