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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류현진 활용법, 신의 한 수 될까


입력 2017.05.27 10:32 수정 2017.05.28 09:45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26일 STL전에서 올 시즌 첫 불펜 등판

선발 루틴 유지하면서 로테이션 재진입 기약

빅리그 데뷔 후 첫 세이브를 거둔 류현진이 커쇼의 축하를 받고 있다. ⓒ 게티이미지 빅리그 데뷔 후 첫 세이브를 거둔 류현진이 커쇼의 축하를 받고 있다. ⓒ 게티이미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첫 구원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선발 등판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다소 아쉬움이 남을 법도 하지만 향후를 내다봤을 때 나쁘지만은 않다는 평가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각)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에 6회 구원 등판해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세이브까지 얻었다. 류현진이 승리를 지켜낸 다저스는 7-3으로 승리했다.

이날 류현진은 선발 마에다 겐타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로버츠 감독이 불펜 전환 가능성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전격 구원 투수로 나섰다.

현재 다저스는 6명의 선발 투수를 보유하고 있다. 한 때는 마이너리그로 데려간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까지 하면 쓸 만한 선발투수가 7명이다. 최근까지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을 활용하며 선발을 돌려썼지만 결국 자원 낭비라는 결론을 얻은 듯하다.

결국 불똥은 류현진에게 떨어졌다.

류현진은 지난 등판이었던 마이애미전에서 5.1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내며 가까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최소 한 차례 더 등판이 이뤄질 것으로 보였지만 로버츠 감독은 에이스 커쇼의 로테이션 간격을 유지해주면서 성적이 좋은 우드와 매카시를 컵스전에 투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 때만 해도 류현진의 불펜 투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마이너리그에 보낼 수 없는 류현진에게 롱릴리프를 맡겼고,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류현진의 불펜 투입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 게티이미지 류현진의 불펜 투입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가 됐다. ⓒ 게티이미지

이날 다저스 선발 마에다 겐타는 5이닝동안 7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다소 고전했다. 그러자 로버츠 감독은 지체 없이 마에다를 내리고 류현진을 6회부터 올렸다. 불펜에 대한 가능성을 보기 위해 한 이닝 정도 소화할 것으로 보였지만 류현진이 남은 이닝을 모두 책임졌다.

불펜으로 나서긴 했지만 사실상 ‘1+1’에 가까운 기용이다. 선발로 던진 마에다와는 1이닝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비록 승리는 마에다가 가져갔지만 한 이닝을 덜 던진 류현진의 투구가 오히려 빛났다. 한 경기에 두 명의 선발 투수를 시험대에 올렸다면 류현진이 근소하게나마 우위를 점한 셈이다.

다저스의 이러한 류현진 활용 방안은 본인에게도 나쁘지 않다. 등판 간격을 유지하면서 사실상 준선발에 가까운 이닝을 소화하고, 언제든 상황에 따라 로테이션에 들어갈 수 있다.

다저스 입장에서도 류현진을 길게 끌고 가면서 불펜 투수의 체력을 아끼고, 혹시 모를 이탈자를 대비한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비록 한 경기 불펜으로 나서긴 해도 아직 다저스의 선발 경쟁은 끝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로버츠 감독의 불펜 전환 가능성 발언 이후 리치 힐과 마에다 등 경쟁자들이 모두 부진한 투구 내용을 보이면서 류현진에게도 언제든 기회가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한시적인 불펜 강등은 류현진에게는 자존심이 상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급해 필요는 없다. 선발과 비슷한 환경 속에서 자신의 루틴에 맞춰가다 선발 재진입 기회를 엿보면 된다. 경쟁자들이 한 두 경기 더 부진하면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올 수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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