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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는 파운드리 경쟁...반도체 삼총사, 시장판도 흔드나


입력 2017.05.26 07:00 수정 2017.05.26 08:00        이홍석 기자

삼성전자, 사업부 신설 이어 공정 계획 공개...경쟁력 강화 천명

분사 확정 SK하이닉스...고객 확대 동부하이텍 행보 가속화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최된 '삼성 파운드리 포럼(Samsung Foundry Forum)'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파운드리 공정 기술과 솔루션을 발표하고 있다.ⓒ삼성전자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최된 '삼성 파운드리 포럼(Samsung Foundry Forum)'에서 삼성전자의 최신 파운드리 공정 기술과 솔루션을 발표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 사업부 신설 이어 공정 계획 공개...경쟁력 강화 천명
분사 확정 SK하이닉스...고객 확대 동부하이텍 행보 가속화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강화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도래로 그동안 국내 업체들의 텃밭이었던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반도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면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사업부 신설에 이은 공정 개발 계획을 발표하고 SK하이닉스는 분사 계획을 최종 확정하는 등 사업 강화 채비를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조직개편을 통해 디바이스솔루션(DS·부품)사업부문 내에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한데 이어 향후 최첨단 파운드리 공정 계획을 공개하며 사업 강화를 천명하고 나섰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동부하이텍, 파운드리 사업 강화에 속도
삼성전자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개최된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 오는 2020년까지 4나노 공정개발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연내에 극자외선노광장비(EUV) 도입 없이 구현할 수 있는 8LPP(8나노·Low Power Plus)까지 미세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후 EUV가 필요한 7나노부터 4나노공정은 각각 2018년(7나노)·2019년(6·5나노)· 2020년(4나노)에 공정개발을 순차적으로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5나노까지는 현재의 핀펫(FinFET) 구조로 구현하고 4나노에는 차세대 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 공정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MBCFET은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GAAFET(Gate All Around FET) 기술로 핀펫(FinFET) 구조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나노시트(Nanosheet)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신규 솔루션인 18나노 FD-SOI 개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양산되고 있는 28나노 FD-SOI 공정 성능과 저전력 특성을 향상시킨 차세대 솔루션으로 오는 2020년에 공정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FD-SOI는 웨이퍼 위에 산화막을 형성해 소자에서 발생하는 누설 전류를 줄여주는 기술로 이에 대한 공정 성능을 높이는 것은 최근 사물인터넷(IoT)과 저전력 기술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도 오는 7월 파운드리사업부 분사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총 3433억을 출자, 100% 자회사 형태로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설립한다. 신설법인은 SK하이닉스 충북 청주 사업장 200㎜ 웨이퍼 공장(M8)과 제반 시설 일체를 양수하며 양수 금액은 1716억원이다.

주력 생산 품목은 이미지센서(CIS)·전력관리반도체(PMIC·Power Management IC)·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DDI·Display Driver IC) 등으로 월 8만장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고객 수요에 따라 다양한 제품으로 비중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파운드리 사업 신설법인 설립을 통해 그동안 메모리반도체에 치중됐던 사업구조를 비메모리로 확대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수익 창출이 가능한 사업 구조를 마련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들 두 업체와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보다 먼저 시스템반도체 사업에 뛰어든 동부하이텍도 파운드리 고객 확대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미국·중국·일본 등을 중심으로 센서·오디오칩 수주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로 그 결과,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전년동기 대비 51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올해 최대 실적 재경신을 예고하고 있다.

이 업체는 국내외 다양한 고객 확보와 함께 IoT·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신성장 분야 기술 개발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4차산업혁명' 도래로 시스템반도체-파운드리 성장 가속화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이같은 파운드리사업 강화 행보가 필연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반도체 시장에서의 주력은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강세를 보여온 메모리반도체보다 시스템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는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인 반면 시스템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 보다 적합해 생산비용과 공정 등에서 더 고려해야 할 사항들이 많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 도래로 IoT·전기차·웨어러블 등 관련 산업의 부상으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의 성장 잠재력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대규모 팹(공장) 시설을 갖추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팹리스(Fabless) 업체들로 인해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시장은 계속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약 572억달러로 오는 2020년에는 792억달러로 38.5%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률(23.2%)을 웃도는 수치다.

국내 업체들의 파운드리 사업 강화로 현재 외산 일색인 파운드리 업계 판도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1위는 대만 TSMC(54.5%)로 삼성전자(6.9%)는 글로벌파운드리(8.6%)와 UMC(8.5%) 등에 이은 4위에 불과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잇따라 파운드리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에서의 경쟁력과 주도권 확보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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