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투자 전성시대-하] 정삼영 원장 "시장 성장 속도 걸맞는 맨파워 구축 시급"

최종편집시간 : 2017년 06월 26일 19:02:35
[대체투자 전성시대-하] 정삼영 원장 "시장 성장 속도 걸맞는 맨파워 구축 시급"
대체투자 시장 제대로 성장하기 위한 핵심은 인재 육성
배우고 싶어도 가르치는 곳 없어…산학협력 활성화 절실
개인도 얼마든지 투자 가능…장기적 시각으로 판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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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5-22 10:05
부광우 기자(boo0731@dailian.co.kr)
저금리·저성장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금융권에서는 수익활로에 대한 해답을 대체투자시장에서 찾고 있다. 사상 최저의 금리 수준으로 추가 수익확대에 경고등이 켜진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대체투자시장에서 먹거리를 찾는 것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다. 본지에서는 최근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대체투자에 대한 진단과 향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방향성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들여다본다.

▲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장이 대체투자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결국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링은 생겼는데 올라갈 선수가 없다"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장은 대체투자 발전의 핵심은 투자 기법이 아닌 사람에 있다고 강조한다. 대체투자에 대한 금융시장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지만, 겉으로만 요란할 뿐 실력 있는 전문가는 찾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정 원장은 링은 마련됐지만 그 위에서 제대로 싸울 선수가 없는 불편한 현실을 꼬집었다.

대체투자는 최근 국내 투자시장에서 분명 가장 핫한 아이템이다. 저금리의 먹구름 아래 기존 투자분야들이 떨어져만 가는 수익률에 맥을 못 추고 있는 사이, 홀로 빛을 발하고 있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 국내 금융기관들의 뭉칫돈이 대체투자로 옮겨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지만 빛이 강하면 그림자도 짙다. 대체투자는 수익률이 높은 만큼 위험도 크다. 정 원장은 이를 극복하는 것은 결국 데이터도 시스템도 아닌 인재의 역량이라고 역설했다. 정 원장은 대체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인프라는 사람이라며, 골프에 이를 비유했다.

정 원장은 "7번 아이언 하나만 들고 1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모두 쳐야 하는 게 전통적 투자라면 대체투자는 골프채 세트를 주는 것"이라며 "하지만 골프채 종류가 많다고 반드시 더 나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은 없다. 골프 초보는 한 가지 채만 가지고 칠 때 성적이 더 좋을 수 있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아무리 많은 종류의 채가 있어도 특정 상황을 맞이했을 때 어떤 채를 고를지는 사람의 몫이다. 그래서 인재가 중요하다는 것"이라며 "대체투자 안에는 수십 개의 무기와 전략이 있는데, 결국 이를 구사하는 사람의 전문성이 결과를 가르게 된다"고 말했다.

▲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장이 대체투자 시장 성장을 위한 전문가 양성 로드맵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전문가 양성 위한 로드맵 만들어야"

실제로 대체투자가 활발해 지면서 대형 연기금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인재 스카웃 경쟁은 점점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이는 그 만큼 대체투자 전문가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이면서, 동시에 국내 대체투자 인재 풀이 얼마나 좁은지 보여주는 현상이기도 하다.

정 원장은 "국내 4년제 대학교 중 대체투자 과목이 개설된 곳이 거의 없다. 막상 취직을 위해 금융투자시장에 나가보면 대체투자 경험자를 찾는 곳이 많은데, 이를 갖출 기회 자체가 주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고 대체투자 전문가를 키우기 위해서는 하루아침이 아닌 장기적 로드맵 마련이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원장은 이를 위한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산학협력을 제시했다. 일방적이 아닌 공동투자를 통해 금융투자업계와 학계가 함께 윈윈 할 수 있고, 그 안에서 이뤄지는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는 청사진이다.

정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대체투자 전문가 양성이 안 되고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학의 문제가 크다"며 "국내 대학 학과 중에서 산학연계가 가장 안 되고 있는 분야가 바로 재무학과"라고 전했다.

이어 "특정 대학교수가 금융기관이나 연기금의 용역을 받는 식이 아닌 구조적 융합으로서의 산학협력이 필요하다"며 "30~40년 전 낡은 재무이론에서 벗어나 교수와 학생들이 한 테이블에서 토론하는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우리 학계와 사회의 보수적인 측면이 이 같은 분위기를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금융 선진국들처럼 자유로운 투자 실험을 펼칠 수 있는 공간으로 대학이 변모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 원장은 "미국 대형 운용사들의 경우 자신들의 연구개발 부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체투자 관련 연구소에 출자를 하고 거기에 상시 배치 인력을 두고 있다"며 "이는 똑같은 연구를 해도 자신들의 회사 안에서 하면 창조성이 제한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 연구소와 손을 잡고 실험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장이 대체투자가 더 이상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설명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대체투자도 융합 시대…기관 전유물 아냐"

요즘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에서 눈에 띄는 흐름 중 하나는 대체투자 주변을 둘러싼 울타리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의 전통적인 투자와 합쳐지면서 새로운 상품이 돼 나타나는 융합이 대세라는 얘기다.

정 원장은 "최근 글로벌 대체투자 시장의 트렌드는 전통투자와의 경계가 굉장히 느슨해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대체투자와 전통투자가 가지고 있는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는 하이브리드 형태의 투자 상품과 전략들이 개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헤지펀드나 사모펀드는 유동성과 투명성, 과도한 성과보수라는 세 가지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보완하려다 보니 대체투자는 어떤 면에서 전통투자화 되고 있다"며 "반면 전통투자는 움직임이 무겁다는 단점들을 탈피하기 위해 대체투자화 하는 등 점점 거리가 좁혀지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런 흐름 덕분에 대체투자는 이제 개인투자자들에게도 성큼 다가와 있다. 아직까지 대체투자는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가진 기관투자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사실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면 개인도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시장이 된지 오래다.

정 원장은 "대체투자가 과거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이뤄져 온 것은 사실이지만, 요즘은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상품이 굉장히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대체투자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금리나 선박, 항공기 등 자신의 입맛에 맞게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이 충분히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 정삼영 한국대체투자연구원장이 제대로 된 대체투자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0년, 20년 목표 가지고 나아가야"

정 원장은 국내 대체투자 시장이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근시안적인 시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갑작스레 시선이 집중되면서 당장의 성과에 급급, 억지로 판을 키우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정 원장은 "진정한 대체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양과 속도보다 질과 내용이 중요하다"며 "제대로 된 전문가도 별로 없는 상황에서 이런 저런 위원회들이 많아지고 시장 개입이 늘고 있는데 오히려 더 판을 이상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이어 "남녀가 선을 볼 때 주선자는 매칭만 해주고 빠져야 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간섭하려하면 부조리가 생긴다"며 "하나의 산업이 생겨나 연착륙하는 과정이 1~2년 만에 끝날 수 없다. 10~20년의 장기 목표를 가지고 가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정 원장은 미국 매사추세츠대학에서 재무 박사 학위, 보스턴칼리지에서 재무 석사 학위, 일리노이주립대학에서 경영 석사 학위를 받았다. 매사추세츠대 산하 국제대체투자연구소의 연구위원이며, 미국 롱아일랜드대 경영대 종신교수를 맡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서울과학종합대학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14년 한국대체투자연구원을 설립해 원장을 맡으며 대체투자 전문가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또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기금 투자정책전문위원회 ▲기획재정부 연기금투자풀 대체투자 분과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 보험기금운용 분과위원회 ▲기획재정부 기금평가단 등에서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데일리안 =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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