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시간 필요한 류현진…기다리지 않는 다저스


입력 2017.05.26 00:18 수정 2017.05.26 00:2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로버츠 감독, 류현진 불펜 보직 전환 언급

우완 희소성-선수 본인 부진이 탈락 요인

로버츠 감독은 선발 탈락 마지막 선수로 류현진을 선택했다. ⓒ 게티이미지 로버츠 감독은 선발 탈락 마지막 선수로 류현진을 선택했다. ⓒ 게티이미지

LA 다저스의 선발진 정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아쉽지만 마지막 탈락자는 류현진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25일(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컵스와의 3연전에 나설 선발 투수를 선공개했다. 알렉스 우드, 브랜든 매카시, 그리고 클레이튼 커쇼다. 당초 등판이 예상됐던 류현진의 이름은 없었다.

그러면서 류현진의 향후 보직에 대해서는 다소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은 상반기에 다시 던질 예정이다. 우리는 그의 자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지금 선발 조합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펜행에 대해서는 “이전에 해본 적이 없기에 쉬운 문제는 아니다. 루틴도 바꿔야 하고, 투구 스타일도 다르다. 내가 보기에는 투구 스타일보다 루틴이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류현진의 불펜행은 성공보다 실패가 될 가능성이 무척 크다. 류현진은 프로 데뷔 후 줄곧 선발 투수로만 마운드에 등판했다. 만약 롱릴리프 보직을 맡게 된다면 규칙적인 일정에 따라 몸을 만들었던 과거와 달리 언제 출전할지 모르는 불확실성 속에 등판 대기를 해야 한다.

적응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에 가장 큰 문제는 류현진이 이제 막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라는 점이다. 지난 2년간 부상과 싸웠던 류현진은 철저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다저스 구단 측도 류현진의 보직 변경을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일 넘게 이어졌던 자체 선발 테스트를 지속적으로 끌고 갈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내팬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있지만 5선발 체제로 재편성된다면, 탈락 1순위는 류현진이 될 가능성이 무척 크다.

다저스는 지난달 말 ‘특급 유망주’ 훌리오 유리아스를 메이저리그로 콜업하며 7명의 선발 포화 현상을 겪었다. 하지만 유리아스는 제구의 문제를 겪었고 결국 마이너리그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류현진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내용을 선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직구 구속이 살아나지 않자 변화구 위주의 도망가는 피칭으로 바꿨고, 결국 코칭스태프에 믿음을 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지난 11일 콜로라도전에서는 빅리그 데뷔 후 개인 최다 실점인 10실점(6자책)을 내주며 정신적으로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임시 선발 요원이었던 알렉스 우드의 깜짝 호투도 류현진의 입지를 불안정하게 만든 요인이다. 우드는 2선발 리치 힐의 자리를 대신해 긴급 투입된 자원이었지만 현재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88로 커쇼급 활약을 펼치며 당당히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다저스 선발 투수들 올 시즌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다저스 선발 투수들 올 시즌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좌완 투수 자원이 넘치는 팀 내 상황도 류현진을 어렵게 했다. 유리아스가 마이너리그 다시 내려가며 가장 먼저 선발 경쟁서 탈락한 가운데 나머지 한 자리는 류현진과 마에다 겐타의 경쟁으로 전개됐다.

하지만 좌완이 즐비한 팀 내 사정을 고려할 때 우완 투수인 마에다의 손을 들어줄 공산이 크다. 현재 다저스 선발 자원 중 오른손 투수는 브랜든 매카시와 마에다 겐타, 단 둘 뿐이다. 게다가 마에다는 최근 상승세로 돌아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여러 모로 상황이 류현진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는 매 경기 승리를 책임질 확실한 선발 투수를 필요로 하고 있다. 다소 이르지만 시즌 초반에 선발 재정리에 나선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반면, 류현진은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하느라 스프링캠프에 늦게 합류했고, 당장의 승리보다는 실전 경기에 적응할 시간을 필요로 했다. 구단 측이 어떤 선택을 하든 류현진 입장에서는 부담 또는 달갑지 않은 보직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형편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