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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이하늬 "'역적' 역대급 장녹수? 사활 걸었죠"


입력 2017.05.29 08:57 수정 2017.05.31 15:10        부수정 기자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서 장녹수 역

"현장 분위기 최고…행복한 작품으로 기억"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로 분한 이하늬는 "장녹수 캐릭터에 사활을 걸었다"고 털어놨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로 분한 이하늬는 "장녹수 캐릭터에 사활을 걸었다"고 털어놨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서 장녹수 역
"현장 분위기 최고…행복한 작품으로 기억"


"장녹수는 제게 소중한 패입니다. 너무 소중해서 잘 해내고 싶었어요. 이번에야말로 사활을 걸었습니다."

보조개가 매력적인 배우 이하늬(34)는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 장녹수에게서 벗어나지 못한 듯했다. 앞서 제작발표회 때 이하늬는 "장녹수 역할을 했던 많은 선배가 계시지만 제가 국악과 한국무용을 했던 게 바로 이때를 위함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하늬는 장녹수를 다채롭게 표현했다. 장구춤, 판소리, 승무 등 다양한 모습을 통해 예인(藝人)으로서의 모습뿐만 아니라 홍길동에 대한 사랑, 연산군에 대한 연민 등 다양한 감정 연기를 소화했다. 시청자들은 이런 이하늬를 두고 '역대급 장녹수'라고 극찬했다.

30부작 사극을 끝낸 이하늬를 최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났다.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내뿜은 이하늬는 드라마 종영이 아쉽다고 털어놨다. 그만큼 장녹수에 애착이 컸다. "기분이 오락가락해요. 호호. 무엇보다 '역적' 가족들이 보고 싶고 그립습니다. 제 역량의 200%를 끌어내 줬어요."

배우 이하늬는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 대해 "너무 소중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배우 이하늬는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 대해 "너무 소중한 작품"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이하늬가 맡은 장녹수는 장희빈, 정난정과 함께 조선 3대 요부라 불리는 인물이다. 윤정희, 이미숙, 박지영, 강성연 등이 드라마와 영화에서 장녹수 캐릭터를 맡아 주목받았다.

부담감은 없었는지 물었더니 "없었다"며 "'역적'의 장녹수는 과거 이야기가 있는 인물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설명이 있었고, 녹수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진취적이고 신여성에 가까운 인물로 새롭게 해석했다"고 강조했다.

사학과 출신이 황지영 작가와 사학을 부전공으로 공부한 김진만 PD는 '역사 왜곡을 하지 않는다'는 철학을 갖고 드라마를 기획했다. 재해석에 초점을 둔 것이다. 출연진, 제작진 모두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촬영에 들어갔다. 정확한 사료를 토대로 연기했다고 배우는 말했다. "캐릭터를 이해하기 쉬운, 친절한 설명이 많았어요. 장녹수란 인물에 대해 호불호가 갈릴 순 있지만 공화에서 녹수로 가는 과정이 잘 나와서 시청자들이 좋아해 주신 듯합니다."

이하늬는 처음부터 장녹수가 지닌 예인으로서의 모습을 조명하고자 했다. 중요 신을 체크하며 수개 월전부터 트레이닝을 받았다. 모든 배우가 '한국판 레미제라블'을 찍듯 열심히 찍었단다. "녹수는 제가 정말 아낀 캐릭터예요. 녹수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어요.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시청자들은 장녹수로 분한 치명적인 매력의 이하늬를 칭찬했다. 얼마나 노력하고, 연습했는지 보였다는 평도 줄을 이었다. 이하늬는 쑥스러운 듯 웃으며 "지금 사랑하는 여자가 제일 사랑하는 여자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면서 "내가 잘해서 그런 칭찬을 들은 게 아니라 제작진, 출연진의 좋은 호흡 덕이다. '역적'의 장녹수를 열심히 연기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로 분한 이하늬는 "장녹수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로 분한 이하늬는 "장녹수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보고 싶었다"고 밝혔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30부작 사극은 쉬운 작업이 아니다. 배우 역시 공감한 듯, 너무 행복한데 또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무거운 가채와 불편한 의상 탓에 육체적 고통을 느꼈다.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잠이 안 올 정도였다. "19, 20부 때 너무 힘들어서 드라마를 못 끝내는 건 아닌지 두려웠어요. 근데 조선시대 여성들이 이걸 매일 썼다고 생각하니 이 정도의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다신 사극 안 할 거라고 했는데 모르겠어요. '역적'이 정말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듯해서요."

배우들과의 호흡도 좋았다. 길동이 윤균상에 대해선 "자체가 귀여운 동생"이라며 "내가 무엇을 주면 또 그걸 오롯이 받는 스타일이다. 극 말미에선 아기에서 어른이 된 듯한 남자 길동이가 서 있어서 놀랐다"고 미소 지었다.

