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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파리그 우승 이끈 무리뉴, 역시 ‘스페셜 원’


입력 2017.05.25 09:15 수정 2017.05.25 09:16        데일리안 스포츠 = 이근승 객원기자

아약스 영건들 특징 파악하고 완벽하게 틀어막아

EPL 포기하고 유로파리그 총력 기울인 전략 주효

맨유 유로파리그 우승 이끈 무리뉴 감독(오른쪽). ⓒ 게티이미지 맨유 유로파리그 우승 이끈 무리뉴 감독(오른쪽). ⓒ 게티이미지

힘과 스피드, 전략과 전술 등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모든 면에서 아약스를 압도했다.

유로파리그에 모든 것을 걸었던 ‘스페셜 원’ 무리뉴 감독의 선택은 옳았고, 자신의 계획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획득했다.

맨유가 25일 오전(한국시각)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프렌즈 아레나서 열린 ‘2016-17 UEFA 유로파리그’ 결승 아약스전에서 2-0 승리했다. 맨유는 빈틈없는 수비와 짜임새 있는 역습을 선보이는 등 한 수 위의 기량을 자랑하며 유로파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맨유는 경기 시작 25초 만에 폴 포그바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강력한 전방 압박을 시도하며 아약스의 전진을 허락하지 않았고, 후안 마타의 측면 돌파와 마루앙 펠라이니의 높이가 상대를 위협하며 초반 분위기를 가져갔다. 전반 17분에는 선제골까지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마타와 펠라이니를 거친 볼이 페널티박스 부근에 있던 포그바에게 향했고, 부드러운 볼 터치에 이은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 이어지며 아약스의 골망이 출렁였다. 포그바의 슈팅이 산체스 몸에 맞고 방향이 굴절되는 행운이 따르기는 했지만, 순간적으로 슈팅할 각도를 만들어낸 뒤 빠르게 슈팅을 시도한 포그바의 움직임이 너무나도 좋았다.

맨유는 무리하지 않았다. 공수 간격을 매우 좁게 가져가면서 아약스의 공격을 틀어막는 데 집중했고, 빠른 역습을 통해 추가골을 노렸다. 반면 아약스는 해법을 찾지 못했다. 베르트랑 트라오레가 드리블 능력을 뽐내며 맨유 수비진을 흔들기도 했지만, 도와주는 선수가 없었다. 기대를 모았던 최전방 스트라이커 카스퍼 돌베리는 후반 16분 교체될 때까지 단 한 차례의 슈팅도 기록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맨유는 후반전 시작과 함께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후반 2분 코너킥 상황에서 크리스 스몰링의 헤딩 패스를 헨리크 미키타리안이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하며 아약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맨유는 수비에 더욱 힘을 실으며 안정감을 더했고,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승리를 따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남자 포그바와 ‘원더골 제조기’ 미키타리안의 결정력이 빛을 발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지만, 누가 뭐래도 유로파리그 우승의 1등 공신은 무리뉴였다. 이날 그의 전술은 완벽했다. 수비적인 축구로 인해 재미는 없었을지 모르지만, 실리적인 면에서는 역시 무리뉴다웠다.

무리뉴는 역시 세계 최고의 승부사였다.ⓒ 게티이미지 무리뉴는 역시 세계 최고의 승부사였다.ⓒ 게티이미지

무리뉴는 평균 연령 22세 아약스의 약점을 정확하게 알고 있었고,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스몰링을 통해 아약스의 ‘주포’ 돌베리를 틀어막았고, 안데르 에레라의 지치지 않는 활동량을 통해 네덜란드의 희망 데이비 클라센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한 마르코스 로호와 준결승 2차전에서 퇴장당한 에릭 베일리 등 수비진의 공백이 심각했지만, 펠라이니와 에레라 등 미드필드진과의 유기적인 호흡으로 자신들의 약점은 최소화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선 마커스 래쉬포드에게도 득점보다는 팀플레이를 요구하면서, 완벽한 승리를 따내는 데 중점을 뒀다.

무리뉴는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2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며 4위권 진입의 가능성을 남겨뒀었지만, 과감하게 포기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로호 등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인해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고, 그는 주저하지 않았다. 유로파리그에 모든 것을 걸었고, 자신의 계획을 완벽하게 실현했다.

무리뉴는 역시 세계 최고의 승부사였다. 맨유 감독으로 부임한 첫해였던 올 시즌 15번의 무승부(리그)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지만, EFL컵과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따내면서, 리그 성적에 대한 아쉬움을 날려버리고, 차기 시즌에 대한 기대를 안겨줬다. ‘한물갔다’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그는 여전히 ‘스페셜 원’이었다.

이근승 기자 (lkssky02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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