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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해외사업 '불안'…실적 줄고, 적자 늘고


입력 2017.05.26 17:42 수정 2017.05.26 17:45        권이상 기자

올해 해외 수주 규모 지난해 보다 크게 축소

누적손실과 미청구공사액 등은 여전히 많아

해외 공사 현장 모습(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해외 공사 현장 모습(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열악한 여건에서도 지난해 해외시장에서 잇따른 수주 낭보를 올렸던 중견 건설사들이 올해는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중견사들의 올해 해외 수주액은 아직까지 지난해보다 못한 수준을 보이고 있고, 누적손익과 영업이익 등에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또 공사를 진행하고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공사대금을 의미하는 미청구공사액은 대부분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

업계는 해외사업장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대형 건설사와 달리 중견 건설사들은 저가 수주로 인한 해외건설발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와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공공·주택시장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는 중견건설사들이 올해 유독 해외시장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을 보유한 중견건설사(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순위 11∼50위·두산중공업 제외) 가운데 올해 해외에서 수주실적을 올린 곳(계약일 기준)은 약 645만달러를 수주한 경남기업(5741만달러, 이하 지난해 수주액)을 비롯해 계룡건설산업 56만달러(180만달러)과 한라 49만달러(6548만달러), 효성 5만달러(2016년 수주액 299만달러)로 조사됐다.

그러나 나머지 건설사들은 아직까지 수주고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세운건설로 편입된 극동건설은 지난해 3342만달러어치의 해외공사를 수주했지만, 올해에는 딱히 수주가 없다. 남광토건과 금광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중견사들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연계한 사업에서 해외 일감을 확보하는 편인데, 올해에는 이 물량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주는 줄었지만, 손실은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경남기업과 한신공영은 올해 1분를 기준으로 해외사업 누적적자액을 각각 273억8000만원과 7억5000만원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줄었지만, 해외공사가 수익을 내지 못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태영건설은 총 해외공사 손실 예상액을 237억원으로 집계해 공시했다.

국제유가 안정 등으로 해외 건설사업 발주가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당장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특히 미청구공사액은 대부분 증가세다. 미청구공사액은 건설사가 공사를 진행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해 공사미수금으로 분류되는 것으로, 당장의 손실은 아니지만 나중에도 받지 못하면 손실로 처리해야 한다.

경남기업은 지난해 1분기 89억원이었던 해외사업 미청구공사액은 올해 122억원으로 늘었다고 공시했다. 한신공영의 미청구공사도 같은 기간 67억원에서 99억원으로 증가했다. 코오롱글로벌은 515억원이 넘게 미청구공사금을 보유하고 있다.

한 해외건설업 관계자는 “중견사들의 해외공사의 비중을 크게 두지 않아 눈에 보이는 적자와 손실의 규모는 작은 편”이라며 “하지만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건설업계에 중견사 해외건설발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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