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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한선화 "매 순간 자체발광 할래요"


입력 2017.05.18 08:54 수정 2017.05.19 14:14        부수정 기자

MBC '자체발광 오피스'서 하지나 역

"2년 동안 슬럼프…하루하루 버텨"

MBC '자체발광 오피스'를 끝낸 한선화는 "좋은 분위기 속에 촬영을 마쳤다"고 말했다.ⓒ화이브라더스 MBC '자체발광 오피스'를 끝낸 한선화는 "좋은 분위기 속에 촬영을 마쳤다"고 말했다.ⓒ화이브라더스

MBC '자체발광 오피스'서 하지나 역
"2년 동안 슬럼프…하루하루 버텨"


"저도, 대중도 인정한 '한선화의 자체발광 순간'은 아직 없어요. 그래도 매 순간 '자체발광'하려고 노력했어요. 순간순간 반짝반짝 빛나려고 합니다."

최근 MBC 수목극 '자체발광 오피스'를 끝낸 한선화(26)에게 살면서 가장 '자체발광'한 순간을 물었더니 환한 웃음을 지으며 이런 답을 들려줬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계약직 신입사원이 시한부라는 사실을 알고 갑질하는 슈퍼 을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여성판 '미생'이었던 이 드라마는 여성들이 직장 내에서 겪는 고충을 현실적으로 담아 호평을 얻었다. 시청률은 한 자릿수였지만 막장 없는, 공감 가는 이야기로 고정 시청자층을 확보했다.

걸그룹 시크릿 출신 연기자 한선화는 가구회사 마케팅팀 대리 하지나 역을 맡아 도기택 역의 이동휘와 호흡했다.

지나는 극 초반 사무실에서 화장 고치는 게 일상이고, 잔머리로 일을 거저먹으려고 하는 얄미운 캐릭터였다. 철없고 사치스러운 캐릭터였던 지나는 극이 전개되면서 조금씩 달라졌다. 현실적인 이유로 기택과 헤어진 그는 결국 기택 옆에 남게 된다.

MBC '자체발광 오피스'를 마친 한선화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화이브라더스 MBC '자체발광 오피스'를 마친 한선화는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화이브라더스

드라마 종영 후 서울 한남동에서 한선화를 만났다. 2009년 그룹 시크릿으로 데뷔한 한선화는 '광고천재 이태백'(2013), '신의 선물 - 14일'(2014), '연애 말고 결혼'(2014), '장미빛 연인들'(2014), '빙구'(2017) 등에 출연하며 연기자의 길을 밟는 중이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장미빛 연인들' 이후 꽤 오랜만에 선택한 작품이다. 그는 "드라마 종영이 시원섭섭하다"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드라마를 끝내게 돼 다행"이라고 웃었다.

촬영은 밝은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출연진, 제작진과의 팀워크가 좋았단다. 밝은 사람들과 함께한 그는 "많이 웃으면서 촬영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장미빛 연인들' 감독과의 인연으로 드라마에 출연한 한선화는 비중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회사원인 하지나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을까. "개성이 뚜렷하니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지나와 기택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어요. 둘이 헤어지면서부터 풀어놓는 이야기이니까요. 두 사람의 과거 이야기를 상상하며 공부했어요. 동휘 오빠와 호흡하면서 준비했죠."

가장 신경 쓴 장면도 기택이와 붙는 장면이었단다. 기택이에 대한 마음을 털어놓는 버스 정류장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신으로 꼽았다.

극 중 지나는 위암 2기 판정을 받은 기택의 곁을 지킨다. 수술이 잘 됐는지, 둘이 결혼했는지는 나오지 않았다. 한선화는 "슬픈 장면이지만 해피엔딩으로 생각해서 찍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 다가온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런 경험이 없으니깐 어려웠어요."

MBC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하지나로 분한 한선화는 "직장인의 고충을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화이브라더스 MBC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하지나로 분한 한선화는 "직장인의 고충을 이해하게 됐다"고 전했다.ⓒ화이브라더스

과거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한선화는 "날 좋아하는 남자보다 내가 그 남자를 좋아해야 만나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이를 언급했더니 이젠 생각이 바뀌었다고 미소 지었다. "마음이 가야 꽂히는 스타일인데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남자가 여자를 더 좋아해야 연애가 오래가야 하더라고요. 호호. 이젠 저 좋아하는 사람 만나고 싶답니다."

