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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대중 외교 딜레마…금호타이어 매각 ‘미궁’


입력 2017.05.17 11:26 수정 2017.05.17 11:31        이광영 기자

문재인 후보기간 중 “쌍용차 슬픔 되풀이 돼선 안돼” 강조

산은 매각 절차 부담감↑ … 정치권 개입, 대중관계 악화 우려 변수

왼쪽부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문재인 대통령, KDB산업은행 사옥.ⓒ데일리안DB 왼쪽부터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문재인 대통령, KDB산업은행 사옥.ⓒ데일리안DB

문재인 후보기간 중 “쌍용차 슬픔 되풀이 돼선 안돼” 강조
산은 매각 절차서 부담감 ↑ … 정치권 개입, 대중관계 악화 우려 변수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 문재인 정부 출범 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산업은행의 금호타이어 매각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부터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 반대 입장을 드러낸 바 있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의 부담감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19일 SNS를 통해 “금호타이어가 쌍용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향토기업인 금호타이어 상황을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금호타이어는 광주, 곡성, 평택에 공장이 있고 3800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일터”라며 “금호타이어 매각은 단순히 금액만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호남에서 4선 의원과 전남도지사를 거친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도 박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부총리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이용섭 전 의원 역시 캠프시절 금호타이어의 중국 매각을 우려하는 논평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산은은 정상적인 매각 절차를 밟으며 금호타이어 상표권 등 논의를 지속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출범과 별개로 이미 체결한 계약을 되돌릴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산은이 새 정부의 정책에 보조를 맞춰야하는 만큼 금호타이어 매각 작업도 기존 의지대로 추진하기가 버거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 등 당국의 수장 교체가 확실시되고 있어 무리하게 매각을 서둘러 진행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다.

금호타이어 실적이 중국 매각 우려로 곤두박질 친 것도 박 회장의 인수 명분을 높이고 있다. 지난 15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이 회사의 올 1분기 매출은 6693억원,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했다.

금호타이어가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은 2015년 3분기 이후 6분기만에 처음이다. 글로벌 순위 34위 더블스타가 14위 금호타이어를 인수할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결국 해외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다만 금호타이어 매각이 정치권의 개입으로 무산될 경우 대중 관계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또 다른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매각 조건으로 국익을 중시한 새 정부가 어떤 형태로 매각 절차에 개입할지는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사드 보복 문제 해결을 우선으로 삼고 있는 문 대통령으로선 대중 외교 딜레마에 빠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 측은 앞서 발표한 입장과 마찬가지로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과정을 예의주시하며 금호타이어의 기업가치와 성장이 저해되는 경우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새 정부가 매각 문제에 직접 나서는 것을 기대하기 보다는 매각 절차상 하자 및 회사의 기업가치와 성장 저해 여부를 지켜보며 향후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더블스타와 매각을 완료하기 위해 주어진 시간은 4개월도 남지 않았다. 오는 9월까지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는 재매각 절차에 돌입하게 되며 박 회장이 들고 있는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도 부활할 수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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