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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선인장 마을, 파도소리 들으며 백년초 한잔...


입력 2017.05.28 06:53 수정 2017.05.28 06:55        데스크 (desk@dailian.co.kr)

<퇴직부부의 신나는 제주여행>

한림항~ 협재해수욕장~월령선인장마을~성 김대건 신부 표착기념관~차귀도해안

2015년 여름 한 달 동안 아내와 함께 전국일주 여행을 한 것을 그동안 매주 1회씩 연제한데 이어, 동년 12월 28일부터 2016년 1월 21까지 제주도에 25동안 살면서 여행한 것을 앞으로 1주일에 하루씩 연재하기로 한다.<필자 주>

【12.29(화), 두 번째 날】

아침 눈을 뜨니 7시다. 어제저녁 12시 넘어 잠이 들었지만 아주 기분이 상쾌하다. 7시 30분경 부엌 쪽 창문으로 아침 햇살이 눈부시게 들어온다. 아주 강렬한 기분이다. 아침을 컵라면으로 먹은 후 집을 둘러보았다. 어제 저녁에는 어두울 때 도착하여 어떤 모습인지 궁금했는데 컨테이너 하우스에다 뒤쪽으로 화장실을 연결해 놓았으며, 바로 옆에는 창고가 있고 창고 위에는 계단을 통해 올라갈 수 있도록 만들어 전망대처럼 해 놓았다. 창고 안에는 예초기, 분무기를 비롯한 각종 농기구와 전기자전거 2대 등이 잘 정리되어 있으며, 농장은 매실과 무화과 등 유실수를 심어놓고 자동분수기 등 시설도 되어 있다. 1600평이나 된다니 꽤 넓은 농장이다.

외출 준비를 하고 10시경 집을 나섰다. 오늘은 해안도로를 따라 제주도를 일주할 계획이다. 차를 이용해서 제주도를 한 바퀴 돌면서 대강의 윤곽을 잡아놓고 다음 날부터는 구체적으로 관광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림항에 정박 중인 어선.ⓒ조남대 한림항에 정박 중인 어선.ⓒ조남대
한림읍 월령 선인장 군락지 산책로.(산책로 주변에는 야생선인장이 즐비하다)ⓒ조남대 한림읍 월령 선인장 군락지 산책로.(산책로 주변에는 야생선인장이 즐비하다)ⓒ조남대
한림읍 월령 선인장 군락지 산책로 주변에 있는 ‘쉴만한 물가’ 카페에서 백년초 주스와 커피를 시켰다.ⓒ조남대 한림읍 월령 선인장 군락지 산책로 주변에 있는 ‘쉴만한 물가’ 카페에서 백년초 주스와 커피를 시켰다.ⓒ조남대
한경면 용수리 해안에 있는 김대건신부 표착기념관은 당시 중국에서 타고 온 배 모양을 본떠지었다.ⓒ조남대 한경면 용수리 해안에 있는 김대건신부 표착기념관은 당시 중국에서 타고 온 배 모양을 본떠지었다.ⓒ조남대

먼저 집을 나서 가까운 해안인 한림항으로 갔다. 한림항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해안을 끼고 돌아볼 계획이다. 서울은 영하 8도나 된다는데 여기는 영상 5도다. 가을 날씨 같은 느낌이다. 마늘, 양배추, 무 등이 노지에서 푸르게 잘 자란다. 유채꽃도 키는 작지만 벌써 꽃망울을 맺었다.

한림항에 도착하니 수많은 배가 정박해 있는데 바다 밑바닥이 다 보일 정도로 깨끗하다. 돌하르방, 할망과 사진을 촬영하고 협재해변으로 갔다. 협재해변은 은모래가 눈부신 아주 깨끗한 해수욕장이다. 겨울철임에도 관광객들이 많이 있다. 협재해변을 조금 지나면 월령 선인장 마을이 나온다.

나는 지난번에 와 본 곳이라 경희만 해안을 따라 걸어가고 나는 차를 타고 선인장 마을 산책로 끝에 있는 ‘쉴만한 물가’ 카페로 갔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선인장 열매인 백년초 엑기스와 아메리카노 커피를 시켜 놓고 바다를 보며 여유를 가져본다. 파도 소리를 들으며 저 멀리 수평선이 보이는 카페에서 커피와 백년초 주스를 마시는 기분이 너무 좋다.

