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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투자 전성시대-상]'분산투자·추가수익 기대' 금융권 블루오션 급부상


입력 2017.05.18 13:29 수정 2017.05.22 14:43        이미경·부광우 기자

연기금·보험·은행 등 보수적 투자접근방식에서 최근 적극적인 투자활동 모색

특별자산펀드·PEF·헤지펀드, 항공기 등 주목…해외 부동산 참여도 활발

저금리·저성장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금융권에서는 수익활로에 대한 해답을 대체투자시장에서 찾고 있다. 사상 최저의 금리 수준으로 추가 수익확대에 경고등이 켜진 금융권에서는 사실상 대체투자시장에서 먹거리를 찾는 것외에 다른 대안이 없는 상태다. 본지에서는 최근 금융권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는 대체투자에 대한 진단과 향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방향성에 대해 세 차례에 걸쳐 들여다본다.

저금리·저성장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금융권에서는 수익활로를 대체투자시장에서 찾고 있다. 대체투자 시장이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내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저금리·저성장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금융권에서는 수익활로를 대체투자시장에서 찾고 있다. 대체투자 시장이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내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금융권 전반에서 대체투자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가운데 특히 보수적인 방식으로 자산을 늘려온 연기금, 보험, 은행권에서는 새로운 수익기회 창출로 대체투자 시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체투자 시장이 분산투자가 가능하고 추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권내에서 새로운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국내 대체투자 규모는 260조3000억원을 기록해 지난 2006년말 대비 4.2배 확대됐다. 또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체투자 비중도 2015년말 기준 16.7%로 2006년말(6.1%)보다 10.6%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기관들의 총 금융자산 대비 비중 역시 2015년말 3.9%로 2006년 말(1.9%)보다 2%포인트 증가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점차 낮아지고 저성장 등으로 인한 중수익 수요 확대, 박스권에 머무는 주식시장으로 인한 대안적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기 때문에 대체투자 시장은 점차 커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특별자산펀드·PEF·헤지펀드도 각광…연기금 해외시장 확대

국내 금융권에서 주로 투자하는 대체투자 대상을 살펴보면 민간투자사업이나 부동산간접투자(부동산펀드, 리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이외에 특별자산펀드, 사모펀드(PEF), 헤지펀드 들도 대체투자 대상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민간투자사업은 정부의 재정부담에 따른 최소운영수입보장 폐지 등으로 증가폭이 감소되고 있는 반면 특별자산펀드나 PEF 분야의 증가폭은 확대됐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체투자 수요증대로 인한 부동산과 특별자산펀드의 수탁고 규모는 지난 3월말 기준으로 100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펀드시장에서의 대체투자펀드 비중 역시 3월 말 기준으로 20.9%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9.4%) 대비 11.5%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주체별로도 연기금이나 보험회사 등의 기관투자자가 주를 이룬다. 이 가운데 연기금의 대체투자 비중이 가장 높고 생보사, 자산운용사, 손보사, 은행, 증권 순으로 나타났다.

연기금의 대체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배경에는 금융기관보다 규제수준이 낮고 적립금이 증가된다는 장점 때문이다. 보험회사의 경우 장기자금 조달에 따른 만기가 긴 투자자산 선호 등으로 대체투자 시장에서의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자산운용사의 대체투자펀드에 대한 투자자도 기관투자자가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투자형태면에서는 보험회사와 은행의 대출형태의 투자비중이 높은데 반해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는 상대적으로 수익률과 리스크가 높은 출자형태의 투자비중이 높다.

국내 대체투자는 출자형식보다 대출형식의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폐쇄형 펀드위주로 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리스크를 초래할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투자자나 투자대상에 따라 감독당국이 달라 체계적인 모니터링이 어렵다는 점에서 부동산간접투자의 투자수익률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는 해외 대체투자 증가라는 반사이익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연기금은 해외 투자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신주용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투자자들도 공모시장의 변동성 회피를 위해 대체투자로 비중을 확대하는 추세"라며 "특히 저금리상황에서 대체투자 상품을 통해 공모 대비 우수한 추가수익률어을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부동산·항공기' 투자 관심 가장 높아…영화펀드·벤처 등 새로운 투자처 각광

국내 금융기관들은 대체투자 분야 중에서도 부동산이나 항공기와 같은 실물 자산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다. 또 사모펀드나 헤지펀드 등 비실물 대상 투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한 인프라 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에 대한 펀드 형태 투자 등 틈새 투자시장을 공략하거나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벤처투자에 대한 흐름도 일부 감지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해외 대체투자 중 절반가량을 세계 랜드마크 빌딩과 사무실 등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은 기금운용 수익률의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는 해외 대체투자를 더욱 확대하면서 동시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체 해외 대체투자의 40% 가량을 북미 등 선진국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함께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공무원연금도 최근 해외 부동산 투자에서 10%에 가까운 쏠쏠한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 2014년부터 투자를 시작한 해외세컨더리사모펀드에서 최근 15%가 넘는 고수익을 기록했다. 사학연금은 사모부채펀드(PDF)와 사모투자펀드(PEF) 으로 대체투자 영역을 넓히며 포트폴리오 다양화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금융권 내에서도 유독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해 오던 보험사들도 최근에는 대체투자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현대해상은 최근 영국계 사모펀드 운용사가 모집하는 9조원 규모의 바이아웃펀드에 620억원 가량을 출자했다. NH농협생명은 올해 중 대규모는 아니지만 단기 수익을 위해 헤지펀드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를 통한 국내외 인프라 대상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최근 부산김해경전철 민간투자사업 리파이낸싱의 금융주간사로 나서 9537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티드론 금융주선을 완료했다. 우리은행도 2010년부터 KDB인프라 등 국내외 인프라펀드에 1900억원을 투자하는 등 꾸준히 국내외 대체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5년 일본 태양광발전사업을 비롯, 투르크메니스탄 정유공장 2단지 현대화 프로젝트와 미얀마 시멘트 공장 건설 프로젝트, 국내기업 베트남 현지 공장 건설 등에 대한 PF사업에 에 나서 왔다. KEB하나은행도 최근 미국 발전소 PF 투자에 참여했다.

일찌감치 대체투자 시장에 뛰어든 증권사들도 부동산 투자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미국과 유럽, 호주 프랑스 등 해외 부동산 8곳을 매입하며 매매가 기준 약 2조원 가량의 투자 성과를 올렸다.

대신증권은 최근 계열사 대신F&I와 함께 서울 한남동 고급아파트 한남 더 힐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부동산 사모펀드를 110억원 규모로 설정하고, 부동산펀드 판매를 확대했다.

아울러 최근 증권사들 사이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대표적인 대체투자분야로는 항공기가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에티하드 항공의 최신형 보잉 항공기에 1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해에 에어버스 항공기를 1000억원 가량에 인수하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도 지난달 카타르항공이 운항하는 여객기 한 대에 약 560억원을 투자했다. KTB투자증권은 국내 첫 항공기 금융 콘퍼런스를 계획하며 관련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나 보험사들은 주로 채권과 같은 안전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지만 대체투자 시장에 대한 경험은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어 철저한 위험 대비에 신경 써야 할 것"이라며 "사모펀드 규제는 점점 완화되고 있어 당분간 대체투자 확대는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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