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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당권 놓고 '홍준표' 대 '구주류' 정면 충돌하나


입력 2017.05.17 16:02 수정 2017.05.17 17:14        한장희 기자

홍, 친박핵심 겨냥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홍문종,“제 정신이냐. 낮술 드셨냐”…당권 놓고 전초전

홍준표(왼쪽) 전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와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홍준표(왼쪽) 전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와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자유한국당 당권을 놓고 홍준표 전 한국당 대통령 후보와 구주류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홍 전 후보는 미국에 머물며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당권도전을 시사하며 한국당 구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반편 친박계는 홍 전 후보의 당권도전에 대해 견제하면서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홍준표 VS 친박 간의 견제…이전투구 양상
홍 전 후보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박계 의원들을 겨냥해 “박근혜 팔아 국회의원 하다가 박근혜 탄핵 때는 바퀴벌레처럼 숨어 있었고, 박근혜 감옥 가고 난 뒤 슬금슬금 기어 나와 당권이나 차지 해볼려고 설치기 시작한 사람들 참 가증스럽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차라리 충직스러운 이정현 의원을 본 받아라”며 “다음 선거 때 국민들이 반드시 그들을 심판할 것이다. 더 이상 이런 사람 정치권에서 행세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힐난했다.

홍 전 후보는 이에 앞서 자신에 페이스북에 “구보수주의 잔재들이 모여 자기들 세력연장을 위해 집단지도체제로 회귀하는 당헌개정을 모의하고 있다고 한다”며 “자기들 주문대로 허수아비 당대표 하나 앉혀놓고 계속 친박 계파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제 없어진 친박 계파 정치를 극히 일부 친박 핵심들이 다시 복원하겠다는 것”이라며 “대선 결과에 따라 당 지도부 사퇴 이야기가 당연히 나와야 되는데 한국당만 어렵게 당을 복원한 사무총장에게만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정치적 의미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소위 지도부라는 회의를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홍 전 후보는 지난 12일 미국으로 출국한 뒤로부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른바 ‘메시지 정치’를 해오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홍 전 후보가 당권도전의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홍문종 의원과 유기준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홍문종 의원과 유기준 의원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홍 전 후보가 친박을 향해 날선 발언을 내뱉자 친박계도 역공을 펴고 있다.

친박계로 당권도전의 뜻을 내비친 홍문종 의원은 이날 열린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그동안 선거하면서 ‘하나가 되는 게 당이 사는 길이다’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는데 무슨 바퀴벌레고, 탄핵 때 어쩌고”라며 “제정신이냐. 낮술 드셨냐”고 비난했다.

홍 의원은 이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변화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되는데 도대체 반성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홍 전 후보를 견제했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간담회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가 낙선한 사람들은 대개 좌절하거나 정계은퇴를 했다”며 “그 점을 잘 인식해 주길 바란다”고 홍 전 후보의 발언과 당권도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정 권한대행은 이어 “낙선된 후보자가 할 일은 모든 당원들이 같이 협력해준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고 국민께 지지해주신 데 대해 감사를 표하는 것이 도리”라고 덧붙였다.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모임인 '포용과도전'(간사 나경원·강효상 의원) 조찬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조찬세미나는 '보수의 미래'를 주제로 고성국 정치평론가가 발제를 맡아 뼈 아픈 직언을 쏟아냈다. ⓒ데일리안 한장희 기자.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모임인 '포용과도전'(간사 나경원·강효상 의원) 조찬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조찬세미나는 '보수의 미래'를 주제로 고성국 정치평론가가 발제를 맡아 뼈 아픈 직언을 쏟아냈다. ⓒ데일리안 한장희 기자.

당내 헤게모니 싸움에 자성의 목소리도 쏟아져
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의원은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홍 전 후보가 대선 때는 화합을 이야기하며 친박을 끌어안고 계파는 없다고 했다가 대선이 끝나고 난 뒤 친박을 없애야 할 세력으로 말 바꾸는 모습에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중진의원은 이어 “당이 패권주의에 대해서도 경계해야 한다. 진정한 반성과 참회 없이 미봉책으로 덮으려 한다면 국민들은 한국당을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날 오전에는 한국당 의원들의 모임인 ‘포용과 도전’에서 고성국 정치평론가를 초청해 ‘보수의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들었다.

고성국 평론가는 모임에 참석한 의원들을 향해 “보다보다 이런 정당은 처음 본다.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 위기인데 ‘탄핵 때문에 우리가 한 번 진 것에 불과해’라고 생각과 언행을 하는 사람들은 진짜 자격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에 대한 출발점은 이게 어느 정도로 심각한지를 여러분들이 인식하는 데서부터 해법이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모임에 참석한 홍일표 한국당 의원은 “모임에 나온 의원들 사이에서 여러 의견이 나왔다. 최종 방향을 결정되지 않았지만 보수의 살 길을 모색하고 고뇌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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