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찬밥 신세' 중대형 아파트의 역습…청약률·거래량 상승세


입력 2017.05.18 15:59 수정 2017.05.18 16:10        권이상 기자

희소성 높아지며 거래량 늘고, 청약에선 경쟁률 중소형보다 높아

중소형 보다 프리미엄 1억원 가량 더 붙은 단지도 등장

의왕 내손 e편한세상 아파트 전경. ⓒ유성 의왕 내손 e편한세상 아파트 전경. ⓒ유성


한 동안 ‘찬밥 신세’였던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가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다시 떠오르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는 금융 위기 이후 실수요자들의 중소형(전용 85㎡ 이하) 선호 현상으로 외면을 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대형 아파트의 거래량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매매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또 청약에서도 중소형보다 높은 경쟁률로 마감되는 사례도 나온다. 게다가 임대 후 소유권 전환하는 단지에서는 중대형이 단기간 팔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대형 수요는 꾸준한 반면, 공급은 줄어들고 있어 희소성이 높아진 탓이 크다고 분석한다.

18일 금융결제원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대형 청약률이 소형보다 높게 나온 사례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서울 동작구에서 분양된 ‘사당 롯데캐슬 골든포레’는 전용면적 97㎡B 타입은 9.5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전용면적 59㎡A 타입 청약 경쟁률 5.16 대 1보다 높았다.

또 지난달 분양된 ‘충주호암 우미린 에듀시티’의 전용 84㎡ 514가구는 청약에서 113가구가 미달됐다. 그러나 311가구가 공급된 이 단지 전용 96㎡은 15가구를 제외한 모든 가구가 순위내에서 마감됐고, 전용 119㎡ 역시 청약에서 마감됐다.

최근 ‘의왕 내손 e편한세상’의 경우 4년간 임대 후 소유권 이전에 들어간 결과 전용 127㎡은 약 2개월만에 206가구 중 180가구가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단지 전용 158㎡은 2주만에 50가구 중 15개가 팔렸다.

분양 관계자는 “의왕 내손 e편한세상의 중대형 분양가는 5년 전 입주 때 분양가를 책정하고 있어 최근 분양한 단지보다 3.3㎡당 300만원 이상 저렴한 편”이라며 “서울·수도권 재건축 단지에서 밀려온 수요자들이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의 중대형 아파트를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대형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이 소형보다 높은 단지도 있다. 지난 2015년 분양된 서울 송파구 가락동 송파 헬리오시티 전용 99㎡ 분양권의 시세는 12억원으로 분양가(8억9000만~9억7000만원) 대비 2억원의 웃돈이 붙어 있다. 반면 전용 59㎡의 프리미엄은 1억5000만원 수준이다.

또 지난해 중대형으로만 구성돼 공급된 포일 센트럴푸르지오(전용 112~133㎡) 아파트에는 평균 5000만~6000만원의 웃돈이 붙어있다는 게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의 전언이다.

이처럼 주택시장에서 중대형 아파트가 ‘귀한 몸’이 되고 있는 것은 수급불균형에 따른 희소성 증가가 원인이다.

부동산114가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최근 10년간 연도별•면적대별 아파트 공급 및 거래 동향을 분석한 결과 전용 85㎡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수요는 꾸준한 반면 공급량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신규공급 아파트 중에서 전용 85㎡초과 중대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은 8.30%로 최근 10년동안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전용 85㎡ 초과 아파트는 10년 전인 지난 2007년 24.82%에서 이후 공급량이 늘며 2010년 34.26%로 최고점을 기록 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고점이었던 2010년과 비교하면 지난해 공급량은 4분의 1 수준이다. 특히, 전년인 2015년까지는 전체 대비 12.29%로 두 자리수를 유지했으나 1년 사이에만 4%포인트가량 줄며 10년만에 한 자리수까지 감소했다.

하지만, 공급이 줄어드는 동안에도 수요는 꾸준하게 유지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2016년 1월~11월까지 전국 전용 85㎡ 초과 아파트 거래량은 15만6256가구로 전체 거래량의 13.77%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만6745건, 13.85%)과 비슷한 수준이다. 10년 전인 2007년 15.05%과 비교해도 차이가 크지 않다.

특히 서울 지역의 중대형 공급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다. 지난 2008년 7132가구가 공급된 이후 2009년 5488가구로 감소세를 보였고 지난해에는 2911가구가 공급되는데 그쳤다.

중대형 미분양도 많이 줄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85㎡ 초과 중대형 미분양이 한 달전보다 437가구 감소한 6849가구인 반면, 85㎡ 이하는 1053가구 늘어나 5만4830가구였다.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데 비해 공급량이 급감하다 보니 매매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 결과 지난해 전국 중대형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4.05% 상승했다. 2015년 상승률인 4.34%보다 상승폭은 줄었지만, 2014년 2.34%의 오름세를 나나탠 후 3년 연속 상승 기류를 보이고 있다. 서울 지역의 중대형 아파트 값 변동률은 더욱 가파르다. 2014년 1.89%, 2015년 4.02%, 2016년 6.95%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금융 위기 이후 부의 상징이던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중소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양가를 낮추고, 관리비 부담을 최소하는 통합 관리비 방식 등이 도입하면서 희소성이 높은 중대형이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으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10년간 전용 85㎡초과 아파트 공급현황. ⓒ국토부 최근 10년간 전용 85㎡초과 아파트 공급현황. ⓒ국토부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권이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