그는 '자체발광 오피스'를 통해 을의 고충을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취준생들의 마음을 알게 됐고 은호원을 보면서 공감했어요. 여동생도 회사에 다니는데 간접경험을 통해 여동생, 그리고 직장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죠. 저한텐 큰 공부가 된 작품이랍니다."

취준생 친구들이 부러워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그렇지 않다. 이 일이 너무 힘들어서 그렇다"고 했다.

한선화는 지난 2년의 공백기 동안 힘든 시간을 보냈다. 가수 활동할 때는 빡빡한 스케줄에 쉴 틈 없이 지냈는데 쉬려고 보니 어떻게 지내야 할지 몰랐단다. 혼자 노는 법, 홀로 지내는 법을 몰랐던 거다. "쉬었던 적이 없었는데 막상 쉬려고 하니깐 꽤 힘들더라고요. 예전엔 일상과 일이 하나였는데 공백기 땐 오롯이 일 없는 일상을 마주한 거죠. 힘든 시기를 극복하려고 하기보다는 하루하루 버텼을 뿐이에요.

'아이돌 출신' 연기자에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그나마 한선화는 '발연기'라는 혹평을 듣지 않았다. 그는 "'아이돌 출신'이라는 인지도가 캐스팅 과정에서 강점이 되는 건 맞다"면서 "부담이 안 된다면 거짓말이다. 연기할 때는 아이돌이라는 생각을 접고 대본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대중의 반응에 대해선 "댓글과 반응을 보지 않으려고 한다"며 "호평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고 했다.

MBC '자체발광 오피스'에 출연한 한선화는 "공백기 동안 하루하루 버텼다"고 털어놨다.ⓒ화이브라더스 MBC '자체발광 오피스'에 출연한 한선화는 "공백기 동안 하루하루 버텼다"고 털어놨다.ⓒ화이브라더스

한선화는 '신의 선물 - 14일' 때부터 연기 선생님에게 연기 레슨을 받는다. 작품 할 때마다 도움을 받는다. "대본을 해석할 때 놓치는 부분들을 꼬집어 주시곤 해요. 제가 많이 부족하거든요.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머리 좋은 연기자와 감성이 뛰어나서 자기도 모르는 에너지가 나오는 연기자'가 있다고. 전 후자래요. 선생님이 던지시는 돌직구 조언이 도움이 돼요. 저 스스로 끊임없이 노력하려고 합니다."

한선화는 가수, 연기자 모두 적성에 맞는다고 고백했다. 연기할 때는 대본 보는 순간이 좋단다. 오롯이 집중할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캐릭터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고. 다양한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캐릭터를 만나는 것도 연기의 재미다. "내 안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돼요.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내게 이런 모습이 있구나' 싶어요. 드라마 종영 후 그 인물에 더 공감하기도 하고요. 저의 새로운 모습을 작품을 통해 남기는 게 연기의 매력입니다."

앞으로 하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선 "선택받는 입장"이라며 "늘 하고 싶은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임하는 편이다.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아서 기회만 된다면 장르, 캐릭터 상관없이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고 전했다.

새침데기일 것 같은 한선화는 실제로 만나보면 털털하고, 차분한 사람이다. 그는 "얘기 나눠 본 사람들은 그렇게 말하는 편"이라며 "혼자 있을 땐 내성적이고, 소심하고 생각도 많다. 반대로 밝은 면도 있다. 양면성 있는 성격이 연기할 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인간' 한선화의 삶이 궁금해졌다. "정말 평범해요. 서점가서 책 읽는 거 좋아하고요. 운동하고, 쇼핑하고 그래요. 최근엔 제주도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어요. 혼자 다녔는데 참 좋았어요. 나홀로 여행의 묘미를 느꼈답니다(웃음)."
한선화는 MBC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하지나 역을 맡아 이동휘와 호흡했다.ⓒ화이브라더스 한선화는 MBC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하지나 역을 맡아 이동휘와 호흡했다.ⓒ화이브라더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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