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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연합' SK하이닉스, 도시바메모리 품에 안을까


입력 2017.05.21 10:00 수정 2017.05.21 10:23        이홍석 기자

브로드컴-KKR컨소시엄 한 발 앞서...새로운 승부수 통할까

6월 3차 입찰 진행 가능성 제기...매각 절차 지연 변수되나

SK하이닉스가 미국 사모펀드를 고리로 한-미-일 연합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나선 가운데 이러한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연합뉴스
ⓒ SK하이닉스가 미국 사모펀드를 고리로 한-미-일 연합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나선 가운데 이러한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일본 도쿄도 미나토구 소재 도시바 본사 건물 전경.ⓒ연합뉴스 ⓒ
브로드컴-KKR컨소시엄 한 발 앞서...새로운 승부수 통할까
6월 3차 입찰 진행 가능성 제기...매각 절차 지연 변수되나

SK하이닉스가 미국 사모펀드를 고리로 한-미-일 연합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도시바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나선 가운데 이러한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자금이 사정이 급한 도시바가 추가 입찰을 진행할 가능성과 함께 오랜 협력사이지만 일방적 매각을 반대해 온 웨스턴디지털(WD)의 행보 등으로 변수가 맞아 매각이 당초 절차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마감한 도시바메모리의 2차 입찰에는 SK하이닉스-베인캐피털 연합을 비롯, 또 다른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컨소시엄, 미국 반도체업체 브로드컴, 대만 홍하이정밀공업 등이 응찰했다.

도시바와 오랜 협력 관계를 맺어온 WD은 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시바에 반도체사업 매각 관련 독점교섭권을 요구해오다 협상이 틀어지자 반도체사업을 일방적으로 매각하려한다며 최근 국제중재재판소에 중재 요청을 하는 등 매각 입찰 자체를 반대해 온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차 입찰 참여 전에 베인캐피털과 함께 일본 민관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에 공동 출자를 타진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도시바메모리 경영진과 도시바 등이 참여할 수 있는 ‘경영자매수(MBO)’ 방식으로 베인과 함께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51% 이상을 도시바메모리에 출자하고 나머지는 도시바 측이 보유하는 형태를 취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일본 정부가 가장 선호해 온 미-일 연합 방식을 꾀하는 한편 도시바와 INCJ를 함께 끌여 들여 매각자의 선호도를 높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브로드컴과 KKR컨소시엄이 한 발 앞서 있다는 것이 외신들의 평가여서 SK하이닉스의 새로운 승부수가 통할지 주목된다. 브로드컴은 2조2000억엔(약 22조2000억원)을 제시하면서 도시바가 원하는 2조엔보다 높은데다 일본 정부가 보다 선호하는 미국 업체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KKR컨소시엄은 이보다 적은 1조8000억엔(약 18조1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지만 INCJ와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직접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들 두 업체 모두 홍하이가 1차 입찰 때 제시한 3조엔(약 30조3000억원)보다는 금액이 적지만 일본 정부가 기술 유출 방지 등을 이유로 중화권 업체로의 매각에는 부정적이어서 경쟁 우위가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도시바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로 높은 금액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점은 향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채를 해소 할 수 있는 자금과 일본 정부의 반대 속에서 고민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신들은 도시바가 2차 입찰 마감 이후에도 추가적으로 기업들의 제안과 의향을 계속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는 6월에 사실상 3차 입찰을 진행할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도시바 메모리의 매각 협상이 앞으로 복잡한 절차를 거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도 도시바가 시급한 부채 해소로 자금 사정이 급하기는 하지만 매각 협상에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아 당초 목표인 내년 3월까지 매각이 완료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도시바는 이번 2017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매각을 완료해 부채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도시바로서는 매각금액 뿐만 아니라 고용 승계와 기존 공장 활용 등 여러 가지 사안을 모두 감안하면서 확고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WD에 대한 대응도 병행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또 인수 진영간 연계와 새로운 인수 제안들도 계속 나올 수 있어 신속히 의사결정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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