김지석에 대해선 "연산군은 김지석이 아니면 상상 못 할 역할"이라며 "든든한 오빠였다"고 했다. 채수빈과 관련해선 "스물넷 어린 나이에도 훌륭한 연기를 펼쳤다"며 "성품도 좋고, 지혜롭다. 여배우의 자질을 다 갖춘 배우"라고 극찬했다.

이하늬는 '역적' 속 장녹수를 통해 많은 감정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기생 캐릭터 제의를 많이 받았어요. 근데 제 선생님의 선생님 중엔 무용하기 위해 비슷한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거든요. 그 마음을 아는데 캐릭터를 소화하기가 죄송스러웠어요. 마음속에서 복잡한 감정이 오갔어요."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로 분한 이하늬는 '역대급' 장녹수라는 호평을 들었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로 분한 이하늬는 '역대급' 장녹수라는 호평을 들었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2006년 제50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 출신인 이하늬는 2007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 때 4위에 올라 한국 고유의 미를 전해 화제가 됐다.

그는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한 국악인이기도 하다. 어머니 문재숙 이화여대 교수는 중요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예능 보유자이고, 언니 이슬기 씨는 가야금 전문 연주자이다.

이런 이력 덕에 이하늬는 '한국 문화'와 '아름다움'에 관심이 많다. 온스타일 뷰티 프로그램 '겟잇뷰티'를 통해서도 아름다움에 대해 배우고 알리고 있다. "어렸을 땐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말'을 그냥 뱉었는데 이 말이 맞는 듯해요. 한국 사람들이 한국 문화와 아름다움에 집중했으면 해요. 저 역시 '진짜 아름다움'이 무엇일까 고민해요. 자국 문화에 대한 자존감이 높을수록 뿌리가 튼튼해집니다. 한국의 미가 '하이 퀄리티'(High Quality)라고 생각해요. 저도 한국의 미를 알려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겟잇뷰티'는 3년째 진행 중이다. 이하늬는 "최선을 다해 할 수 있을까 스스로 자문하며 촬영에 임한다"며 "사력을 다해 몸을 내던질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에너지가 100%가 채워지지 않으면 촬영이 안 된다. 힘들지만 고생한 만큼 보람을 느끼는 프로그램이라 애착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하늬는 '건강미의 대명사'다. 보면 마냥 기분이 좋아진다. 밝고 긍정적인 기운이 '뿜뿜' 나온다. 에너지원이 어디서 나올까 궁금했다. "분노와 화로 삶을 채우기엔 아까워요. 앞으로 더 화날 일, 슬플 일이 많아질 텐데 말이죠. 긍정적이고 선한 기운을 주면서 일하고 싶어요. 다른 사람들한테 영향을 끼치니까요. 어떤 마음으로 삶을 살아가고, 연기하는지 배우는 단계예요. 연기할 때는 절 내려놓고 캐릭터의 마음과 슬픔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데 집중합니다."

배우 이하늬는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배우 이하늬는 최근 종영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장녹수 역을 맡아 열연했다.ⓒ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타고난 '밝음'이냐고 물었더니 "노력을 많이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저도 안 좋은 기운이 있어요. 열등감도 느끼고 화도 내고 그래요. '건강한 삶'이 인생의 화두예요. 좋은 사람이 되지 않고선 좋은 배우가 되기 힘듭니다. 놓칠 수 없는 두 마리 토끼예요. 저도 다 잡지 못했지만 조금씩 길을 찾고 있어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순리에 어긋나지 않게 사려고 합니다. 정제된 듯하지만 한없이 자유롭게 뛰어다니고 싶어요."

다재다능한 것도 이하늬의 매력이다. 국악에도 능하고, 안방·브라운관·뮤지컬 무대 등에서 활약한다. 과거 올리브 채널 '이하늬의 비건 레시피'라는 요리 프로그램도 선보인 바 있다. 재능으로 충만한 이하늬가 또 하고 싶은 게 있는지 물었다. "목숨 걸고 취미 생활을 하는 편이에요 호호. 연기할 때 도움 되거든요. 연기를 '연기'라고 생각하면 늘지 않아요. 취미 활동을 통해 삶을 배우고 있어요. 최근엔 민화와 서예에 관심이 갑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이하늬로 사는 기분은 어떨까. "빡세요"(힘들다)라는 솔직한 답변이 나왔다. "정말 힘들 때도 많았고, 슬럼프도 겪었어요. 뭔가를 토해내고 싶은데 없어서 답답했어요. 감사하긴 한데 힘들긴 합니다. 하하. 자기 검열이 심한 편이거든요. 게을러 지는 걸 싫어해요. 아마 시골 가서도 가만히 못 있을 거예요(웃음)."

마지막으로 그는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년 전 드라마와 뮤지컬을 병행하던 그는 과로로 쓰러져 병원 신세를 졌다. 그때 느꼈다.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걸. "건강한 상황을 만드는 게 제 일인데 직무유기한 거잖아요. 죄책감을 느꼈어요. 몸을 잃으면 다 잃는 거구나 싶어요. 건강을 먼저 챙겨야 합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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