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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이정재 "평생 '멋있는 배우'로 남고 싶다"


입력 2017.05.30 09:04 수정 2017.05.30 09:05        김명신 기자

영화 '대립군'으로 또 다른 연기 변신

수장 토우 역, 광해 멘토 캐릭터 열연

영화 '대립군'으로 또 다른 연기 변신
수장 토우 역, 광해 멘토 캐릭터 열연

이정재는 영화 ‘대립군’에서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정재는 영화 ‘대립군’에서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어느 때 부터인가 배우 이정재는 ‘잘생김’ ‘살인미소’를 버리고 선 굵은 캐릭터를 고집하는 인상을 남기기 시작했다. 처진 눈에 선한 이미지를 뒤로하고 온갖 변장을 통해 새 캐릭터를 만들어냈고 그렇게 필모그래피를 다른 방향에서 쌓아가기 시작했다. 왜 일까.

이정재는 “배우는 평생 멋이 있었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0대 중반 배우로서의 끊임없는 도전”, “벼랑 끝에 선 각오로 연기” 등을 언급했다. 매 작품 필사적으로 연기에 몰입한다는 말이고 그렇게 이정재는 ‘배우 이정재’를 완성해가고 있었다.

서울 팔판동 모처에서 만난 이정재는 “다른 작품으로 칭찬을 받고 혹평을 받아도 떨린 적이 없었는데 이번 ‘대립군’은 정말 긴장되고 떨린다. 이상하리 만큼”이라며 개봉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준비를 많이 한 작품일수록 떨린다고들 하더라구요. 이번 작품이 참 남다르긴 하죠. 영화적 메시지도 그렇고. 대선이 이렇게 빨리 진행될 줄 모르고 제작된 영화라 후반 작업 시간이 많지 않았어요. 아쉬움이 남죠. 그래도 개봉이 앞당겨진 것이 시기상 적절하다는 평가가 많아서 다행이에요. 관객들이 잘 봐주셔야 할텐데.”

이정재는 영화 ‘대립군’에서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특히 영화 ‘관상’에서 수양대군을 연기했던 그였지만 이번에는 최하층민이었던 대립군 역으로 또 다른 연기 변신에 이목이 집중됐다. 영화 속 대립군은 돈 있는 자들을 대신해 전쟁터로 나가는 일을 해야 했던 이들을 칭한다.

이정재는 영화 ‘대립군’에서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정재는 영화 ‘대립군’에서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정재는 “계급 차이에서 오는 목소리 톤이나, 즉각적인 반응에 대한 태도의 차이 등 수양대군과 그와 정반대의 인물의 차이점에 중점을 뒀다”면서 “어떻게 하면 감추면서 은은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토우의 생활과 스타일은 생존본능이었어요. 전시상황이었고, 저를 포함한 동료들이 반드시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었죠. 거기에 인솔자가 토우였고, 그렇기에 주관이 뚜렷했고 거칠게 몰아서 쳐나가는 성격이 된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면은 두려움에 가득 찬 인간의 모습이었어요. 그 지점이 연기의 주안점이었죠.”

최대 갑에서 최하 을을 연기한 이정재는 “나 역시도 을의 입장으로 살고 있다”면서 “지인 중에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가장 약자의 직업군이라고 말하는 분이 계시다.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그렇기에 가장 계급이 낮은 직업군을 연기한 것 역시 새로운 도전이었고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정재는 “극중 절벽 앞에 선 사람을 표현하는 부분이 있는데 나 역시 항상 절벽 앞에 선 유사 감정을 가지고 연기에 임한다”면서 “아낌없이 쏟아 붓는다는 표현이기도 할텐데 그렇게 해도 관객들이 만족하실지 그렇지 못하실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연기할 때 만큼은 체면도 없고 부끄러움도 없이 연기한다. 그 것이 벼랑 끝에 선 기분이 아닐까”라고 연기파 배우로서의 연기관을 내비쳤다.

“대립군으로 연기를 하면서 정말 그 시대에 살지 않았다는게... 지금 배우로 활동하는 것도 감사하고 다행이죠. 많은 부분 느끼고 공감하고 한 작품이라서 그런지 영화를 보는 내내 너무 떨리더라구요. 역사적 한 순간의 담은 작품은 분명한 스토리 힘이 있는 거 같아요. 그 안에서 제가 그 캐릭터를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크죠 물론. 그렇지만 연기자로서 욕심도 있어요. 연기자는 멋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 역시 최대한 안 들키는 멋스러움을 보이고 싶죠. 배우 입장에서 포기 못할 부분이에요. 하하하.”

이정재는 영화 ‘대립군’에서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정재는 영화 ‘대립군’에서 대립군의 수장 토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이정재가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군주는 누구인가”라는 물음 때문이었다. 그는 “정치적 색깔론이 있었다면 작품에 대해 고민했을 것”이라면서 “색깔론이 아닌 리더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 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리더가 누구이고 그런 물음이 와 닿았다”고 털어놨다.

“토우 역시 다른 배우가 했다면 더 잘 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우리 나이대 배우로서 작품이나 캐릭터 선택에 있어 중요한 고민이 생기죠.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 입장에서 안타고니스트를 중심에 두고 선한 주인공을 두죠. 우리가 젊은 시절 그 선한 역을 했듯, 후배들이 해야 할 캐릭터,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캐릭터는 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에너지를 많이 쏟아 부어야 하는 캐릭터들이지만 더 멋있게 소화하고 싶다는 욕심이 나요. 아닌 듯 멋있는, 매 작품 말이죠. 그런데 멋있게 보이려는 의도가 자꾸 들키네요. 하하하.”

김명신 기자 (si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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