깨끗한 바다를 보면서 해안도로를 드라이브하는 기분이 상쾌하다. 조금 가다 보니 바로 바닷가에 배 모양처럼 지어 놓은 성 김대건 신부 제주 표착기념관이 보여 들어가 보았다. 이번 일요일 주일 미사 때 다시 와 보기로 하고 차귀도 쪽으로 이동했다.

차귀도에서는 배 낚시를 할 수 있단다. 1인당 1만 5000원만 내면 여러 명이 배를 타고 바로 눈앞에 보이는 차귀도 앞 바닷가로 나가 낚시를 하는데 고기는 별로 잡히지 않는단다. 그냥 배 타고 낚시하는 기분만 내고 오는 형식이다. 여기서는 잠수함도 탈 수 있다. 우리는 한치 한 축을 2만 원에 사서 운전을 하며 심심풀이로 씹으며 다녔다.

고산리 선사유적지는 수월봉 입구에 있는데 대부분은 세계지질공원인 선사유적지는 보지 않고 차를 타고 기상대가 있는 수월봉에 올라 탁 트인 바다를 구경하지만 수월봉보다는 선사유적지가 훨씬 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선사시대의 시기별로 층층이 쌓인 지질유적을 볼 수 있다.

주중이고 겨울철이라 그런지 관광지와 도로가 한산하다. 낮이 되니 기온이 10도까지 올라가 자동차 히터를 끄고 창문을 열어놓고 다녔다.

해안도로를 따라 대정-모슬포항-송악산-산방산-용머리해안-중문관광단지-강정마을-남원으로 이동했다. 처음 한림항에서 산방산까지는 해안을 따라 구석구석 다녔더니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그 이후는 그냥 해안선 일주도로를 따라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구경했다.

12월인데도 대정읍 부근 노지에서는 무가 자라고 있다.ⓒ조남대 12월인데도 대정읍 부근 노지에서는 무가 자라고 있다.ⓒ조남대
노지에 달려있는 하귤.ⓒ조남대 노지에 달려있는 하귤.ⓒ조남대

남원 쪽으로 오다 감귤농장이 있어 한라봉과 타이백 귤을 3만 원어치 샀다. 한라봉과 타이백 귤 맛이 너무 좋았다. 또 차가 너무 더러워서 기름이 많이 남아 있음에도 세차를 해 주는 주유소에 들려 가득 기름을 채우고 세차를 했다.

오늘 하루 만에 제주도를 일주하려고 했는데 차만 타고 빠르게 돌아다닌다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아 좀 꼼꼼히 돌아봤더니만 시간이 오래 걸려 나머지 절반은 내일 다시 둘러보기로 하고 3시 40분쯤 남원에서 제2산록도로인 1115번 도로를 따라 1시간 정도 걸려 숙소로 돌아왔다. 한라산 남쪽을 가로지르는 1115번 도로는 2차선이지만 일직선으로 쭉 곧은 부분이 10여 ㎞ 이상이나 되는 데다 신호등도 없고 포장이 잘 되어 있어 시원하게 달릴 수 있어 기분이 좋았다.

돌아오면서 저녁을 집에서 먹으려고 집 근처 가게를 들렸는데 식료품이 별로 없어 꽁치통조림 하나를 사서 찌개를 끓이고 밥을 새로 해서 먹으니 다른 반찬이 없어도 꿀맛이다. 오늘은 175㎞를 달렸다. 제주도의 절반을 지났지만 해안선을 따라 꼬불꼬불 가다 보니 거리상으로 많이 달린 것이다. 내일은 나머지 절반을 달릴 계획이다.

제주도는 우리나라의 유일한 특별자치도이고, 총면적은 1848.5㎢, 최고점인 한라산은 1950m, 동서 길이는 73㎞, 남북 길이는 31㎞의 타원형 섬이며, 일주도로 길이는 181㎞, 해안선은 258㎞, 평균 기온 15.5도로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법이 거의 없는 온대기후지만 한라산을 중심으로 아열대, 온대, 한대 식물이 공존하는 식물의 보고란다.

또한 돌, 바람, 여자가 많아 삼다도라 불리고 도적과 거지와 대문이 없어 삼무도로 불리는 섬이기도 하다. 또 ‘뉴세븐원더스(The New 7wonders)’ 재단은 아마존, 하롱베이, 이과수폭포 등과 함께 전 세계인의 투표를 통해 2011년 11월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하였으며, 유네스코는 제주도를 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하였단다. 10시 반, 이제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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