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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손 쇼! 어퍼컷으로 닦은 눈물, 그리고 키스


입력 2017.05.29 07:54 수정 2017.05.30 12:21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불꽃 같은 어퍼컷 연타로 5라운드 TKO승

승리 후 옥타곤서 여친에게 공개 프러포즈까지

UFC 구스타프손이 테세이라에게 어퍼컷을 퍼붓고 TKO 승리했다. ⓒ 게티이미지 UFC 구스타프손이 테세이라에게 어퍼컷을 퍼붓고 TKO 승리했다. ⓒ 게티이미지

UFC 라이트헤비급 알렉산더 구스타프손(30·스웨덴)이 글로버 테세이라(37·브라질)에게 어퍼컷을 퍼붓고 눈물을 닦았다.

‘랭킹 1위’ 구스타프손은 29일(한국시각) 오전 스웨덴 스톡홀름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09’ 메인이벤트에서 ‘랭킹 2위’ 테세이라에게 5라운드 1분 7초 TKO승을 거뒀다.

테세이라가 구스타프손의 어퍼컷 연타를 맞고 휘청거리며 쓰러지자 주심은 다급하게 경기를 끝냈다. 3만에 가까운 스웨덴 홈팬들은 구스타프손을 연호했고, 구스타프손도 옥타곤에서 포효하며 화답했다.

이날의 승리는 여느 때보다 통쾌했다. 삼켰던 분루를 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구스타프손은 지난 2015년 1월, 같은 장소에서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도 앤서니 존슨(은퇴)에게 1라운드 TKO 패했다. 존슨의 강력한 스트레이트를 맞고 다리가 풀리면서 그대로 쓰러졌다. 첫 번째 넉아웃 패배였다. 함성을 내지르던 3만여 스웨덴 팬들은 일순간 침묵했다. 패배 후 구스타프손은 눈물을 흘리기까지 했다.

이날 비장한 각오로 옥타곤에 선 구스타프손은 1라운드부터 테세이라의 묵직한 한 방을 의식하며 특유의 풋워크로 치고 빠지기를 반복했다.

210cm에 달하는 긴 리치를 활용해 원거리 잽과 스트레이트를 날렸고, 앞손으로 혼란을 주면서 어퍼컷도 꽂았다. 가드를 단단히 하고 한 방을 노리던 테세이라는 놀라운 테이크다운 디펜스 능력을 자랑하는 거구 구스타프손을 내던지기도 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2라운드에서도 구스타프손의 아웃파이팅이 펼쳐지는 가운데도 백스핀 엘보우 공격과 날카로운 펀치가 이어지며 테세이라의 다운이 나왔다. 유럽의 축구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관중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구스타프손은 3라운드에서도 어퍼컷으로 다운을 또 빼앗았다.

UFC 현지 중계진도 “구스타프손의 어퍼컷도 대단하지만 테세이라의 맷집은 더 대단하다”고 평가할 정도로 타격전은 불꽃을 튀었다. 그러나 주도권은 구스타프손이 쥐고 있었다. 앞선 라운드에서 포인트를 쌓아둔 구스타프손은 옥타곤을 넓게 쓰며 테세이라를 초조하게 했다.

UFC 구스타프손이 승리 뒤 옥타곤에서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 했다. ⓒ 게티이미지 UFC 구스타프손이 승리 뒤 옥타곤에서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 했다. ⓒ 게티이미지

그리고 5라운드 들어 끝냈다. 누적된 데미지로 테세이라의 체력이 떨어지자 구스타프손은 3연속 어퍼컷을 꽂았다. 휘청거리는 테세이라에게 구스타프손은 스트레이트로 쐐기를 박았고, 쓰러진 테세이라를 본 심판은 다급히 달려들어 경기를 끝냈다. 구스타프손의 어퍼컷이 제대로 빛을 발한 한판이다.

테세이라의 부상을 우려하며 상태를 살폈던 구스타프손은 경기 후 옥타곤 인터뷰에서 “테세이라의 투지와 맷집에 경의를 표한다”며 “그는 스웨덴에서 정말 멋진 경기를 했다”고 박수를 보내는 매너도 보여줬다.

구스타프손의 쇼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최근 득녀한 구스타프손은 관중들에게 “잠시만 시간을 허락해달라”며 관중석에 있는 여자친구를 옥타곤으로 불러들였다. 어퍼컷과 백스핀 엘보우를 날렸던 구스타프손은 옥타곤 바닥에 무릎을 꿇고 준비한 반지를 선물하며 여자친구에게 공개 프러포즈를 했다.

감동한 여자친구는 구스타프손에게 진한 키스로 화답했다. 그리고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 아래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구스타프손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4월 WWE에서 프로레슬러 존 시나가 현직 여성 프로레슬러 니키 벨라에게 링에서 공개 프러포즈 했던 장면이 오버랩 되는 순간이다.

정글 같은 UFC 옥타곤에서 구스타프손이 연출한 각본 없는 쇼는 뜨겁게 끝났다. 이제 구스타프손은 세 번째 타이틀 샷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7월30일 다니엘 코미어와 존 존스의 라이트헤비급 타이틀 매치에 이어 다시 챔피언에 도전할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잘 싸우고도 코미어, 존 존스와의 타이틀 매치에서 석패했던 구스타프손이 챔피언에 등극하는 통쾌한 리벤지 쇼를 연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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