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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해결사 김동엽, 정말 투수 그립 보일까


입력 2017.05.19 09:56 수정 2017.05.19 10:04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최근에는 세 차례 9회 결정적인 홈런포 폭발

"순간적으로 투수 그립 확인, 홈런으로 연결"

SK 타선의 확실한 해결사로 떠오른 김동엽 ⓒ SK 와이번스 SK 타선의 확실한 해결사로 떠오른 김동엽 ⓒ SK 와이번스

'2017 KBO리그'에서 거포로 떠오른 'SK 해결사' 김동엽이 또 터졌다.

18일 인천 삼성전에서 7회말 김승현을 상대로 결승 3점 홈런을 터뜨리며 삼성전 3연패를 막았다. 5월 들어 터진 그의 홈런 3방은 유독 결정적인 순간 작렬, 힐만 감독을 기쁘게 하고 있다.

김동엽은 지난 14일 KIA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날, 3-3 팽팽히 맞선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박지훈의 초구를 노려 좌측 담장을 넘기는 타구를 쏘아 올렸다. 김동엽의 프로 통산 첫 끝내기 홈런이 됐고, SK는 선두 KIA를 상대로 기분 좋은 위닝 시리즈를 거두며 5할 승률을 맞췄다.

김동엽은 일주일 전 고척돔에서 열린 넥센전에서도 마무리 김세현을 상대로 동점 3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블론 세이브를 안겼다. 넥센전 동점홈런에 이어 KIA전 끝내기 홈런으로 김동엽은 '9회의 남자'로 불리기도 했다.

김동엽은 짜릿한 끝내기 홈런을 터뜨린 이후 인상적인 인터뷰로 다시 화제를 모았다. 김동엽은 인터뷰를 통해 “포크볼을 노리고 있었으나 상대 투수가 던지는 순간 직구 그립이 순간적으로 보여 직구에 대처하는 스윙을 했다”고 밝혔다.

김동엽의 끝내기 홈런을 터뜨리는 장면을 확인해 보면 속구가 들어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받아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치 노리고 치는 듯한 타격이었다.

준비자세에서 상대 투수의 그립을 순간적으로 확인하고 노려 치는 타격이 가능할까. 물론 이론적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투수의 투구는 2초안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투구 시 공을 숨기고 나오는 디셉션 기술이 발달한 최근에는 타자가 투수의 공을 쥔 손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그야말로 찰나다. 아무리 시력이 좋고 동체시력이 뛰어난 선수라 해도 그립을 확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

KBO리그를 소재로 한 최훈 작가의 인기만화 [클로저 이상용]ⓒ 알에치코리아 KBO리그를 소재로 한 최훈 작가의 인기만화 [클로저 이상용]ⓒ 알에치코리아

2013년 연재를 시작해 수년 간 야구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던 최훈 작가의 히트작 '클로저 이상용'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온다.

작중 천재타자인 정인권은 본인이 타격 시 순간적으로 상대 투수의 그립을 읽고 구종을 판단해 타격을 한다는 사실을 털어 놓는다.

이에 주인공인 이상용은 상식에서 벗어난 이야기라며 '게스 히팅'에 성공했던 것을 타자 본인이 착각하고 있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물론 상식의 한계를 뛰어넘어 투구 시 그립을 읽어내는 초인이 존재할 가능성도 부인하진 않는다.

찰나의 순간에 투구 그립을 확인하고 정확한 타격을 해낸다는 것은 상식의 차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1초도 안 되는 순간에 다양한 구종으로 구사되는 공을 받아치는 타격 행위 자체가 이미 상식을 뛰어넘은 영역이다.

비록 가상의 만화지만 '클로저 이상용'에서 언급되는 정인권의 타격 스타일과 끝내기 홈런 당시의 김동엽의 상황이 매우 흡사하다. 그립이 보여 순간적으로 직구로 바꿔서 노려쳤다는 김동엽의 끝내기 홈런 상황은 어떤 상황이었을까.

순간적으로 마음을 고쳐먹은 짜릿한 게스히팅의 성공이 불러온 김동엽의 착각이었을 수도 있고, 김동엽이 정말로 타격 순간 초인적인 집중력을 발휘한 것일 수도 있다. 정답이 어느 쪽이든 결정적인 홈런포를 연달아 쏘아 올리며 타선에 힘을 불어넣는 김동엽이 SK의 활력소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글: 이정민, 김정학/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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